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an Pachelbel - Kanon und Gigue in D-Dur fur drei Violinen und Basso Continuo
conductor : Hervert von Karajan
Orchestra : Berliner Philharmoniker
어려서부터 카메라와 사진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던 아버지덕택에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다른분들처럼 사진을 잘 찍을만한 재능은 없었던 것 같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 고집인지 항상 카메라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나름 온갖 폼을 다 잡고 찍고 또 찍고 ... 이 나이를 먹도록 변변챦은 작품 하나 만들어보질 못했습니다.
제가 청소년기를 벗어나 막 성인이 되었을 무렵 아버지께서 애지중지 하시던 카메라를 물려주셨었습니다.
기계식 Leika M3
그때는 이 카메라의 진가를 전혀 몰랐을뿐더러 손 때묻고 여기저기 흠집도 눈에 띄는 고물 카메라라고 입이 한자나 나왔었습니다.
나도 니콘이나 캐논을 갖고 싶다고 아버지를 조르고 또 조르고... 하다가 어느 순간 학교 선배로부터 이 카메라의 전설적인 얘기를 듣고서는 생각이 홀라당 바뀌고 말았었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애물단지처럼 보이던 그 고물 카메라가 갑자기 빛이 반짝반짝 나는 보물로 둔갑을...;;;

* 2004년 3월 서울역 / Leika M3
우하하... 고풍스런 아테네의 거리를 담았던 앙리 까르띠에-브레쏭 흉내를 내봤습니다...;;;;
그러나... 흉내는 흉내고... 그런 흉내는 한번의 쪽팔림으로 족합니다...;;;

* 2004년 3월 서울역 / Leika M3
이왕 서울역에 온김에 구역사를 먼저 한번 찍어보고...

* 2004년 3월 서울역 / Leika M3
조금 더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신역사까지 찍어봤습니다.
삼각대를 안가지고 간 바람에 B셔터로 약 1분간 숨도 안쉬고 꼼짝없이 서서 최대한 빛을 담아 찍었습니다.
사진이 이렇게 작은 이유는... 고화질로 크게 내놨다가는 피사체의 선들이 온통 날라다니고 난리도 아닌 것이 들킬까봐 최대한 안보이는 선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그로부터 약 10년 후 아버지께서는 더이상 힘들어서 사진 못찍겠다고 하시면서 마지막까지 당신이 손에 꼭 쥐고 계시던 올림푸스 OM-1을 물려주셨습니다.
아마도... 지난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해서 1980년대 중반까지는 꽤 유명했던 베스트셀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SLR도 아닌 것이... 쭈이코 렌즈에 특화된 모델로 나름 굉장한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죠...
최근 올림푸스에서 이 OM-1모델이 풍미했던 시대를 그리워했는지... E-P1이라는 그럴듯한 녀셕을 출시했습니다.
현재 지름신이 강림한 얼리어답터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기종인데요... 생긴 모양새가 딱 OM-1의 디카판이더군요...;;;

* 2004년 4월, 선유도공원 / Olympus OM-1
역시 없는 실력을 적당히 뭉개려면 그럴듯한 야경이 필요한 법입니다...;;;
이 사진 역시 원래 크기대로 내놓으면 피사체의 선들이 온통 날림입니다...;;;

* 2004년 4월, 선유도공원 / Olympus OM-1
촛점을 제대로 못맞추고 있는 것이 무척 안스럽지만... 이게 그나마 제일 잘 맞춘것이라는...;;;;
아직도 이런 기계식 카메라는 제대로 손에 익히기가 조금은 부담스럽습니다.
제 손으로 처음 산 카메라가 니콘 F-801이었고 반자동식 SLR에 너무 익숙해 있던터라...
더군다나 요즘은 특히 디카에 완전히 혼을 빼놓고 있어서 더더욱 익히기가 꽤나 부담스럽습니다.

* 2004년 5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 Olympus C2
신혼여행 가는 길에 깜박잊고 카메라를 안챙겨온 바람에 공항 면세점에서 급히 산 디카가 올림푸스의 C2라는 모델인데요...
요즘엔 이런 단순카메라를 '똑딱이'라는 말로 귀엽게 부르더군요...
제 기억으론 필카시절엔 이런 단순자동카메라를 '바보카메라'라고 불렀었는데...
그래도 당시엔 첨단의 막강 230만 화소에 광학줌없이 무려 디지털줌이라는...;;;;
이때만해도 비록 디카라 할지라도 뷰파인더까지 갖추고 있어 나름 괜찮은 사진들을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디카들은 아얘 뷰파인더 자체가 없더군요.
뷰파인더를 보며 찍는 것과 그저 LCD화면만을 보며 찍는 것을 비교해보면... 나중에 사진을 인화해서 보면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장면이든 자신이 처음 머리속에 그리고 있던 장면에 거의 근접한 사진을 얻기 위해선 뷰파인더가 훨씬 정확하기 때문이라라 생각됩니다.

* 2004년 5월 대학로 / Olympus C2
마지막으로 얼떨결에 생긴 바보카메라 C2는 비록 제게 바보 소리는 듣는 처지지만 요새 나오는 물건과 비교해봐도 별로 떨어지는 법이 없는 꽤 괜찮은 물건인 것 같습니다.
이 야경은 역시 삼각대없이 숨도 안쉬고 멈춘 채로 찍은 사진인데 상당히 꼼꼼하게 빛을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이 게시판 제목이 "줌인줌아웃"인데 여태 한번도 줌인줌아웃을 해보지 않은 것 같아서 그냥 있는 사진 한번 올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