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하루동안 바람이 거세게 불고 나면
그 이튿날은 여지없이 파란하늘을 보여준다.
오늘은 서귀포에서 시작하는
올레길 6코스를 걷기로 하고
숙소에서 일주버스를 타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제주시로 나가서 산간도로를 넘어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제주시 한라병원 앞에 도착하자 마자
서귀포시외버스터미날로 가는 버스가 있어
바로 탑승하는 행운을 만났다.
그렇게 가니까 숙소에서 일주버스를 타는 것보다
덜 지루하기도 했고 30분의 시간 단축이 되었다.
시외버스터미날에서
쇠소깍을 가서 출발을 하여야 했는 데
그곳에서 좀 멀은 듯 하여 올레꾼으로 보이는 듯한
사람들을 따라 갔더니만 서귀포항의 천지연폭포로 가는
주차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운데 보이는 넓은 곳이 천지연폭포로 가기 위해 차를 세워 놓는 주차장이다.
이 주차장을 보면서 산책로를 올레표시 리본을 따라 가는 데
6코스의 마지막 지점이 더 가깝길래 이번에는 6코스를 거꾸로 걷기로 했다.
이중섭미술관을 찾아 가는 길에 만난
붉디 붉은 열매가 꼭 꽃이 만발한 듯 피어있는 나무가
너무도 환상적이기에 한장 담아 보았는 데 이름은 알지 못한다.ㅜㅡ
컴에서 다운받은 6코스 안내서를 보기도 하고
올레리본과 표시를 열심히 찾아 보며 가는 데
거꾸로 가는 것이 정방향으로 가는 것보다 쉽지가 않았다.
이중섭미술관을 찾아 가는길에 만난~
공사표시판이 없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유물을 찾는 작업을 하는 듯이 보인다
길표시를 찾으며 잠깐 헤매면서 찾아든 이중섭미술관이 있는 골목길이다.
그 길옆에 찻집 하나가 이름도 분위기도 맘에 들어 샷~ 한방 날려주공^^ㅋ
이중섭미술관이 있는 대로에서 돌아 들어가니
시끌벅적 일본인 관광객과 우리나라 관광객이 북적이는
이중섭 화가가 작품 활동을 하던 집 한채가 자리하고 있다.
이중섭 거리를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들다 보고는 길을 건넜다.
길옆 도로에서 파란 인조잔듸가 돋보이고 제법 규모가 커 보이는
학교 운동장을 보고 엇? 하고 들다보니 이 서귀포초등학교도 올레길에
포함이 되어 있다.
축구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취미라곤 축구밖에 모르는
남편이 인조잔듸로 잘 가꾸어진 축구장을 보더만
소중한 물건(?)이 가득 든 베낭을 내 팽겨치고는 몸을 풀더만 한바퀴를 뛴다.ㅎㅎㅎ
서귀포초등학교를 나와 올레길 표시를 찾지 못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학교앞의 주택가 한 블럭 앞에
위치한 추어탕집을 만났다.
점심시간이기도 했지만 줄을 서서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 하~ 수상하여 남편과 나도 줄나래비를 서서
점심으로 추어탕과 다슬기탕을 먹었는 데 정말 맛있었다.
제주의 토속음식은 아니었지만 이번 제주여행에서
가장 맛난 밥을 먹은 듯 하여 간판을 한장 담아 왔다.
점심을 맛있게 먹었더만 배부른 탓에 몸이 무겁기만 하다.
식당을 나와 잊어버린 올레리본을 찾아 큰 도로로 나가니
반갑게도 파랑 오렌지색 리본이 눈에 띄고
올레길은 다시 바다로 이어지는 소정방폭포를 지나
파라다이스 호텔을 지난다.
공원처럼 가꾸어진 이 곳에서 해안가를 내려다 보기도 하고...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풍광에 젖어 걷다보니
사단법인 올레의 사무실이 자리를 하고 있었다.
몇몇 올레꾼이 사무실에 들어가 여러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 데
우리는 걍~~사진 한장만 담고 패쑤^^
올레사무실을 나와 걷는 길에서 내려다 본 해안가와 바닷물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바닷길을 지나 조그만 동산을 하나 넘어 가는 길은
우리나라 맞아? 하는 생각이 들만큼 열대림 나무가 울창하고
그 빨간 열매꽃이 핀 도로들도 참으로 이국적이었다.
서귀포 KAL호텔이 있는 곳은 개방이 되어 있질 않아
KAL호텔 주변을 빙 돌아 바다로 다시 나가게 되어 있었다.
그 길에서 만난 동백꽃이 만발한 집앞에서감탄사를 연실 날리기도 했다.
밀감이 나는 제주도인 만큼 아직도 밀감이 주렁주렁
열린 주택가는 흔히 만날 수 있는 풍광이다.
KAL 호텔을 돌아 내려와 해변길을 따라 걸었다.
서귀포보목하수구처리장과 구두미포구를 지나 욜씨미 올레리본을 찾아 걸었는 데
언제부터인 지 모르게 리본이 또 보이질 않는다.
다시 찾아 가기는 너무도 멀리 온 것 같아 해변길로
방향을 틀어 걷다가 길을 잃은 것 같다.ㅠㅠ
다행히도 어느 아저씨를 만나 친절한 안내로 보목항구로 찾아 들었다.
일년에 한번 꼴로 온 제주여행에서 느끼는 것은
제주도 사람들이 참으로 친절하고 따뜻한 심성을 갖었다는 것이다.
보목항을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팽나무의 나목이 푸른 하늘과 멋지게 어울리기에 찰칵!
또 한차례의 길을 잃고 차가 달리는 찻길의 쉼터에서
아픈 다리를 쉬고는 다시 찾아든 바닷가에서 만난 해안감시소이다.
이제 6코스의 시작점...우린 꺼꾸로 걸었으니 종착점인 쇠소깍이 지척에 보인다.
쇠소깍 입구에서 만난 해녀동상들을 보며 소금막을 지나
목표점에 드뎌~~도착했다.
2년전 출사기회가 있어 제주도에 왔을 때
비내리던 쇠소깍을 너무도 멋있게 기억하고 있는 데
이번에는 주변의 공사로 너무나도 어수선해서 사진을 담는 것은
아예 포기를 한 채....
오늘은 이곳에 지난해 5월에 귀촌하여 살고 있는
남편의 후배를 만나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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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한번 걸었던 올레길이라면 역방향으로 걸어도 되겠지만
초행길이라면 정코스 방향으로 걷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