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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고흐의 흔적을 찾아나선 길

| 조회수 : 2,170 | 추천수 : 169
작성일 : 2010-01-15 00:09:52
아를하면 떠오르는 것,우선 아를르의 여인이란 곡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아를하면 역시 고흐가 연상되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물론 그 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고 살아갈 사람들의 고향이긴 하지만 멀리 이국에 사는 우리들에겐

그런 실감보다는 아무래도 누군가,혹은 무슨 유적지가 있어서 그 곳을 그리워하거나 궁금해하는 수준일 것이니까요.

호스텔의 풍경에 정신을 빼앗기고 사진을 찍다가 출발이 빨라야 아를을 보고,그다음 수도교를 본 다음

오늘 안으로 아비뇽까지 가서 가능하면 아비뇽교황청과 다리를 보아야 한다는 말에 다들 카메라를 집어넣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아를은 소도시더군요.그래서 한바퀴 도니 시내중심가가 나왔습니다.여행자를 위한 사무실이 문을 열기엔

우리가 출발한 시간이 너무 일러서 결국은 공원이 보이는 곳앞에 차를 세우고 일단 공원으로 들어가보았지요.



차를 대는 곳 앞에 이런 건물이 있길래 무슨 공공장소인줄 알고 다가가보니 숙박시설인 모양이더군요.

이 곳에 로마의 흔적이 이런 식으로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찍어보았습니다.




무슨 기념물인가 궁금해서 보람이를 불렀더니 엄마 나도 무슨 소리인지 몰라,이렇게 대답을 하네요.

그래? 그렇다면 가능한 수준에서 읽어보려고 다가가니 아이들을 위한 기념비라는 것은 알겠지만

그 뒤엔 해석이 불가능하네요.무슨 사건이 이 곳에 있었을 때 그들마저도 함께 싸운 일이 있었나?

혼자 소설을 쓰고 말았습니다.




길을 건너려는 순간 보이는 나무,앗 고흐의 그림속에서 만나는 나무가 이런 식으로 존재하는구나

갑자기 마음속에서 소리가 공명하는 기분이었습니다.전 날 세잔의 아뜰리에에 가는 길 세잔의 그림속 나무들을

만나면서 놀랐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그러니 꼭 고흐를 기리는 기념관이나 전시관이 아니더라도

이런 길에서 만나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 오히려 마음을 울린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 곳에 고흐가 그림을 그리러 왔었던 모양이네요,공원안에 그의 그림을 모사한 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바닥에 표시가 되어 있어 자세히 보니 아를의 중세가 아닐까 추측되는 글씨가 있습니다.

추측이라고 하는 것은 영어의 중세와 비슷하지만 자신할 수 없는 글씨라서요

그런데 둘러보니 공원 바로 앞에 로마시대의 극장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네요.그렇다면 이것이 중세인가?

조금 다른 것 아닌가? 아니면 이런 시대를 다 포함해서 중세라고 하나? 언어가 막히니 혼자서 공상을 하게 되는

시간,역시 모르는 것은 곤란한 것이로군,누구에게 물어볼 사람도 없고 혼자서 궁시렁거리면서 돌아다녔습니다.




일단 고흐의 흔적을 먼저 찾아보자고 해서  극장과 원형경기장은 뒤로 하고 거리탐색에 나섰습니다.








반 고흐 재단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네요.




그러나 찾아간 그곳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너무 빨리 온 여행객들인 우리는 이 곳은 포기하고

그렇다면 거리 구경에 나서기로 했지요.원형경기장도 아직 문을 연 시간이 아니라서 (너무 부지런했나요?)

한가하게 거리를 거닐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워낙 여행객이 많아서일까요? 거리 청소를 하던 사람을 발견하고 카메라를 꺼낸 순간 그 사람이

알아서 모델이 되어주네요.그냥 자연스럽게 찍혔으면 더 좋았으련만








아를 거리를 걸어다니다 만난 가게 앞 풍광입니다.








이 곳이 아를이란 것을 양분한 엽서가 잘 보여주고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길거리에 면한 가게에는 크리스마스의 흔적이 이렇게 남아있더군요.재미있어서 찍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렇게 길거리를 담아보는 즐거움을 많이 누려서 기억에 남네요.

여행의 패턴이 변하는 것이 사진에도 영향을 주고 다음 여행에 대한 생각에도 변화를 초래한 제겐

참 신기한 시간들이었기도 하지요.




고흐 재단에는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길거리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느낄 수 있어서 재미있더군요.








고흐의 노란집이 바로 이 집일리 없겠지만 이상하게 눈길을 끄는 집이더군요.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몰라요.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끌리는 공간이었나 조금 어처구니 없지만

그 때는 아마 그 공간에서 오래 전 이 곳에 꿈을 품고 내려왔던 화가를 생각하다보니 감정이입이 된 것이

아니었을까요?











더 내려가다보니 이 곳이 아마 아를의 끝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 성벽이 나옵니다.







길을 거슬러 다시 올라가는데 교회건물옆의 바가 라 퐁텐이라고 되어 있군요.아 그렇다면 이 곳이

라퐁텐 우화집의 바로 그 라퐁텐의 고향인가? 혼자서 궁금해하다가 이런 문자중독자같으니라고

아무렴 어떤가? 혹시 나중에 그의 우화집을 읽게 될 기회가 생기면 일대기를 한 번 뒤적여보면 되겠지?

호기심을 누르고 원형경기장을 구경하러 올라갔습니다.

글을 다 쓰고 보니 고흐의 그림이 보고 싶어지네요.



프로방스의 농가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아를에 있었던 시간이 오전이라서 이 카페는 찾아볼 마음이 없어서 그냥 패스하고 말았지요.



이 그림속의 장소는 실제로 찾아서 가보았습니다.반갑군요.다시 그림속에서 바라보니






아를에서 고갱을 기다리면서 그린 그림이라고 하지요.테오의 부탁을 받고 고갱은 그 곳까지 가는 차비마저

테오에게 받아서 갔다고 하더군요.고흐가 고갱을 기다린 것은 이 곳에서 예술가 공동체를 꾸리면서

그림에 매진하고 싶은 이상에 불타서라고 하는데 이에 대응한 고갱의 태도라니

그러니 서로 자극을 주고 받는 예술적 동지가 되는 일은 동상이몽에 불과했겠지요?



고흐가 받은 일본판화의 영향이 보이는 그림이네요,










그림속의 모델로 남은 아를주민들이네요.










고흐와 고갱의 의자입니다.각각

이 그림을 보고 소설가는 소설을 ,심리학자는 심리학저서를 그리고 미술평론가들은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각자 써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들 각자는 고흐가 그린 두 점의 의자그림을 통해서 우리 자신과 타인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볼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있는 시간,그러고 보니

시간이 상당히 흘러버렸네요.고흐의 흔적을 찾아나선 길이란 제목에 걸맞지 않게 고흐 그림이 없다는 생각에

시작한 고흐 그림보기,아를과 관련한 그림만 뽑아서 보았어도 이런 방식의 그림보기도 재미있군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AROL
    '10.1.15 1:14 AM

    그림이 사진인 듯, 사진이 그림인 듯....
    아름다운 곳이네요. 아를이란 곳은요.
    전 intotheself님의 글이라도 시간내서 찬찬히 둘러봐야 겠어요.

  • 2. 카루소
    '10.1.15 2:05 AM

    ㅋ~ 당연 반갑지요...
    감사합니다.*^^*



    Vincent / Don Mclean

  • 3. 캐드펠
    '10.1.15 2:38 AM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intotheself님의 시선이 머물렀던 곳에 제 시선도 머물면서요.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셨겠다 하는 생각도 합니다
    카루소님이 올리신 음악을 들으면서 보니 느낌이 더 좋으네요^^*

  • 4. 열무김치
    '10.1.16 12:41 AM

    아~~ 그립네요 아흘~르, 아를..제가 여행 다닐 때 공부 해 놓은 것을 조금 보태드려도 될까요 ?
    (여쭈면서 벌써 다 쓰고 있어요 ㅎㅎㅎ)

    이 작은 도시에 아주 아주 오래 전에(그래봤자 2000년 전^^;; 우리의 역사는 5000년이니)
    그리스 사람들이 와서 살았다고 합니다. (마르세이유와 니스도 그리스가 세운 곳이라고 해요)
    시내에 흐르는 론강을 따라가면 바로 지중해가 나와서 그런가 옛날 부터 유명세를 탑니다.

    아흘 시내에서 눈에 띄는 고대 로마 시대 원형 경기장에서는 아직도 봄마다 투우를 한답니다.
    (프랑스 남부 투우는 스페인식과 달라서 소를 죽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싫어요~~)
    제가 갔을 때는 투우 기간이라서 남프랑스며 스페인 단체 관광객들이 차를 대절해서
    투우를 보려고 총출동해서 시장통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세에는 이 (사진에 찍으신 탑 부분)원형 경기장 꼭대기 둘레에 여러개의 탑을 덧 붙였답니다.
    전망대 쯤요 ? 적이 오나 안 오나 보는..
    중세에는 크고 작은 전쟁이 많아서, 고대 로마 유적지가 전쟁 피신 장소로 쓰였습니다.
    그 안에 교회며, 집들이 들어서 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후에 또 버려 졌으나 다시 로마식으로 복원 되었고요.,
    그래서 고대+중세의 합작품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바닥 돌에 "중세 아흘르"라는 안내 돌들이 박혀 있어요. 졸졸 따라 가라고요 ^^

    사진 중 "아이들을 위한 기념비"는 있는 알파벳은 로마 숫자로 1914-1918, 1939-1945 랍니다.
    1차 2차 세계 대전에 목숨을 잃을 사람들을 위한 추모비래요.

    1944년에 공격으로 안타깝게도, 고흐와 고갱의 노란집은 무너져 버렸다고 합니다.
    아마 그 자리에 다시 세운 것일까요 ? 아니면 다른 장소에 다시 세운 것일까요 ?
    궁금합니다.

    참, 라 퐁텐 은 la fontaine 이라고 그냥 "분수대" 랍니다.
    그러고 보니 우화집을 쓰신 작가는 성씨가 "분수대"네요 ㅋㅋ

    intotheself 의 생생 보도(?) + 오리 아짐님과 카루소님이 올려 주신 영상 화보 ?와
    3차원 입체영상에 Don Mclean 노래와 화가 고흐가 더더 와 닿습니다.

    기분 좋은 주말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5. Clip
    '10.1.18 12:51 AM

    고흐 그림 중에 제가 젤 좋아하는 "고흐의 의자"가 보이네요.
    저때의 고흐는 고갱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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