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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명절음식준비였구나!!

선화공주 조회수 : 1,219
작성일 : 2004-09-29 11:51:19
이번추석연휴는 직장근무일정이 추석전 이틀(26,27일), 추석포함 이틀(28,29일)로 나뉘었습니다.....

어찌할까 고민하다 저번 설날때 음식준비하느라 고생많으셨다면서  작은 형님이 하시는 말씀

"음식준비 다 끝나니까 오네...."(서울며느리는 그래서 얄밉단 말이겠죠??)란 말이 불현듯 생각나

추석은 보내지 못하고 오더라도 가서 음식준비는 확실히 해서 서울 며느리 오명을 벗고자

토요일 일을 마치고 시골로 향했습니다....

다음날부터 시작된 추석명절 준비는 대략 이렇습니다...

1. 도라지 한대야(큰거)  까기
2. 정구지밭에 가서 낫으로 한대야 베어다가 다듬기(이게 제일 죽음이었습니다...자잘구리해서리..)
3. 파밭에 가서 파뽑아다가 다듬기
4. 배추밭에서 배추뽑아다가 다듬기
5. 고구마순 한바구니 다듬기

허리한번 펴보질 못하고 손톱에 때가 끼도록 꾀 안부리고 했습니다...서울며느리소리 듣기 싫어서..

저희 시어머님 그런 저를 보시고 하시는 말씀!

"니는 어째 시골아가씨같구로 도라지도 잘까고 정구지도 잘다듬냐? 거 희안타!!"

이 한마디 듣고자 정말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대신 등짝이랑 허리랑 어찌나 아프던지...남아나질 않더라구요

그래도 중간중간 "힘들기...나중에 내가 안마해줄께.."하는 신랑말에

조금있다가는 시체가 되어 1시간동안 안마받으리라....흑..흑...흑....

저녁먹고는 파, 고기, 당근, 양파, 다져서 동그랑땡 반죽해서 모양만들어

쟁반에 겹겹이 쌓아놓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낼 손님들 오셔서 쓸 수저랑 저분 꺼내서 삶아서 건져놓고...

부엌바닥까지 걸레질하고 나니 밤 9시30분!!

겨우 씻고, 작은방에 들어서자....울 오빠 !! 엎어져서 자고있습니당!!(이리 황당할수가~~!!)

들어가면서 불 활짝 켜고,,,앉자마자....흔들어 깨웠지요..

"오빠! 자는거야?? 정~~말 실망이야!!  흑...흑..."

그랬더니..눈이 부신지 손으로 가리고 눈도 뜨지 못하더이다...흑...흑...

아니...일어날 생각도 안하더이다...흑..흑...

옆에 새우등하고 누워서 "아....힘들어...아...아파라...끙..끙..."계속  효과음을 내보냈더니

우리 오빠 부시시 일어나서 아프지? 힘들었지? 하면서 안마해주는데...10분하더니만

심각한 얼굴하면서 "아~나도 오랜만에 감나무밭에서 일했더니..어깨가 너무 아프다.."하고

찡그리는데....립서비스로...."응..우리 오빠도 힘들었지...내가 좀 만져줄까?" 진정 립서비스였건만..

"응..아니야..괜찮아..우리 공주도 아픈데..."말을 그리 하면서 벌써 엎드려서 등을 들이밀고 있네요

"하..하...하..하..오빠 괜찮다면..왜 엎드려?..."

"하..하..하..하...난 괜찮은데..자꾸 공주가 해준다고 하니까..하..하..하.."

할수없이 제가 해주었습니다.......한국의 며느리역활은 왜 이리 중노동인지??

다음날 아랫동서가 와서 아침밥 먹고 하는말...송편도 빚어놓지....아이구 ......

점심먹고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9시부터 전부치고 . 튀김하고...온몸에 기름냄새 배어서

겨우 서울로 출발했답니다..

서울 며느리 처음 준비해본 명절음식준비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오래 있다가 오는 것도 아니라...하루동안 같이 꾀 안부리고 일하는 걸 지켜보신 작은 형님은

저를 조금 다르게 보시는것 같은데...몸이 너무 아프네요..

생각해 보니 큰형님은 그 많은 제사에 ....여지껏 명절준비에...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네요...그래도 전 친정에가서 저녁이라도 먹는다고 가는데...큰형님은 그러고 보니

명절에 친정 못가시는것 같네요....휴우~~저같은 건 명함도 못내밀겠지요...

시골이고 손님이 많이 오시니까 뭐...음식 준비하면 무조건 "한대야" 네요...

본격적인 준비는 안하고 밑준비만 하고 와서 그런지 왠지 찝찝하고 뭐하다만것 같아요...

다음 설날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해드려야 하는데....마음은 정말.. 불끈불끈한데...

겁이나네요....밑준비만 해도 이정도인데...

이런게 명절음식준비였구나...새삼 ...느껴봅니다...

모두...고생하시고 이제서야 쉬고 계시겠네요...

정말 고생많으셨어요...82이 넘 조용해요...^^  확실히 ...주부파워 커뮤니티(?)인게 실감이 나네요..

애들사이트면 추석기간이 더 북쩍댈텐데....그쵸?

여러분 빨리 뵙고 싶어요....^^
IP : 211.219.xxx.16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4년차
    '04.9.29 12:45 PM (211.51.xxx.15)

    수고하셨어요~ ^^;
    송편까지 빚으면 정말 시체됩니다.~
    거기다 전까지 만들면 제삿날이 되지 싶다는....

  • 2. 뽈통맘
    '04.9.29 3:43 PM (211.55.xxx.189)

    ㅋㅋㅋㅋ. 닉넴은 공주이신데..추석은 영 안 공주스럽게 보내셨네요.
    수고마니 하셨어요.

  • 3. ...
    '04.9.29 8:22 PM (220.121.xxx.67)

    애쓰셨네요

  • 4. 알로에
    '04.9.29 11:49 PM (61.75.xxx.138)

    ㅎㅎ수고많이 하셨네요 그래도 정말 대견하고 착하신분이네요 동서분들도 대견스럽게 생각하실테고 전하곤 다른눈으로 볼테니 그걸로도 뿌듯하실듯....

  • 5. 선화공주
    '04.9.30 8:27 AM (211.219.xxx.163)

    모두 수고많으셨죠?

    4년차님....아무래도 내년에는 송편까지 빚어야 할듯...다음엔...노하우도 알려주세요!!
    (시체에서 바로 살아나는법!이요)

    뽈통맘님...공주는 아무나 한답니까? 이름만 공주랍니다.^^

    알로에님...고맙습니다...예전엔 조금 눈치주는게 서운했었는데...제가 해보니..준비가
    여간 힘든게 아니어서 얄밉게 보이는 당연하겠더라구요!!^^
    이래서 그 입장되어보기전엔 함부로 단정짓지 말라고 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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