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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그림으로 만나는 살로메

| 조회수 : 1,928 | 추천수 : 155
작성일 : 2009-08-04 12:07:17

아침 산책을 나갔다가 잠시 쉬면서 빌라도의 아내 거의 마지막 부분을 읽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다른 책들을 함께 읽느라 한 번에 확 읽지 못해서 덕분에 세세한 부분까지 눈여겨 볼 수 있게

되는 장점도 있으니 이런 방식도 좋은가,아니 소설에의 몰입을 조금은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안에서 목소리들끼리 대화가 한창이로군요.

집에 와서 기돈 크레머가 연주하는 바흐의 파르티타를 틀어놓고 뜨거운 커피 한 잔 타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당연히 손이 가는 것은 모로의 그림인데요,살로메 그림을 보러 들어왔다가 귀한 그림 한 점을 만났으니

우선 그 작품부터 보고 싶네요.



한국에서는 지오토라고도 조토라고도 번역이 되는 피렌체 화가인데요,그가 어린 시절 치마부에란 화가에게

발탁된 이야기,아마 이야기에 더 가까운 것이겠지만,가 전승되어 오고 있는데 그 장면을 그린 모양입니다.



유대총독으로 임명된 빌라도가 그 지역에 갔을때 유대인들이 서로 갈라져서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신을 믿고 있었다고 하더군요.그 당시 유대인의 왕 노릇을 한 사람이 헤롯 안티파스인데

그의 아내 헤로디아는 전 남편의 딸 살로메와 함께 궁전으로 왔다고요.

팜므 파탈하면 꼭 언급되는 그녀 (그런데 팜므 파탈이란 명칭을 누가 붙인 것인가,누구의 시각으로 그것을

볼 것인가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겠지요?)살로메가 연회에서 춤을 춘다면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들어주겠노라고 헤롯이 장담을 합니다.



많은 화가들이 살로메의 이야기를 화폭으로 옮겼지만 오늘 찾아보고 싶어진 화가는 구스타프 모로입니다.



그녀는 어머니의 귓속말로 이런 결정에 동의하지만 사실 그 전후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녀의 마음속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었는지 우리들은 알 턱이 없지요.다만 소설가들이나 화가들,아니면

작곡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야기들만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에게 오는 것인데

그것을 만날지 말지 정하는 것도 역시 우리의 몫입니다,그래도 가끔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만나게 되는 이야기들,그것이 우리를 뒤바꾸는 수도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예술은 일종의 기습이라고

가끔은 우리의 인생을 바꾸는 기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살로메에 한정해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감옥에 간 살로메라고 제목이 되어 있네요.이 그림을 보니 오래전 웬디 수녀가 이 그림을 소개하면서

감옥에 찾아간 살로메에게 세례자 요한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그 이야기가 차원이 서로 다른 것이라

살로메에겐 이해가 어렵고 결국 자신을 거절한 것으로 받아들인 살로메가 마음속의 원한으로

쉽게 어머니의 청을 수락한 것은 아닐까,그런 식으로 서로 이해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아마 그 때 그 이야기는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것을 건드려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모로는 무엇에 끌려 이렇게 많은 살로메를 그렸을까요?




화가로서 보다는 좋은 스승으로,제자들에게 자신을 모방하지 말고 스스로의 그림을 그리라고 격려해서

기량있는 많은 화가를 배충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모로,아마 그림이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

이제까지는 멀찍이 밀어두고 있었던 화가인데,어쩐지 오늘 그의 그림이 마음을 잡아당기는 것을 보니

이제 드디어 그를 화가로서 만날 준비가 된 모양이구나,혼자서 웃고 있습니다.

그렇게 때가 무르익어야 만나게 되는 것들이 있지요.사람도,그림도,그리고 음악도

그리고 하고 싶은 일들,해야 할 일들도,그래서 조금은 느슨하게 마음을 풀고 기다리는 힘을 기르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날들입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9.8.5 1:50 AM

     
    제1곡인 판타지아는 말그대로 환상적인 느낌이 드는 곡으로 나른함이 가득한 어느 일요일 오후처럼 여유롭다.
    I. Fantasia Angela Hewitt, Piano
    제2곡인 알레망드는 아름다운 선율의 흐름이 귀를 자극하는 매력적인 악장으로 호소력이 매우 높다.
    II. AllemandeAngela Hewitt, Piano
    제3곡인 쿠랑트는 억눌린 감정을 터뜨리듯이 에너지가 충만한 악장으로 다소 동적인 느낌이 든다.
    III. CouranteAngela Hewitt, Piano
    제4곡인 사라방드는 장식음을 사용한 선율의 전개가 감지되는 곡으로 다소간 평정을 지향하려는 뉘앙스를 전하고 있다.
    IV. SarabandeAngela Hewitt, Piano
    제5곡인 부를레스카는 말뜻과는 달리 오히려 진지함이 곡에 스며있는 악장으로 흥겨운 템포감이 인상적이다.
    V. BurlescaAngela Hewitt, Piano
    제6곡인 스케르초는 앞의 제5곡보다도 훨씬 활기찬 선율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진지함도 더 심화된 느낌이다.
    VI. ScherzoAngela Hewitt, Piano
    마지막곡인 지그는 앞의 두곡의 고조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하듯 다소 차분한 느낌을 전하는데 이점은 통상의 지그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 든다.
    VII. GigueAngela Hewitt, Piano
    [작품 배경과 구성]
    6개의 파르티타 BWV825~830는 바흐 건반모음곡들 가운데서도 백미이며 맨 처음 출판된 곡이다(1726년에서 1731년 사이, 거의 한 해 한 곡씩). 다시 1731년에 클라비어 연습> 제1부로 한데묶여 출판되었다. 클라비어 연습은 <이탈리아 협주곡>, <프랑스 서곡>으로 알려진 나단조 파르티타,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주옥같은 오르간 작품들까지 담은 기념비적 작품집이다. 여기서 바흐의 초기 형식 및 텍스처 실험이 화려하게 꽃핀 것을 보며, 갈랑 가락과 화성반주에 점점 높은 비중을 두어가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난다. 음악의 변화가 장차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 다는 증거이다. 그렇다고 모방 대위법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인 바흐가 대위법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BWV827 Partita No.3 in a minor 파르티타 3번 가단조
    판타지아-알라망드-쿠랑트-사라방드-부레스카-스케르쪼-지그. 단조조성을 갖는 곡이지만 이곡은 전체적으로 외향적인 느낌을 주고 있으며 약간 역동적인 면도 느껴진다.
    전체적으로는 소박한 맛이 느껴진다. 곡의 끝 부분으로 갈수록 점점 드라마틱한 전개양상을 띠며, 무엇인가를 갈망하는듯 무심하게 흐르는 가락이 세상의 근심을 잊게 할 정도이다. 이곡의 구성은 판타지아 -알레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부를레스카 -스케르초 -지그 로구성 되어 있다.

  • 2. 수늬
    '09.8.5 3:12 PM

    인투님 올리신 그림보면서...제일아래 적으신.....느슨하게 마음을 풀고 기다리는 힘을 길러야될 필요가 있다는 말씀...공감합니다...모든 면에서...

    카루소님 소중한 음악 잘 들었습니다..
    인투님이 언급하신 기돈 크레머 파르티타는 무반주 바욜린 파르티타 말씀하신듯해요...
    bwv1004 샤콘느라 불리기도 하는...
    기냥 기돈이 바욜리니스트고,그 파르티타가 유명한거라 짐작...;;
    덕분에 피아노까지 잘 들었지 모에요...

  • 3. intotheself
    '09.8.5 11:41 PM

    카루소님의 오해?로 덕분에 새로운 곡을 연이틀 잘 듣고 있는 중이랍니다.

    오늘도 밤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들어보게 되네요.감사,감사

    수늬님

    느슨하게 마음을 풀고 기다린다는 말을 오늘도 실감을 했답니다.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대해서도,그리고 우리집 아이들에 대해서도

    제 자신에 대해서도요.

    그렇게 한 박자 조금 늦추면 보이게 되는 것들,그런데 어떤 상황의 한가운데 있으면

    마음이 너무 급해서 그렇게 한 박자 늦추기가 어렵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한 박자,그것이 어려우면 반 박자라도 ,그렇게 연습하다보면

    어느 날엔가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게 될 날이 오겠지요?

  • 4. 녹차잎
    '09.8.14 1:01 AM

    키크고 날씬한 여자. 남자와 여자의 동경이죠. 어쩐지 쭉 빠진 몸매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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