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이란 책을 한 권 소장하고 있습니다.선물받은 책인데 가끔씩 뒤적이면서 언젠가
이 곳에 가 볼 수 있을까 공상하거나 이미 가 본 곳에 대해서는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읽어보기도 하고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도 하는 그런 책입니다.
물론 이번 여행가기전에도 펼쳐놓고 여러 번 읽은 책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복습으로 읽는 글은 역시 펄펄 살아있는 기운을 느끼게 하는구나 신기해하면서 어제도 퐁뒤가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읽게 되더군요.

퐁뒤가르라는 (정확한 발음은 갸흐일 것같은데 열무김치님 맞나요?) 이름은 낯설어도 사진을 보면 아하
하고 금방 눈에 익을 로마의 수도교인데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스페인 여행에서 본 세고비아의 수도교에 비하면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아도 느낌은 더 와닿는 그런
수도교였는데 이 곳에 와 본 19세기의 스탕달은 영혼은 오랫동안 경탄에 잠긴다고,콜롯세움에서는 도저히
느끼지 못한 감동이라고 격찬을 해놓았더군요.그런데 스탕달은 이탈리아 미술을 보고도 거의 실신할 지경에
이르러 미술관에서의 진한 감동을 스탕달 신드롬이란 명칭으로 부르게 한 장본인인 것을 보면
약간의 과장은 있는 것같지만 그래도 18세기에 개축되어 마차가 지날 수 있게 한 덕분에 사람들이
그 위를 걸어다니면서 제대로 볼 수 있어서 세고비아에서보다는 더 자세히 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 수도교는 기원전 1세기 아그리파의 명령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하더군요.로마사를 읽다보면 여기 저기서
튀어나오는 인물,아그리파,그는 미술에서도 석고상에 남은 이름 아그리파 바로 그 사람인데요
아우구스투스의 오른팔이자 나중에는 그의 사위가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수도교까지 올라가는 중에 돌의 다양한 형태가 눈에 들어와서 카메라를 들이대게 되네요.
이 수도교를 짓는 비용은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하는군요.3년에 걸쳐 연인원 1000명이 동원되었다고 하는데
마침 어제 읽기 시작한 한국근대사의 풍경이란 책에서 신작로란 명칭으로 만들어진 전주와 군산간 도로
(전군도로)에 동원된 사람들의 고생에 대해서 읽어서인지 이 건축물을 지었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그들은
어떤 대접을 받으면서 건설에 동원되었나 ,그들이 지을 때만 해도 식수를 얻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만든
것이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바라보기 위해서 오는 곳이 되었으니 그들은 상상도 못했을 일이었겠지,그런
생각으로 비약을 하고 있는 중이네요.


이 강이 갸르동강이라고 하는데요 이 강위로 높이 49미터의 3층으로 만들어진 이 곳은 아치를 이용해서
힘을 분산시켰고,하나에 6톤이나 하는 돌이 서로 누르는 힘을 이용해서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고도
접합이 가능했다고 하니 기술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곳은 정확하게 말하면 님은 아니고 님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데 (여러 책에서는 그저 님의 수도교로 소개된
적이 많아서 저도 처음에는 이곳이 님인 줄 알았거든요) 로마시대의 거점 님에 식수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50킬로미터에 이르는 수도교중의 일부인 셈이라고 합니다.이곳은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지는군요.



그런데 책의 저자는 건축에서 정말로 놀라운 부분은 돌을 접합한 방식이 아니라 50킬로미터 전체로 보면
낙차가 킬로미터당 34센티미터에 불과한데 이런 낙차를 이용해서 물을 흘려보낸 방식을 개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도로,수도교,배수로건설을 로마의 치적으로 꼽는 모양이더라고요.

아침부터 너무 부지런히 찍어댄 것일까요? 여기서 벌써 배터리가 다 나갔다는 신호가 들어옵니다.
위의 사진은 보람이가 찍은 것인데 아비뇽의 풍경까지는 부탁을 했지요.그런데 이 때 느낀 점은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불편하구나 하는 것이었는데요,제가 생각하는 찍고
싶은 장면과 아이가 찍고 싶은 장면이 같지 않아서 일일이 말하기도 어렵더군요.


다리를 건너서 반대편으로 가보니 이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네요.
그런데 먼저 건너갔다고 생각했던 자전거님,아템포님이 보이지 않습니다.주차장도 여기가 아니고
그래서 다시 돌아서 원래 주차장으로 건너간 덕분에 다시 한 번 다리를 건너면서 다시 오기 어려운 장소를
눈에 ,마음에 담았습니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그 곳이 이탈리아가 아닌데도 꼭 로마를 만나게 되지요.다양한 형태로
그래서 다시 로마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그것이 우리의 식민경험과 연결이 되고,그래서 새롭게 공부를 하게 되는
묘한 싸이클을 발견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