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아주 오래전 철학,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란 책으로 철학스터디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올려놓았지요.누구라도 철학책 읽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함께 해도 좋다고 권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시작한 모임이 다음 화요일이면 그 책읽기가 얼추 끝나게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시간의 예습을 하느라 오늘 아침,마루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데 참 감개무량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철학책,무수히 사서 칸트나 헤겔까지 읽다보면 아니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분명 한국어인데도 당최 이해가 어려워서 정말 머리에 쥐가 나는 기분이 들었고 마치 나란 사람은
제대로 학교 문턱에도 못 가본 기분이 들기도 한 것이 바로 철학책읽기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그렇다면 혼자 끙끙거릴 것이 아니라 역시 스터디를 하는 수밖엔 없다고 마음을
고쳐먹고,대학에서는 철학을 대학원에서는 미술사를 공부한 아트마니아님을 설득했지요.함께 철학 스터디를
하자고.그렇게해서 시작한 모임을 통해서 이제는 익숙해진 이름들이 참 많네요.
특히 구조주의 이후의 철학자들,늘 이름만 알고 실체는 알 수 없었던 철학자들과 눈도장을 찍고
한 권 두 권 읽다보니 어라,이렇게 연결되는 것이로구나,그런데 나는 누구의 이론에 더 끌리는 것일까
그래서 더 뒤적이다보면서 내가 보이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 청소부를 꺼내들고 오늘 하루 종일 시간이 나는대로 보조자료로 읽었는데요
얼마나 재미있게 읽히는지 저 자신도 깜짝 놀랐습니다.
푸코와 들뢰즈,그리고 알튀세르와 부르디외를 조금 더 읽어보고 싶다고 메모를 해 놓기도 했습니다.

영화속에서 철학을 읽어내는 이 책,만약 철학이 어렵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접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트루먼 쇼라는 영화에서 들뢰즈의 유목민 개념을 ,집으로에서 라캉의 아버지의 이름을
디 아더스에서 푸코의 에피스테메의 계보학을 친절한 금자씨에서 들뢰즈의 기계되기를
이런 식으로 영화속에서 철학을 끌어내는 솜씨가 대단해서 (그것도 쉬운 글로) 다시 읽어도 그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글들이 가득하거든요.

철학 책을 읽는 동안 도움을 많이 받은 책중의 한 권이 바로 이 책입니다.
말 그대로 어려운 개념을 그림으로 간단하게 설명을 해서 이해를 돕는 책인데,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참고서처럼 읽으니 도움이 되더군요.

현대사상을 검색하다가 만난 이 책,역사를 좋아하는 중고등학생이라면 읽을 만한 책인데요
세계사를 배우면서 함께 읽어나가도 좋은 책이기도 합니다.저자는 역사와 철학을 연관지으면서
서양사만이 아니라 동양사,한국사에서의 중요한 논점도 연결해서 소개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사상사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큰 틀만 제시하기 때문에 디테일이 부족해서
처음 입문하기엔 좋지만 그것으로 철학사 전부를 알기는 부족하니 ,어른들이라면 도서관에서 빌려서 본 다음
좀 더 본격적으로 철학사의 논의를 읽을 수 있는 책을 구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겠지요?

오래 전 코엑스에서 책박람회가 열렸을 때 가서 한꺼번에 구한 책중에 들어있던 책인데요,그동안
드문 드문 찾아서 읽다가 이번에 제대로 만나게 된 책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철학을 맛보게 하려는 책이지만 역시 제게도 즐거운 책읽기가 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조금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청소년책-요즘의 청소년 도서는 내용도 좋고 편집도 신경을
써서 정말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책들이 너무 많거든요_부터 시작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랍니다.
화요일에 만나서 다음에는 무슨 책을 읽을까 정하기로 했는데 ,그 책을 새로 읽게 되는 시점에서
나도 철학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 하시면 좋겠지요?
스터디가 정말 힘이 세다는 것을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