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금요일,정독도서관에서 반룬의 예술사 이야기를 읽는 날입니다.
아니,그 책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냐고요?
한 줄 한 줄 읽어가면서 사이사이에 수다도 떨고 그 안에서 소개되는 이야기에 따른
각자가 알고 있는 이야기,아니 그것과 다르지 않은가,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그 곳에 가보니 정말 실감이 나더라는 이야기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행되는 수업이라 진도는 어때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어제는 발제자 아템포님이 워낙 준비를 많이 해오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을 뿐 아니라
그녀가 공부하고 있는 분당 도서관에서 만난 90세 할아버지 이야기,88세의 전직 교장선생님이
아직도 여행을 멀리까지 다니시는데 다녀오고 나면 그 이야기를 계속 하는 바람에
주변 사람이 곤란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에 우리들끼리 한 말이 바로 그러니 관심없는 가족에게 이야기를 계속 걸어서 서로
피곤할 것이 아니라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동호회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 아닐까
사이버세계가 우리에게 열어준 것도 바로 이런 관심의 확장이 아닐까 하는 말까지 하게 되었지요.
그 사이에 cutepond님이 고병권의 니체강의가 너무 좋았노라고,그러니 그의 강의를 인터넷에서
들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내놓아서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다 정말 그렇다,그 시간에
니체 이야기가 아닌듯하면서 결국은 니체로 돌아가는,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놓은 강사의 강의가
좋았다,강의를 들어보자 즉석에서 의견이 통일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그 동안 베트남에 가 있느라 오랫동안 참석하지 못했던 정각심님도 함께 한 자리였습니다.
그녀의 아이디에서 풍기는 이미지대로 같은 연배인그녀를 처음 본 순간
조용하면서도 에너지가 있는 기품있는 여성이로구나,앞으로 배울 점이 참 많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첫인상 그대로인 사람이라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사람중의 한 명이기도 하지요.
새로 일을 시작해서 바쁜 cutepond님만 먼저 출발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먹쉬고나에 갔습니다.
상호명이 정말 독특하다고 생각한 곳이기도 한데 떡볶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도
정독도서관에 가는 날이면 입맛을 다시게 하는 곳인데,문제는 조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사이에 카메라 들고 주변을 돌았습니다.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마치 비밀의 공간처럼 숨어있는 곳이 있네요.
대문의 역할을 하는 곳에 이렇게 조금만 신경을 써도 한 번 더 바라보게 만드는 공간이 되는 것이로구나
감탄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공간의 숨겨진 특성에 주목한 사람은 저 혼자만은 아닌 모양이라,히든 스페이스란 제목의
갤러리 카페가 있더군요.
안으로 들어가면 무슨 공간을 만나게 될까 궁금해지는,그래도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공간입니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요.혼자 가는 날,읽고 싶은 책을 한 권 들고 가서 그 공간과 친해지고
싶은 그런 곳이었지요.
서울이 삭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제겐 서울은 늘 설레는 마음으로 나들이를 기다리게 되는
곳이랍니다.
이번에 나가면 무엇과 새롭게 만날까하고요.
조금 더 올라가보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하겠지요?
내려가서 떡볶이를 먹으면서 계속된 맛있는 수다,역시 스터디의 매력은 수업자체만이 아니라
after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 날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