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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 - 착한 윌 헌팅

| 조회수 : 1,454 | 추천수 : 106
작성일 : 2009-10-13 12:54:11


Elliot Smith - Miss Misery(OST, "Good Will Hunting")


[착한 윌 헌팅 - Good Will Hunting]


제작 로렌스 벤더 / 감독 구스 반 산트 / 각본 맷 데이먼 & 벤 애플렉 / 음악 대니 엘프먼 / 출연 맷 데이먼, 로빈 윌리엄스, 벤 애플렉, 미니 드라이버, 스텔란 스칼스가드


미국의 명문대학교중 하나인 MIT의 어느 건물 복도엔 어려운 수학문제를 출제해서 누구든 풀 자신이 있는 사람은 도전해서 풀 수 있도록 한 복도가 있습니다.
어느날 램보 교수는 2년간에 걸쳐 풀어낸 문제라며 그 복도에 문제를 게시했고 그 문제는 풀렸는데 그는 놀랍게도 학생이 아니라 대학의 청소부인 윌 헌팅(맷 대이먼)이었습니다.
그의 천재성을 안타깝게 여긴 램보 교수는 그가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난 탓에 방어 본능이 지나쳐 곧잘 사고를 치기 때문에 그의 보호 감호 조건으로 그를 정신치료 차원에서 대학 동창이며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 교수에게 상담 치료를 받게하며 자신과 함께 수학을 연구하게 합니다.
그러는 동안 숀은 윌의 마음을 열게하며 그가 여자와 사랑에 빠질수도 있을 만큼 그의 마음에 인생의 참다운 가치를 심어주게되고 윌은 숀이 과거의 사랑의 상처, 즉 사랑하던 아내와 사별 후 새로운 인생을 포기한 숀에게 "또 다른 기회"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그 동기를 갖게합니다.
결국 윌은 하버드 의대의 수재 여학생인 스카일라(미니 드라이버)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자신을 발견하고 그녀의 충고대로 다른 모험을 시작하게 되며, 그전에 숀과 우정을 쌓고 램보 교수의 헌신적인 사랑과 관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등 화해의 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 영화는 잘 만든 상업 영화의 길을 충실히 걷고 있으며 위트와 재기발랄함이 넘치는 대사, 마지막엔 숀이 윌의 마음을 열 때 사나이의 진실이 굵은 눈물이 되어 뜨겁게 표출되며 고요하게 지켜보던 관객들의 마음에 진지한 감동과 가슴 저미는 전율마저 느끼게 합니다.
맷 데이먼과 밴 에플렉, 당시만해도 헐리웃에서는 갑자기 등장한 겁없는 애송이들...이란 시각이 일부에서는 있었던 것 같지만 그 이전, 그들의 연극계에서의 탄탄한 경력이 알려지게 되면서 결코 하늘에서 떨어진 우연이 아닌, 그들이 갖고 있던 특별한 재능에 부단한 노력이 가미된 땀과 열정의 결실이었음을 인정받게 되고 이 작품 이후로 맷 데이먼도, 밴 에플렉도 20세기말~21세기초 사이에 그들 최고의 전성기를 유감없이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뻔한 결말, 상투적인 해피엔딩의 노선, 그리고 너무 잘 꾸며 놓은 갖가지 극적 장치들...
이런 요소가 제게는 이 영화를 부담없이 한번 보고 그걸로 잊기에 딱 좋은 그저 그런 영화로 남게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는 매우 착한 영화, 치열한 삶의 현실에서 가끔씩은 마음 속에 흐뭇한 미소를 떠올리고 싶거나 잔잔하게 떨리는 감동을 억지로라도 얻고 싶을 때 제일 생각나게 하는, 매우 독특한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스 반 산트"라는 이름을 기억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리버 피닉스의 매력이 유감없이 발산된 "아이다호"와 "투 다이 포" 정도를 말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이 "굿 윌 헌팅"에서는 전작에서 보여준 노련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많이 무디어진 느낌은 결코 지울 수 없습니다.

반면에 음악 만큼은 이 영화가 결코 그냥 잊기엔 어딘지 아쉬움을 주는 그런 작품으로 남게 합니다.
역시 대니 엘프먼...
이런 감탄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그 감동적인 절대 감각!
아마도 그처럼 특이한 음악세계를 쌓은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그가 "베트맨"이나 "크리스마스의 악몽", 혹은 "아담스 패밀리"에서 들려줬던 음울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정감있게 들려주던 음악은 대니만이 할 수 있다는 인상을 팬들에게 강렬히 각인시켰는데 이 영화에서 들려주는 또 다른 면모는 그가 적어도 "음악 감독"이라는 확실한 프로페셔널이라는 인상을 남깁니다.
여기선 오리지널 스코어보다 나름대로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과 음악성이 돋보이는 뛰어난 가수들의 곡을 많이 선곡했는데 그중에서 백미라고 할만한 뛰어난 선곡은 바로 지난 2003년 10월 22일에 자살로 삶을 마감한 엘리엇 스미스의 걸작들일 것입니다.
엘리엇 스미스의 음악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어떤이는 포크록이라 하기도 하고 또 어떤이는 모던 록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제게는 정형화된 쟝르에 국한시킬 수 없는 그냥 엘리엇 스미스 음악으로만 기억됩니다.
어커스틱 기타의 맑은 소리만큼이나 그의 음성과 음악속에 살아숨쉬는 현재성 넘치는 감정등...
그렇게 짧게 생을 마치기엔 너무 아까운 뮤지션이었습니다.
1997년 이 영화로 아카데미 주제가 상을 받은 "Miss Misery"는 그런 천재의 짧은 삶을 애도하듯 지금도 가끔씩 듣노라면...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 저 자신을 문득 발견하곤 합니다.
영화의 분위기가 밝고 희망에 넘치기 때문에 그 음악 역시 내용을 충실히 반영할 뿐만 아니라 이 음악이 아니었다면 무척이나 바보같은 영화가 되었을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군요.
음악은 특히 수학과 화학의 천재 "윌"과 하버드 의대의 수재 "스카일라"의 사랑과 함께 나오던 그 아름답고 감성적인 어커스틱 사운드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과연 아카데미가 나눠먹기의 온상이자 미국 보수우파의 바보놀음이긴 하지만 이런 감각적인 선택은 칭찬해줄만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영화사적인 면에서 본다면 그저 평범한 영화입니다.
나름대로 장점이 많긴 하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강하게 남거나 누구한테 한번쯤 보라고 권할만한 영화도 못되고 그리 나쁘지만도 않기에 굳이 못보게 막을만한 영화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반면, 대책없는 해피엔딩이 좀... 주책맞아 보이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오는 엘리엇 스미스의 그 세련되고 아름다운 음악만큼은... 그 음악만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도록 위대하고 영화의 장면과 함께 잘 어울리는 명작이기도 합니다.

한가지 좀 웃기는 기억이 있습니다.
벌써 10년도 더 전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때 영화가 다 끝나고 나오는데 내 뒤에서 어떤 남자 목소리...

"야..근데..여자 주인공이 왜 그렇게 못생겼냐..."

히로인 미니 드라이버는 사실 그리 예쁜 얼굴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계속 보노라면 그 지성과 그 영혼속에서 빛을 발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은 정말 인정해줄만 합니다.

아마...많은 시간에 걸쳐...
바비 인형같은 멍청한 금발에 파란눈에 오똑한 코에 하얀 피부만이 미인이라고...
알게 모르게 강요당해온 세뇌속에 스스로 함락된 줄도 모르는 그 바보같은 남자들의 멍청함이란~!!!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최혜경
    '09.10.14 3:11 AM

    영화와 음악에 관한 회색인님의 지식에 전 영화보다 음악보다 회색인님이 더 궁금해 지네요
    늘 감사하게 잘 보고 있습니다

  • 2. 회색인
    '09.10.14 11:49 AM

    최혜경님,
    잘 보셨다니 다행이군요...저도 감사드립니다.

  • 3. 수늬
    '09.10.17 3:44 PM

    구스 반 산트 영화 좋아하는데요 이 영화는 어쩌다 못보았네요...
    비디비 빌리러 가봐야겠어요...
    음악때문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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