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캘리님과 헤어지고 교보문고에 도착할 즈음의 하늘입니다.
여기서 음반구경이랑 새로 나온 책 잠깐만 보고 ,그리고는 덕수궁에 배병우의 소나무전 보러 가야지
그것이 원래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곳에 한 번 가면 늘 생각대로 되지 않더군요.
새롭게 눈길을 끄는 책들도 그렇고,새로 나온 음반을 헤드폰 끼고 들어보는 시간도
워낙 마술같아서(피로에 절어서 그 곳에 가도 음악을 듣다보면 저절로 피로가 풀려서
몸이 새로와지는 기분을 느끼는 적이 많아서요) 일단 그 안에 들어가면 그 다음의 시간표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전설의 큐레이터 ,예술가를 말하다
그 책이 금요일에 가장 눈길을 끈 책이었습니다.주문해서 오늘 받았으니 내용은 아직 모르지만
잠깐 본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서요.

11월9일부터 16주간에 걸쳐 공부하게 될 마르크스의 자본입니다.
책을 조금 더 신경써서 만들었더라면 손에 잡고 읽는 즐거움이 있으련만 하는 아쉬움이 있는
제본이더라고요.
마르크스,다윈,그리고 프로이트,
20세기를 바꾼 삼인방으로 일컫어지는 그들의 글을 인용으로 너무 많이 읽다보니
이것은 아니지 않나,제대로 원본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긴 것이라서 덥썩 물었지만 과연 그 길이 제게 무엇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래도 미지수라는 것이 가능성이 많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그것이 현대철학을 읽고 나서의
마음변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본론의 원문을 읽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자신을 갖게 해 준 또 한권의 비밀병기가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란 조금 자극적인 제목의 이 책 덕분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자본론이란 책 이름에 대한 많은 오해중에 운동권을 위한 책이 아닌가,그러니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무엇이랴 하고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그러니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책이란 것을 이야기하더군요.
저자를 따라가면서 읽다보니 이 정도로 쉽게 글을 써서 길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책을 대강 보고 나서,음반점에 갔더니 새로 나온 음반,디브이디들이 많습니다만
그래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말이 먼저,음악이 먼저였습니다.
FM라디오의 진행을 맡아보고 있는 정준호가 같은 이름의 책을 먼저 출간한 다음,그 책에서 언급한 음악과
다른 책에서 언급한 음악중에서 37곡을 골라서 세 장의 음반에 수록한 것인데요
바흐의 마태수난곡에서 시작하여 힌데미트의 우주와의 조화에 이르기까지 이미 알고 있거나 전혀 모르는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저는 물론 모르던 음악을 들으보고 싶은 마음에 고른 것인데요
3장의 음반을 1장값으로 판매하고 있어서 더 마음이 움직였지요.
이 음반을 여러 날 계속 듣고 있는데 하나도 질리지 않아서 신기해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누군가에게 선물할 일이 있는데 망서린다면 이 음반도 좋겠다,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음반이기도 합니다.
밖으로 나오니 이미 어둑어둑합니다.이미 덕수궁은 물건너갔지만
역시 광화문주변은 선택의 여지가 많아서 그렇다면 영화 한 편 보고 집으로 갈 수 있는 시간
흥국생명앞의 조각은 그 날도 역시 망치질을 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