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길어지고 허리가 들어간다'
'생명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삼각김밥에 관한, 터무니없는 과대광고를 보고 웃다가...제 삼각김밥 실패담이 생각나서..ㅋㅋ..

제 기억이 확실하다면, 아니 확실해요,
제 기억으로는 편의점에 삼각김밥이 처음 나왔을 때는 지금처럼 김에 따로 포장이 되어있질 않고,
김에 삼각김밥을 말아서 싼 다음 비닐포장을 해서 팔았어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먹을 때는 김이 좀 눅눅해졌죠.
그래도 이따금 한번 사먹었던 것 같아요.
그땐 직장생활을 할 때고, 너무 바쁘면 밥 먹으러 갈 시간도 없고 하니까..그렇게 끼니를 때운 적도 있었죠.
그랬는데 그 얼마후..이때 역시 직장생활을 할 때인데...
하루는 이대앞의 주먹밥이 생각나서 편의점엘 갔는데..김이 비닐포장에 쌓여있는 거에요.
'아, 이러면 김이 누그러지지 않고 좋겠구나'하고 하나 집어들었어요.
제게는 특별한 능력 하나가 있는데..바로 매뉴얼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능력이에요. 한번 읽어서는 잘 이해를 못해요.
분명 그 김의 포장을 벗겨 먹는 방법이 써있었는데..그걸 해독해내지 못한 거에요.
김 포장은 김포장대로 따로 놀고 밥은 밥대로 따로 놀고, 열손가락에 모두 밥풀을 붙여가며 어찌어찌 싸서 간신히 먹었답니다.
그후로..삼각김밥에 공포심이 생겼다고 할까..먹고 싶어도 김포장지 벗기는 거 무서워서..못사먹었답니다.
얼마전 삼각김밥틀과 삼각김밥용 김이 생겨서...실습해보기로 했는데...우째 자신이 없는거에요.
바로 그 매뉴얼 난독증 때문이죠...^^;;
그래도 가족들에게 아침식사로 삼각김밥을 해주겠노라고 큰소리 쳐놓은 터라..배에 힘 꽉주고..삼각김밥 만들기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만들기에 돌입하자마자 난관에 봉착한 것이...
삼각김밥용 김의 포장에 보면 벗기는 순서를 표시한 것이 있는데..
그 면이 위로 올라와야 하는건지, 아니면 바닥으로 내려가야 하는건지..도무지 알수 없는거에요.
물론 매뉴얼에는 사진과 더불어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제가 이해를 못한거죠.
처음에는 글씨가 위로 올라오게 해놓고 삼각김밥을 쌌더니...무지 이상한거에요.
결국, 제가 몇년전 편의점 삼각김밥의 김껍질 못벗긴 바로 그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벌어졌다는...
그래서 두번째는 김은 제대로 놓고 쌌는데...
이번에는 밥과 속재료를 너무 많이 넣은 관계로 누름판 위로 밥이 마구 삐져나와 아주 미운 삼각김밥이 됐어요.
이 경우는 매뉴얼을 무시한 채..욕심을 너무 많이 부려서 그랬다는...
내친 김에 세번째에 도전했는데..
이번에는 김도 제대로 놓았고, 밥과 속재료의 양도 적당했는데...그만 속재료에 물이 너무 많아서...ㅠㅠ
남들은 너무 쉽다고들 하는데..전 이렇게 실수연발!
그래도, 식구들 맛있게 먹으며..자주 해먹자고 한마디씩 해서 실패에 대한 미안함을 덜었다는...
이날 아침 내내..삼각김밥과 씨름하면서 얻은 교훈...
1. 김 포장지에 써있는 글씨가 바닥으로 가게한다.
2. 아무리 식구들 밥 많이 먹여 쌀소비를 촉진시키고 싶어도 밥은 적당히 넣어준다.
3. 속재료는 아무거나 때려넣지 않는다. 아니 아무거나 넣을때 넣더라도 수분이 너무 많은 것은 피한다.
생각난 김에..밥 반공기쯤 남은 게 있는데..삼각김밥이나 하나 만들어둬야겠네요...
밥에다 햄과 치즈 넣어서..그러면..삼각김밥이라기 보다 밥샌드위치 같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