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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걸어다니는 부도수표 [저녁 밥상]

| 조회수 : 10,860 | 추천수 : 98
작성일 : 2005-11-07 23:30:45


어제...제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습니다...'걸어다니는 부도수표'!!
장모와 사위가 작심을 하고..공격하더만요..^^;;

어제 오후 아버지 병원엘 가는 길에 우리 부부와 딸아이, 그리고 친정어머니..이렇게 넷이서,구기동 두부집에서 점심을 먹었어요.

별 생각없이,
"엄마, 전엔 김서방이 내가 하는 황태구이가 이 집 것만 못하다 하더니..요새는 내가 하는게 낫다고 하네...담에 엄마네도 해다드릴게.."
했더니..저희 어머니 말씀이..
"니가 해다 주겠다고 한게 어디 한두개니?"
어머..그러시더니, 제가 공수표 남발한 음식들을 몇개 예로 드는데...식빵 양파빵 해삼탕 쟁반국수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거에요.
이럴 때 때리는 누구보다 말리는 누가 더 밉다고, 울 kimys,
"전 제빵기를 사면 온갖 빵을 다 먹는 줄 알았어요. 단팥빵 인절미..뭐 별거별거 다 해준다더니..식빵이랑 양파빵만 먹어봤어요"
이럴 수가...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더니...
지은 죄가 있는 지라..한마디 변명도 못하고..또 훗날을 기약했죠.

오늘 아침, 식구들 아침 챙겨먹이고, 냉동실 안의 황태 모조리 꺼내서 양념했습니다.
kimys도 황태구이 먹고 싶어하고...식빵이랑 양파빵이랑 해삼탕은 아직 못해가지만 황태구이는 친정에 해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황태구이 양념이 거의 끝났는데..
병원에서 어머니가 전활 하셨어요. 아버지 오늘 퇴원하신다고, 오빠가 퇴원시켜주니까 걱정말고 볼 일 보라고..

볼 일 다 보고 오후 늦게 친정엘 들렀어요.
아직 덜 무른 대봉시 몇개랑 황태구이 싸가지고 갔더니...엄마가 활짝 웃으시며, "정말 황태구이 해왔네!"하시네요.
에구..이 걸어다니는 부도수표...이제부터는 절대로 뭐 해다 드릴게요..하는 말 입 밖에 내지 말아야겠어요...
앞으로는 확실한 결과물을 들이대 '걸어다니는 부도수표'를 '걸어다니는 자기앞수표'로 바꿔야겠죠?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연우리안
    '05.11.8 1:00 AM

    일등,,,,

  • 2. 연우리안
    '05.11.8 1:02 AM

    우선 일등하고,,,, 감격이네요,,, ㅎㅎㅎㅎ
    저도 혹 먼저 날린 공수표없나 생각하면서 잠자리에 들랍니다..
    혹 내일은 로또라도 해봐야겠네요,,,

  • 3. 방긋방긋
    '05.11.8 1:03 AM

    선생님 이 시간까지 안주무시고 계시네요^^
    저는.. 아직 회사예요.
    앙~~ 졸려서 집에 가고 싶어요......
    이크! 또 회의하러 갑니다~~ =3=3=3

  • 4. 후레쉬민트
    '05.11.8 1:04 AM

    이정도면 등수안인가요?? 황태구이 저도 먹구싶네요 ^^

  • 5. 샤이
    '05.11.8 1:31 AM

    세삼 부모님 나이 드시는게 속상한걸 넘어 화가나요
    제 부족한 모습에 더 화가나는거겠죠...
    신랑한텐 이것저것 해준다는 말이라도 했는데 부모님한텐 그마저
    안하구 사네요~
    많은 사람들이 "말이나 말지~" , "말로만 ~" 하고 불평을 해도
    그 말도 안한 사람들이 더 많답니다
    무엇인가 만들어 주겠다 말을 했다는건 마음이 있다는거잖아요
    말 보다 마음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살다보면 "했던 말"에 책임지려 노력할테고... 그러다 보면 자기앞수표 되는거지요~*^^*

  • 6. 솜사탕
    '05.11.8 8:19 AM

    혜경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왔어요.. ^^ 미오하시지 마시고 안아주세용~~ ^.^ 여전히 쌤님 식탁은 먹음직스럽고 풍요롭네요... 천천히 다른 글도 읽으러 가야겠어요~~~ ^.^

  • 7. 두민맘
    '05.11.8 8:45 AM

    저도 공수표 많이 남발하는데...
    반성 해야 겠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해준것도 언제 해줬냐고, 먹어본 적 없다고 하는 사람이에요..
    남편도 반성해야겠죠??

  • 8. 김혜경
    '05.11.8 8:47 AM

    솜사탕님....반가워요..미워하다뇨..제가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솜님 소식 알만한 사람을 만날때마다, 잘 지내냐고 안부도 묻고..
    너무 반가워요..이젠 제발 떠나지 마세요...제 옆에 계셔줘야 제가 든든하죠!!

  • 9. 김성연
    '05.11.8 9:03 AM

    공수표 남발이라... 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 10. 연꽃
    '05.11.8 9:24 AM

    오늘 저녁반찬으로 황태찜백반을 해야 겠네요.

  • 11. 푸른하늘
    '05.11.8 9:34 AM

    음식을 나누면서 제일 정이 돈독히 드는 것 같아요. 이렇게 눈으로 익히다 보면 언젠가는 잘하게 되겠죠???** 말하고도 자신없음**

  • 12. 안나푸르나
    '05.11.8 9:59 AM

    식당에서의 정겨운 담화가 상상이 되어요...웃음이 넘치는 참 아름다운 풍경이에요...

  • 13. 이수미
    '05.11.8 10:54 AM

    어머님의 애교 섞인 투정 아마 따님이라 믿고 하셨을것입니다.
    그래도 샘님은 많이 효도하시는데 !!!!
    저는 맨발로 쫒아가도 안될듯 .....
    그저 엄마가 해다 주시는 김치에 목숨걸고 있다고나 할까요 흐흐흐흨

  • 14. 그린
    '05.11.8 11:23 AM

    마음은 안 그런데 너무나 바쁘시니까 그런거죠.
    어머님과 kimys님이 괜히 놀리시느라 그랬나봐요.^^
    그리고 아버님 퇴원하셨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얼른 회복하시고 앞으론 내내 건강하시길 빕니다.

  • 15. tofu
    '05.11.8 11:53 AM

    님 글 읽을 때마다 반성합니다. 나두 친정엄마 한테 잘해야지...
    글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곤 했는데...
    지금 친정 엄마께 전화해서 오후에 뵙기로 했습니다.
    블라우스라도 한 벌 사드려야 겠습니다.

  • 16. miru
    '05.11.8 4:36 PM

    다시는 친정엄마께 김치며 이런것 얻어먹지 않기로 작심한지 몇달도 않되어,
    다시 얻어 먹는 상황이 되었네요...ㅡ.ㅡ
    부도수표도 날리지 못하는 딸, 여기도 있네요...

  • 17. 살사
    '05.11.8 5:31 PM

    근데요, 어디에서도 황태찜 레씨피를 찾을 수가 없네요, 굴러다니는 황태로 효도한 번 해볼까 했더니,
    알려주시면 감사드립니다.

  • 18. 케로케로
    '05.11.8 6:02 PM

    김혜경님~
    혹시, 그 두부집이 구기터널 근처, 멍멍탕집(ㅡ,.ㅡ)옆 집이 맞는지요?
    두해전에 아는 언니 차를 타고 그 집에서 서른해넘도록 못먹던 콩국수를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그만, 상호를 까먹고 그 아는 언니는 아주 먼곳으로 떠나고...
    그집이 맞다면 상호를 알고 싶어요. 녹두지짐도 맛있었다는....

  • 19. 갈대
    '05.11.8 6:34 PM

    저 깻잎은어떻게 했는지 심히 궁금 ㅋ

  • 20. flour
    '05.11.8 7:16 PM

    아버님 수술은 잘 되셨나봐요. 혜경님...
    늘 배우고 갑니다.

  • 21. 겨울딸기
    '05.11.8 11:14 PM

    걸어다니는 자기앞수표...너무 재밌으세요...^o^
    인간미 넘치시는...혜경샘....^^

  • 22. 채유니
    '05.11.9 9:36 PM

    혜경샘! 황태구이양념레서피 공개하라! 공개하라! 공개해주이소예~~~~~

  • 23. 민민맘(김정순)
    '05.11.15 8:53 PM

    ㅎㅎㅎ 그 부도수표 저희한테도 좀 날려주시죠...황태구이 레시피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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