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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금요일의 채소 볶음

| 조회수 : 7,899 | 추천수 : 105
작성일 : 2003-12-19 20:24:36
날씨, 넘넘 춥죠? 어쩌면 이리 추운지...

저희 집 안방은 남향이에요. 안방에서, 안방 화장실을 지나, 더 들어가면 숨어있는 또 하나의 방이 있어요, 저희 부부의 아지트인 서재인데 이곳이 불행하게도 북향이에요.
북쪽으로 난 창 앞에는 kimys의 컴퓨터가, 제 컴퓨터는 그와 90도 각도로 동쪽벽을 향해 놓여있죠.

밖에 베란다도 없이, 바로 외벽인 방의 북쪽 창, 상상이 가세요? 얼마나 추운지...
게다가 보일러(저희 아파트 개별 난방이에요)로부터 제일 멀어서 불기마저 잘 안들어와요. 보일러를 계속 돌려서 거실이 사우나가 될 정도가 되야 바닥이 미지근할까 말까.
전기온풍기를 간혹 돌리기진 하지만 오늘은 정말 춥네요.
얼른 요것만 쓰고 이 방에서 탈출해야지~~


아시다시피, 금요일은 저희 집 금육일...
지난번에 용쓰며 절단낸 대구, 남겨뒀던 대구로 매운탕을 끓였어요. 무와 콩나물, 미나리를 넣고...
저희 시어머니 매운탕 좋아하시니까 대구매운탕이면 다른 반찬이 좀 빈약해도 잘 드시긴 하겠지만, 그래도 좀 '거시기'해서 한가지 더했어요.

이름하여 xo장채소볶음.
요즘 교보문고랑 영풍문고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xo장 받은 분들 많죠? 활용해보세요.

전 어제 냉장고 정리놀이의 결과, 남아있음이 확인된 영콘 반캔과 초고버섯 반캔, 그리고 양파 ¼개를 볶았어요.
프라이팬에 식용유 두르고 마늘2쪽 편으로 썬 것과 엄지손가락의 한마디 정도 크기의 생강 편 썬 것, 파 3㎝ 정도 굵게 채썬것을 넣고 향을 낸 후 생강만 건져내고, 영콘과 초고버섯,양파를 쓸어 넣고, 굴소스 반큰술 정도, xo장 반큰술 정도 넣고 볶다가 참기름을 넣어 마무리했죠.
동물성 재료는 따로 넣지 않았는데, 단지 영콘 초고버섯 양파 뿐인데도 먹을 만 하네요.

xo장이 없다면, 굴소스만으로 볶아도 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제가 굴소스만으로 볶지 못한 이유는, 요새 쓰는 굴소스가 프리미엄이 아니라 그냥 팬더굴소스라 맛이 떨어져서요. 혹자는 쓰지 말고 버리라고 하는데...전 그렇게는 못하겠더라구요. 조금씩이라도 섞어 써야지, 변질한 것도 아닌데 맛이 없다고 그냥 버리면 죄받을 것 같아서요.

암튼, 전 이제 물러 갑니다. 너무 추워서 날풀리면 내일 오후에나 컴 앞에 오렵니다.
혹시 모르죠, 어제밤처럼 잠 안오면 깜짝쇼를 할지...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영희
    '03.12.19 8:39 PM

    으아!일등 .흐흐흐

  • 2. 꾸득꾸득
    '03.12.19 8:41 PM

    우와 난 2등!

  • 3. 꾸득꾸득
    '03.12.19 8:42 PM

    어젯밤 무슨일 있었나요?

  • 4. 치즈
    '03.12.19 8:42 PM

    그릴에 구운 야채같이 맛나보여요.
    사진도 예술의 경지 가까이 가셨네요^^
    깜짝쇼 기다리고 자지말까요?

  • 5. 라리
    '03.12.19 8:46 PM

    요새두 샘 책 구입하면 사은품 주나요 교보나 영풍에서?
    얼른 사러 가얄텐데

  • 6. 방우리
    '03.12.19 8:47 PM

    어젯밤!!ㅋㅋㅋ
    한밤의 이벤트 있었죠...

  • 7. 고소미
    '03.12.19 9:13 PM

    근데.... 금요일이 왜 금육일인지.....물어보면.....뒷북친다고..... 돌이나 경고장 날라오나요?

  • 8. 리사
    '03.12.19 9:35 PM

    구약시대 고대 이스라엘 민족은 유목민이라 주식이 육고기였습니다.
    그러므로 금육이라 함은 단순히 고기류를 안 먹는게 아니라 절식을 한다는 의미에 가깝죠.
    오늘날 저희 신자들에게 금육일의 의미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금요일 거창하게 먹는 일을 삼가고 그저 끼니만 때운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혜경님 시어머니께서 금육일을 꼬박꼬박 지킨다는 말씀 많이 하셨는데요
    얼마 전 글에서 신촌의 중국집에 가셨을 때 금육일이라 해물 종류를 드셨다는 내용을 읽고 속으로 조금 웃었답니다.

    나쁜 의미는 절대 아니구요, 할머니께서 더우기 신자 아니신 선생님도 금육을 엄격하게 지키시는게 귀여웠다고나 할까요? (죄송...-_-)
    금육일의 뜻이나 배경을 잘 모르면 육고기 대신 더 비싼 전복이니 회니 이런걸 잔뜩 먹게 된다는 얘기를 성당에선 교리시간에 우스개로 많이 한답니다. ^^

  • 9. 왕눈이맘
    '03.12.19 9:41 PM

    여기의 초고버섯은 중국집 요리에 나오는 대가리(*^^*)가 조그맣고 동그란 그 버섯이 맞나요? 통조림에 들어있는거. 그거 맛은 어떤가요? 요리 안한 상태로는 먹기 힘든가요?

  • 10. 김혜경
    '03.12.19 9:49 PM

    그렇군요, 리사님...전 그저 육고기만 안드신다고 하길래...
    다른거 생선이니 달걀이니 하는 거 다드시구, 그렇다구 해서 가짓수가 적은 것도 아니구...
    그러니까 금요일은 소박한 밥상을 차리라는 거군요...
    앞으론 명심할게요, 그런데요, 연세 드신분들은 금육일 안지켜도 된다면서요? 아닌가요

    왕눈이맘님...맞습니다. 맛이 쫄깃쫄깃한 것이 괜찮구요...제가 뜯은 통조림의 초고버섯은 보통 중국집에서 보던 것보다 크기가 좀 컸어요

  • 11. 클라
    '03.12.19 11:36 PM

    전 선생님이 표고버섯을 잘못 치신 줄 알고 원숭이도 나무에서 ...이러고 있었는데
    그런게 있었군요. 초고버섯..TT
    사람이 죽을때까지 몇가지 음식만 먹고 죽는지 모르지만 여기서 나의 우물안 개구리 같은
    요리배경에 우리 신랑이랑 아들이 왠지 안 돼 보이는 군요.

  • 12. coco
    '03.12.19 11:45 PM

    와,와..혜경샘 사진 좋~아요.

  • 13. 리사
    '03.12.20 12:56 AM

    혜경님, 네 맞아요.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이나 위중한 병자들은 꼭 안지켜도 되는거 맞아요.
    하지만 굳이 금육일 지키시는 어머님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게다가 그런 어머님 신앙까지 배려하시는 혜경님 모습도 못지 않게 아름답구요. ^^

  • 14. 꽃게
    '03.12.20 1:58 AM

    이 야심한 시간에 잠 안자고 한가지~~~
    초고버섯 세로로 반 자른후 유심히 한번 관찰해보세요.
    저 아무 말 안했습니다.
    그냥 관찰만 해보세요.

  • 15. 경빈마마
    '03.12.20 8:16 AM

    저 그방 알지요.

    저도 지금 덜덜덜 떨고 있어요.

  • 16. 초록지붕
    '03.12.20 10:18 AM

    흠..초코버섯에 이상한 벌레라도 달려 있나요??
    너무나도 궁금해요..

  • 17. 나혜경
    '03.12.20 11:06 AM

    침실이랑 서재를 바꿔 보시죠.
    침대만 들어 가면요.
    남향 방에 서재 꾸미고 하루종일 지내도 좋을거 같은데요.
    책도 보고 글도 쓰고.

  • 18. 난나어멈
    '03.12.20 9:52 PM

    그렇게 궁금했던 칭쉬 드디어 손에들어왔습니다. 그것도 여러가지 소스속의 xo장과 함께
    어제는 해선장으로 쇠고기 볶음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약간 단맛이 강해서 두반장을 조금 섞을걸 하고 아쉬워 하면서 칭쉬에 초고버섯을 보고 영콘과 함께 구입한것이 몇달째 다용도실 한켠에, 이제 xo장과 함께 채소볶음 속으로 ...

  • 19. 언젠가는
    '03.12.20 10:22 PM

    혜경샘님, 저 그릇 일본 브랜드 타치키치인가요? 제가 가지고 있는 거랑 비슷하네요.

  • 20. 김혜경
    '03.12.22 10:28 AM

    언젠가는님...맞아요. 다찌기찌..롯데에서 미끼상품으로 팔 때 꼬맹이 접시와 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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