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첫 번째 금요일 아네모 모임이 다가오는데 지난 번 호수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연결해서 올릴
코드가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덕분에 숙제를 못하고 고민하다가 보람이가 오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냥 서로 상의해서 카메라를 주문하기로 했지요. 제가 부탁한 것은 루믹스 새로 나온 렌즈 부착 디카였는데
인터넷을 뒤적이던 아이가 올림푸스 팬도 같은 기능을 하는데 훨씬 가격이 저렴하다고 엄마,그 정도면
취미생활로 적합하지 않은가 물어보네요. 그 기종도 처음 나올때는 폭발적인 인기가 있었던 것이니
믿을만 할 것 같다고요. 그래? 그러자고 했습니다. 파리에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 준 덕에 집에서 편히
받은 것까지는 좋은데 기계치인 저는 사실 난감하네요. 그래서 수유공간너머의 여이루님께 부탁을 했어요.
카메라 새로 산 것 들고가면 조작법을 알려주실 수 있는가 하고요.
지난 월요일 들고 가서 기본적인 것은 배웠지만 제 자신이 마치 한글을 못 읽는 사람처럼 설명서를 읽는
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일단 집에 가서 설명서를 읽고 나서 다시 다음 월요일에 와서
모르는 것 질문을 하겠노라 하고서는 들고 왔지요.

그런데 설명서를 꺼내서 읽는 일이 좀처럼 마음속에서 해결이 되지 않네요. 기계를 잘 다루는 사람들에겐
이게 무슨 바보같은 짓인가 꺼내서 읽으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면 되는 것을 ...그러나 제겐 그것이 그렇게
어려워서 고민 고민하다가 우선 오토로 놓고 집에서 글렌 굴드의 연주회 장면부터 조금씩 찍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들고 나가서 동네 한 바퀴 산책하면서 오토 상태에서의 풍광을 찌고 들어오는 길
할머니 한 분이 말을 거시더군요. 꽃을 찍는 것 보니 댁은 마음이 젊은 모양이구려

예전 같으면 자책하는 시간이 길었으련만 요즘 달라진 것은 아무튼 시작을 했으니 조금 더디더라도
찬찬히 가면 된다, 가다보면 언젠가 눈이 확 열리는 날이 있으리라, 그리고 모르면 상대방이 곤란하다해도
자꾸 여러 사람들에게 물으면서 나가면 된다고요.

집에 들어와서 디브이디 걸어놓고 구스타브 두다멜의 얼굴도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처음 구했던 카메라보다 성능이 확실히 좋아져서 집안에서 티브이에 비친 상을 찍는 일이 편해졌다고 할까요?
아직 선을 연결해서 폴더를 새로 만들고 ,그것을 파란의 블로그에 올려서 사진 정보를 불러와서
자료로 쓰는 방법, 카메라 자체의 작동을 제대로 하는 방법등을 모르긴 해도 덜 두렵다는 것 ,
새로 친구가 된 카메라와 어떤 인연을 맺으면서 살아가게 될까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