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모임이 시작한지 이제 제법 시간이 지났습니다. 한 달이면 참 여러가지 변화가 있는 것이로구나
실감을 한 날이기도 했고요.
지난 시간 콩국수를 하기로 한 시간에 권성연씨가 집에 다녀오면서 물김치를 담가놓은 것 ,그리고 다양한
재료를 넣은 부침개 재료를 들고 와서 정말 순식간에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면서 다음 번에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런데 원래 모이는 집에는 오븐이 없다고 해서 다른 집에서 모이기로
했는데요, 가좌 마을이라서 가는 길, 마치 근교에 나들이 가는 기분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살림을 잘 못한다던 그녀의 집이 아주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어서 놀랐는데 알고 보니 음식만들기를
즐기지 않을 뿐이지 정리의 여왕이라고 하네요. 정리의 여왕이라, 정리에 서툰 제겐 귀가 번쩍하는 기분이었지요.
그렇다면 요리를 다 배우고 나서 제대로 정리하는 법을 눈여겨서 배우는 시간이 있다면 좋겠다 싶어서요.
오늘은 요리의 비중이 큰 날이라서 오바마 연설문 외우는 것을 새롭게 외우는 부분만 마무리 하고
실습에 들어갔는데 강사의 스피드가 너무 빨라서 초보자인 제겐 너무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레서피를 적어달라고 부탁을 했지요.
옆에 있던 사람들끼리도 나머지 공부로 다시 한 번 만나서 만들어보기로 하고


올해 내게 새롭게 열린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한 변형이 가능한 세계라서 한참을 파고 들어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어찌 보면 놀랍고 어찌 보면 한숨이 나는 세계인데 역시 마음먹기 따라
달라지겠지요?

그래도 밥이 있어야 한다고 새로 밥을 시작하고, 함께 공부하는 멤버들이 온다고 일부러 담근 김치까지
이렇게 함께 먹는 음식의 맛이란..

먼저 일어나야 하는 사람들이 떠나고 남은 사람들끼리 함께 하는 이야기속에서 이 집 주인이 그동안
얼마나 변했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우리가 서로를 제대로 알아가기 위해선 일단 자신의 약한
부분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두려움을 이기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 화면이 큰 텔레비젼이 있으나
디브디이 장치가 없는 이 집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만약 기기를 장만하면 소프트 웨어는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 오르세 미술관에 가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는 주인장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이 흘러 넘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새로 담근 김치와 스테이크를 각자 봉지에 싸들고 나오는 길, 마치 친정 나들이
다녀오는 사람같은 기분이었다고 할까요?
배움은 즐겁게 나눔은 향기롭게, 이것이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제가 정한 우리집 가훈인데요
그 가훈이 요즘 가장 빛을 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 깊이 즐거워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