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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목요일 오후,모네를 보다

| 조회수 : 2,107 | 추천수 : 227
작성일 : 2009-10-22 16:10:15

목요일,이번 수업은 집에서 피카소를 보기로 한 날

원래는 sruviving picasso란 영화까지 함께 보려 했으나  디브이디를 구하지 못해서

대신 빌린 영화가 나폴레옹의 연인입니다.

집안 정리를 조금 한 다음 어제 빌려서 다 못 본 피아노의 숲을 먼저 보았습니다.혼자서 사람들이

오기 전 시간을 이용해서요.

이 에니메이션을 컴퓨터상으로 한 번 본 것인데 철학강의 시간에 고병권 선생이 니체를 강의하면서

이 작품과 페르세폴리스를 인용하는 바람에 혹해서 다시 보니 정말 새롭더군요.

피아노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혹은 음악이라면 여성적인 세계라고 생각해서 관심을 덜 갖는 아이들

누구라도 함께 보면서 이야기가 넘칠 수 있는 좋은 에니메이션이랍니다.

아직 다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벨소리가 들리고,

10시에서 거의 3시까지 오프닝으로는 제가 함께 보고 싶어서 골라놓은 음악 디브이디

pioano extravaganza (이것은 스위스에서 매년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이 10주년을 맞아서

축하공연을 한 것인데요,우선 아르헤리치와 키신의 이중주로 모짜르트를 ,그리고 4명의 피아니스트가

함께 한 스메타나,birthhday orchestra가 급조되어 생일축하노래를 여러가지 버전으로 연주하는 팀

이렇게 3공연으로 일단락을 지었습니다.

그렇지 않고 끝까지 가면 무엇을 위해서 모였나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라서요.




살림에 서투른 제가 집을 공개하기로 한 결정을 하고나서 사실은 조금 후회도 했습니다.

한 두번이 아니고 미술시간에 동영상을 보기로 하고 여러 번 모여야 하는데

그때마다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어서요.

그런데 그것은 기우였습니다.오히려 즐거운 수업이 가능해서 차라리

오전수업은 마루에 편하게 펼쳤다 접었다 할 수 있는 책상을 마련해서 집에서 모이면

공부만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이나 영상도 함께 누릴 수 있어서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만큼

공적인 공간에서와는 다른 자유로움이 오고가네요.



생일축하곡을 각자 자신의 생일에 받은 선물로 생각하기로 하고 박수로 마무리한다음

피카소를 보았습니다.

BBC의 다큐멘터리를 함께 본 것이 지금까지 터너,반고흐,피카소 이렇게 3번인데 각자가 좋아하는 것이

달라서 재미있기도 하고,보는동안의 사람들의 반응도 각각이어서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가

그 사람을 드러내는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한 시간이기도 했지요.




점심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다음 주 수요일 임순례감독을 초청해서 고양 어울림누리에서 진행하는

영화이야기,일산의 올레길이 생겼으니 그 곳을 함께 걸으러 가자는 이야기

새로 시작하는 철학수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여기저기서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그러자 한 멤버가 말을 하더군요.갑자기 할 일이 너무 많이 늘어나서 정신이 없다고요.

멀미가 날 수도 있겠구나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를 만들면 되는 일인데

그것이 참 어려운 일이지,라는 생각도 들고요.



먼저 일어나야 하는 사람들을 보내고 남은 사람들끼리 나폴레옹의 연인이란 영화를 보았는데요

사실 그 영화의 제목은 나폴레옹과 나입니다.그런데 그런 제목으로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힘이 적겠지요?

엘바 섬에 사는 한 젊은이가 나폴레옹을 증오하여 죽이려고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그의 비서가 되어

애증이 교차하는 이야기,결국 죽이지 못한 채 나폴레옹은 그 섬을 탈출하고 100일천하를 거친 다음

세인트 헬레나로 유배를 가지요.일상으로 돌아와서 결혼도 하고 잘 살던 그가 다시 떨치고 일어나

헬레나 섬으로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떠났으나 이미 나폴레옹은 그 곳에서 수명을 다했다는

간단한 이야기속에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희극과 페이소스를 잘 버무리고 거기에 맞춘 음악도 인상적인 영화

마침 지난주에 역사시간에 읽은 기록과 내일 강남 역사모임에서 읽을 부분이 연결되어

복습과 예습이 동시에 진행되기도 했고,함께 영화보는 사람들의 신나는 반응도 흥미로워서

혼자 보는 영화와는 사뭇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네요.



사람들이 다 돌아가고 나서 마치 하루를 다 산 것처럼 피로가 몰려오네요.기분좋은 피로가

키신의 피아노를 틀어놓고 한 숨 자고 나니 개운해진 몸으로 모네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가 니스근처의 앙티브를 그린 그림들을



이번 겨울여행에서 프랑스 남부를 5일간,차로 (물론 저는 운전을 못하므로 평생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여행지인데 우연히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아서 운전이 가능한 두 사람,그리고 지금 파리에 있는

보람이랑 이렇게 4명이서 여행이 가능하게 되어서요.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혼자 놀라워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여행하는 중에 앙티브에도 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네의 그림속에 등장하는 앙티브를 꺼내서 보고 싶어졌답니다.갑자기



겨울이 아닌 계절에 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그렇게 입맛대로 할 수 없으니

갈 수 있는 시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면 되겠지요?

오늘 나온 이야기중에서 가장 건설적인 것,그리고 실현시켜 보도록 노력하고 싶은 것은

일산에도 수유공간너머의 지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한 번 이야기가 나오면 아무래도 힘을 얻어서 어떤 형태로든 모임이 가능해지겠지요?

혼자서 꾸는 것은 꿈이지만 여럿이서 꾸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말이 갖는 힘을 실감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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