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철학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카메라를 챙기고,주엽역에 도착해서 딸에게 보내는 송금문제를 해결한 다음
지하철속에서 한참 mp3로 음악을 들었습니다.음악을 전공하려고 하는 남학생이 mp3에 한꺼번에 넣어준
음악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못 들어본 곡이 상당히 남았거든요. 새로운 곡을 듣다가 어느 정도 몸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오자 철학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었지요.철학책을 마치 소설읽듯이 즐길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곤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정말 신기한 마음으로 줄을 그으면서 읽고 있는데
뭔가 따끔한 시선이 느껴져 돌아보니 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더군요.
귀에는 mp3를 꼽고 색연필을 들고 줄을 긋고 여백에 뭐라고 적어놓고 있는 사람이 대학생이 아니라
그러기엔 너무 나이든 아줌마라 낯선 광경이었을까요?
아,이런것도 바로 차별적인 시선이 아닌가? 푸코와 들뢰즈를 읽고 있는 요즘 바로 그런 생각이 들어서
혼자 웃음이 나오더군요.
안국역에 내렸는데 안국문고가 텅비어버렸네요.그 옆의 파리바게트는 그대로 있는데,
아침부터 마음이 이상합니다,더 큰 서점이 가까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지하철을 오가는 사람들은 마음이 바빠서 그 서점을 이용하는 일이 어려웠을까?
기실 저도 한 번도 안국문고에서 책을 사 본적이 없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서 공연히 울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상으로 올라와서 걸어가다보니 헌법재판소 앞에 아직은 문이 닫힌 차집의 풍경이 눈에 들어와서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헌번재판소라니,헌법을 재판한다는 말이 한국어 어법에 맞는 것일까,도대체 이 곳은 뭐하는 곳일꼬
아침부터 서점일로 마음속이 꼬여서 그런지 공연히 헌법재판소란 말에도 마음속으로 시비를 걸면서
걸어가고 있는 제 모습이 보여서 이상하더군요.
마음이란 얼마나 제멋대로 움직이는 생물인가 싶기도 하고요.
closed와 welcome의 위치를 달리 잡아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유리창에 비친 맞은 편의 풍경이 달라보이는 것이 재미있어서 가능하면 프레임안으로 기분좋은 장면이
비치길 기다렸지만 그러다간 수업에 늦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