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무산
봄비 무연히 내리네
땅속뿌리들 뒤척이게 해놓고
달뜬 흙냄새 아득히 들판에 풀어놓고
빗줄기 싸리비 다발로 정결하게 들판을 쓸어놓고
물안개 하얀 손길에 산허리 뒤척이게 해놓고
왜 이토록 비워두셨는지요
왜 이토록 비워두셨는지요
어쩌자고 이 마른 기억의 자갈밭에
숨은 낱알 하나 두근거리게 하고
저리 빈 것들은 다
어디서 불러내셨나요
어쩌자고 저리 들판 가득 펼쳐놓으셨나요
비워 이토록 두근거리게 하셨나요
누가 오시려고
누가 오시려고 이토록
비 가득 비워놓으셨나요
Patricia Kass - Fatiquee D'Attend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