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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정독도서관 가는 길에

| 조회수 : 2,180 | 추천수 : 198
작성일 : 2009-09-15 23:53:37

화요일,철학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카메라를 챙기고,주엽역에 도착해서 딸에게 보내는 송금문제를 해결한 다음

지하철속에서 한참 mp3로 음악을 들었습니다.음악을 전공하려고 하는 남학생이 mp3에 한꺼번에 넣어준

음악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못 들어본 곡이 상당히 남았거든요. 새로운 곡을 듣다가 어느 정도 몸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오자 철학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었지요.철학책을 마치 소설읽듯이 즐길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곤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정말 신기한 마음으로 줄을 그으면서 읽고 있는데

뭔가 따끔한 시선이 느껴져 돌아보니 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더군요.

귀에는 mp3를 꼽고 색연필을 들고 줄을 긋고 여백에 뭐라고 적어놓고 있는 사람이 대학생이 아니라

그러기엔 너무 나이든 아줌마라 낯선 광경이었을까요?

아,이런것도 바로 차별적인 시선이 아닌가? 푸코와 들뢰즈를 읽고 있는 요즘 바로 그런 생각이 들어서

혼자 웃음이 나오더군요.

안국역에 내렸는데 안국문고가 텅비어버렸네요.그 옆의 파리바게트는 그대로 있는데,

아침부터 마음이 이상합니다,더 큰 서점이 가까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지하철을 오가는 사람들은 마음이 바빠서 그 서점을 이용하는 일이 어려웠을까?

기실 저도 한 번도 안국문고에서 책을 사 본적이 없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서 공연히 울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상으로 올라와서 걸어가다보니 헌법재판소 앞에 아직은 문이 닫힌 차집의 풍경이 눈에 들어와서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헌번재판소라니,헌법을 재판한다는 말이 한국어 어법에 맞는 것일까,도대체 이 곳은 뭐하는 곳일꼬

아침부터 서점일로 마음속이 꼬여서 그런지 공연히 헌법재판소란 말에도 마음속으로 시비를 걸면서

걸어가고 있는 제 모습이 보여서 이상하더군요.

마음이란 얼마나 제멋대로 움직이는 생물인가 싶기도 하고요.



closed와 welcome의 위치를 달리 잡아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유리창에 비친 맞은 편의 풍경이 달라보이는 것이 재미있어서 가능하면 프레임안으로 기분좋은 장면이

비치길 기다렸지만 그러다간 수업에 늦겠지요?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09.9.15 11:57 PM

    도서관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철학모임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모임에 뽑혔다고요,그래서 강사비를 지원받게 되어

    10월 1째주 화요일 11시에서 12시 30분까지 수유 공간너머의 고병권씨의 니체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누구라도 참석할 수 있으니 니체가 궁금한 사람들,혹은 everymonth의 멤버들이

    모여서 읽는다는 철학책,그것이 도대체 무엇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궁금한 사람들은

    그 날 강의에서 만날까요?

    조금 더 자세한 사항은 artmania님의 공고가 올라오면 이 곳에도 공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2. wrtour
    '09.9.16 12:20 AM

    참새가 방앗간을 지날수가 없군요.ㅎㅎ
    왜냐구요?

    말슴하신 그곳이 한때 저의 하숙집이였거든요.
    청춘 시절 하숙집이 지니는 그 엄청난 의미들!~~이해하시죠??
    지방서 고교를 마치고 첫 하숙집이 가회동이였거든요.
    감사원 바로 아래로 그 하숙집 일대 지금은 고급빌라로 변했지만요.
    첫 데이트도 윗 삼청공원서였고~
    삼청공원서 데이트는 덕수궁돌담길과 반대로 헤어지지 않는다 던데 나는 반대~~
    이후 몇년 더 살았는데 시험기간이면 꼭 전경기고 자리 정독도서관을.
    하숙집 길 앞으로 사우디대사관이 있고 그길 따라 내려오면 지금은 사라진 한국병원 있고요.
    언젠가 보니 맞은편에 헌법재판소가 들어섰더군요.
    더 내려와 운영궁 앞길 따라 낙원상가 허리우드에서 영화도 보고.
    더 내려와 종로 관철동 학사주점과 르네상스는 자주~

    근데 정독도서관서 지대로 사기를 당했네요.
    벤치서 커피 마시고 있는데 인근 성균관대 츄리닝 입은 제 또래가 다가오더군요.
    그리 알게 되었고 몇일 후 하숙집까지 초대, 밥도 먹고했는데 어느날 집에 와보니 하숙비 봉투가 없어 졌더라구요.
    알고보니 그 녀석이 와서 가져갔다는~~-_-
    그리고 영영 행방불명~~성균관대 다닌다는 것도 뻥이였고~~

    며칠전엔 정독독서실 아래 북촌 칼국수 먹었네요.
    그리고 저와 비슷하네요.
    저도 전철서 책보면 연필로 줄치며 읽거든요~~ㅋㅋ

  • 3. 회색인
    '09.9.16 12:58 AM

    저도 자주 다니던 길에 서점이 하나 둘씩 없어지는 걸 보며 공연히 마음이 울적한적 있었는데요...
    심히 공감이 갑니다.

    서점은 사라지고 모텔은 늘어나고...
    조용한 찻집도 사라지고 왁자한 술집도 늘어나고...
    헌재에는 꼬장꼬장한 꼰대들 여전히 요지부동이고...
    과연 자식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줘도 되는지...

  • 4. hisosan
    '09.9.16 8:45 AM

    어제 점심 때 잠깐 광화문 언니네 들르면서 선생님 생각했는데요. 후문에서 마을버스 타고 안국역에 내리면서 선생님도 오늘 이 길로 가셨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얼마 전에는 선생님께서 의아해하신 그 헌법재판소 앞에서 미디어악법 무효? 일인시위 중인 천정배의원을 보았지요... 제가 있는 방이 햇빛도 안드는 방이어서 그런 지 어제 낮에 잠깐 나와보니 정말 새 세상처럼 좋더라고요.. 가끔 점심 때만이라도 나와봐야지 그런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시월 첫째주에 저도 가고 싶네요. 요즘 놀이와 예술 살짝 건드리는 중인데...... 그동안 철학, 미학 공부좀 열심히 했으면 덜 힘들텐데 하고 있었답니다... 청하출판사에서 나온 니체 전집 사고 스터디하자고 하다가 도덕의 계본가 읽다가 그만두었던 그 친구들도 그립고.... 가을이어서일까요?

  • 5. 비아
    '09.9.16 8:45 AM

    헌법재판소...
    저의 모교랍니다....예전에 창덕여고.....
    아침부터 아련한 그시절이 되어봅니다....

  • 6. 쫀마리
    '09.9.16 8:35 PM

    추억이 서린 정독도서관,,우동,,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던 작은 대기실..
    그 당시 서계동에 있던 양정고 남학생 셋이 대기실에서
    얼마나 웃긴 얘기들을 하던지..친구들과 듣고 웃다가
    잠깐 말을 섞었던 기억도..ㅎㅎ
    저는 풍문여고 다녔답니다.^^ 벌써 26년전 이야기예요..ㅎㅎ

  • 7. intotheself
    '09.9.16 11:47 PM

    많은 분들이 정독도서관과의 인연이 깊군요.

    저는 서울사람이 아니라서 한 2년동안의 인연인데요,그래도 세월이 흐르니

    그 곳에 오고 가는 길에 추억이 생기는 느낌입니다.

    그러니 시간이란 참 중요한 요소인 셈이지요? 우리들 각자의 삶에서

  • 8. 스칼렛
    '09.9.18 8:59 PM

    동대문에 있던 동덕여고..지금은 서초동으로 옮기고 그자리엔 아파트가..ㅠㅠ 백년넘은 본관건물을 그대로 부순건 아닌지 마음아프네요..제가 여중.고를 보낸 교정이라서 1년전에 한번 가보고 충격받고 다시는 그근처에 안갑니다.졸업한지 28년이 넘었어요.
    시험기간이나 방학중에는 친구들과 정독에서 떡라면 사먹으며 공부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동덕여중때 친구중에 풍문여고에 다니는 친구들도 정독에서 만나곤 했죠.
    어제 지도 하나 달랑 들고 북촌을 헤메다(제가 서울에서 태어났어도 잘모름) 박지만이 다녔다던 그유명한 중앙고까지 구경했네요.외사촌 오빠들이 중앙고출신 주위가 온통 한옥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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