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vane, Op.50 - Composed by Gabriel-Urbain Faure
그동안 집근처 동네를 다니며 길가에, 혹은 어느 담장 아래, 공원 등에 피어있는 꽃들을 하나씩 찍어두었었습니다.

아파트 담장 아래... 한동안 몽오리져 있는 것도 있고 이렇게 만개한 것들도 있습니다.

길건너 공원에서... 사진으로 보기에도 그렇지만 크기 자체가 매우 크고 보기에 마치 감촉이 벨벳느낌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만져봤는데 역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꽃을 찍을 때는 햇빛이 비치는 방향과 꽃이 바라보는 방향을 같이 생각하다보니 여러각도에서 찍게 됩니다.

이런 측면샷까지... 확실히 접사촬영이라도 약간 옆으로 아웃포커싱 기분으로 찍어두는게 조금 더 분위기 있어 보입니다.

지난번에 포스팅 했던 호수공원에 있는...

그리고 무궁화, 호수공원에서 집으로 오는길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습니다.
예전에 MBC의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기적의 도서관, 그 도서관 벽을 따라 무리지어 피어있습니다.

동네에서 가까운 거리에 테니스 코트가 있는데 그 코트 철망을 따라 온갖 매연과 먼지를 다 뒤집어 쓰며 낮은 키로 피어 있습니다.

약 세종류의 꽃들인데 너무 낮게 피어있어 같은 눈높이로 찍으려면 참으로 어려운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코트 철망따라 피어있는 꽃들중 이게 제일 예뻤던 것 같고...

그 측면샷도 한 장...

그리고 큰 사거리 건너 야인시대 촬영장, 한동안 여기서 촬영이 없어 그런지 온갖 잡초가 무성한 가운데...

찬조출연 흰나비와...

덤으로 잠자리...
삭막한 도시환경이지만 그래도 꽃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그래서 자연이 소중한가 봅니다.
그런데,
정작 꽃을 찍으면서 그 꽃의 이름을 하나도 모르겠군요.
오직 무궁화, 딱 하나 알겠습니다.
늘상 지나다니는 길에 피어있는 꽃들, 다 제각기 이름이 있을 터인데...
그 꽃들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삭막한 풍경이었을지...
소녀시대 멤버 9명 이름은 알아도(아직 얼굴은 두세명 구분은 못할지언정..;;;) 정작 이런 꽃이름을 모르다니...
부끄럽습니다.
꽃을 찍기 위해서는 그 꽃과 같은 키로 낮아질 필요가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데 늘상 다니던 길이지만 그렇게 낮은 시선으로 보면 확실히 삶에 대해, 현재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에 대해 더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평소에 생각지 못했던 작은 것들에 대한 고마움 같은 것...
뭐 그런 것들이지요.
PS. 사진 사이즈는 전부 1600X1200사이즈고 콘트라스트 조정과 컬러보정을 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