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먹쉬고나에서의 맛난 수다를 끝내고 각자 헤어져서 갈 길을 갔지요.
저는 캘리님이랑 산노을님 이렇게 셋이서 우선 이화익갤러리에 가서
상설전시전을 보았는데요,상설전시전이라고 아래층에만 전시를 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어린아이의 얼굴 하나를 잊기 어렵네요,지금도 생각나는,분명 어린이인데
마치 세상의 근심을 다 짊어지고 있는 듯한 그런 표정이라서요.
그 전시장을 떠나서 산노을님은 수업을 하러 떠나고,켈리님과 둘이서 학고재와 국제 갤러리에
갔습니다.
학고재에서는 이름도 기억하기 어려운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언제 가도 실망하지 않을 전시를 꾸리는 공간이 정독도서관 가까이에 둘이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더구나 요즘은 거의 입장료도 없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지만
나올 때는 늘 놀라운 마음으로 조금은 달라진 존재가 되어 그 곳을 나오게 됩니다.
캔버스에만 만족하기 어려웠던 것일까요?
화가는 켄버스에도 재료를 덧붙이기도 하고,재료에 채색을 해서 새로운 분위기를 창출하기도 하고
조각따로,아니면 캔버스는 캔버스대로 조각은 조각대로 만들어서 그것을 한 공간에 배치하기도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창조한 공간에 초대를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림을 혼자 보는 것은 혼자 보는 것대로 둘이서 혹은 셋이서 보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지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소리내어 말하고 그것에 대해서 상대방의 생각을 듣기도 하고
아니면 상대가 말하는 내용에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이야기하거나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그래서 서울나들이는 늘 설레는 시간이 되는 것이겠지요?
옥상에 올라가서 만난 작품은 작품자체만이 아니라 그것이 세워진 공간이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국제갤러리의 전시까지 마저 본 다음,캘리님은 집으로 ,저는 교보문고로 가느라 헤어진 지점에서
하늘의 구름이 눈길을 끌어서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바라본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