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흔적을 찾아서 간 공원,그 안에서 바라본 로마 유적은 극장이라고 하더군요.
극장은 밖에서 보고 원형경기장은 돈을 내고 들어가보자고 했지만 마침 그런 속셈을 알아본 것처럼?
표를 구하면 두 곳을 다 볼 수 있다고 하네요.

한쪽에는 고흐 재단이 다른 한 쪽에는 원형경기장이 나란히 있어서 사실 아를에 온 사람들은
동선이 편하게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 길을 운전하고 가던 기사가 자신을 살짝 찍는 제 모습을 보더니 손을 흔들면서 일부러 포즈를 취하네요.

여행을 하려면 로마를 마지막으로 하라는 말이 있더군요.로마를 보고 나서 다른 지역에 가면 아무래도
상대적인 비교가 되어서 그러겠지요?
처음에는 로마에서 더 큰 규모의 유적을 본 다음이라 마음에 확 와닿지 않다가 그런 생각에 깜짝 놀랐습니다.
규모가 중요한가,이런 것과 이 지역민들은 당시 로마군이 들어와서 살면서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이전해
올 때 어떻게 느꼈을까,그런 것에 대한 기록이 있다면 (단순한 사무적인 기록이 아니고 내밀한 삶의
기록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지요)


표사러 들어갈 때 본 이 가족은 안에서 보니 4명이더군요.이탈리아에서 여행왔다는 이 가족의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허락을 받고 여러 장 찍게 되었는데요 그 사이에 아이들을 좋아하는 보람이는 그 아이들과
함께 노느라 즐거워하네요.



자리에 써있는 번호들,그런데 그 시기에 벌써 아라비아 숫자가 들어온 것일까? 아니면 나중에 써넣은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프랑스어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익혔던 단어가 바로 sortie였습니다.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처음 간 프랑스의 지하철역에서 가장 먼저 ,가장 자주 본 단어라서요.사진에 초록색으로 찍힌 단어가
반가워서 올려놓았습니다.


로마하면 건축과 법,이렇게 외우던 시절이 있었지요.그리스를 정복했지만 그리스의 문화에 정복당했던 로마
그렇지만 건축과 법,특히 도로 건축으로 그들은 모든 길은 로마로라는 모토를 만들었노라고 세계사 시간에
배우면서 그들의 건축은 어땠을꼬 상상하던 여학생이던 제가 오늘 2010년 첫 음악회에 가서 아트샵에
들어가서 구한 세계 미술사의 재발견에서 도판을 구경하면서 그동안 본 유적지와 건축,그리고 조각이나
그림에 표시를 하다보니 미술사 책의 약 삼분의 일정도는 실제로 보았더군요.얼마나 신기하던지요.
그 당시만 해도 세계사 책을 즐겁게 읽으면서 과연 언제 이런 곳을 가보나 ,과연 가 볼수나 있나 하고
공상의 날개를 펴곤 했었는데 말입니다.2010년 계획한 대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볼 가능성이 있는 도판에는
v표시를 따로 해놓기도 했습니다.상당한 분량의 표시를 하다보니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시간가는 줄 몰랐고
결국 마지막까지 다 표시하기도 전에 내려야 했네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돌이라서 오히려 더 시선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남부여행을 제안해준 덕분에 제 인생의 더할 나위없이 귀한 추억을 안겨준 자전거님입니다.
물론 이 여행이전에도 여러가지 자극으로 제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사람이기도 하지요.
오늘 음악회에서 사진 이야기를 하다가 자전거님이 모델로 나온 사진 올려도 되지요?
여행에서 본 모습이 너무 다양하고 활기있어서 한 장 쓰고 싶다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경기장을 나와서 극장쪽으로 갔습니다.

극장의 내부는 많이 허물어져 있더군요,그래서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하는 자리이기도 했지요.
무슨 공연을 했을까? 그리스 비극이 주를 이루었을까? 아니면 로마시대의 작품을 올렸을까?
아를 사람들은 그리스 비극이나 희극에 대해서 사전 지식이 있었을까? 그들도 이 곳에 와서 함께 즐겼을까?


이 곳에 오니 대학원 첫 학기에 막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부임했던 젊은 여교수가 그리스비극을
강의했던 기억이 나더군요.그 때 그리스비극을 배우면서 그들의 세계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만약 지금 그런 강의를 듣거나 비극을 공부하면 훨씬 다른 기분으로 읽고 이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그래서 수유공간너머의 월요 세미나에 갔을 때 목요일에 그리스 비극을 읽고 있는
안티고네 (아이디)에게 물었습니다.혹시 다시 그리스 비극을 공부하게 되는 기회가 없는가
만약 그런 기회가 있다면 자본세미나가 끝나고 나서 월요일 밤에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그랬더니 아직은 목요일이외에는 계획이 없지만 기억하고 있겠노라고 합니다.




극장을 나서서 주차장으로 가려던 중 원래 처음 들어왔던 공원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공원에서 바라본 극장의 모습입니다.

아마 다시 이 곳을 찾을 일은 없겠지만 마음속에 각인된 인상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그리스 비극을 꼼꼼히 읽게 되거나 무대에서 다시 만날 일이 있으면 이 극장도 역시 오버랩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