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는 눈으로 새벽에 일어나 아들을 깨우고,그 아이가 샤워하고 준비하는 동안 잠들지 않으려고
신문을 펼쳤습니다.
이런 저런 기사중에서 눈에 확 띄는 기사가 있었는데요 테너 신영조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
상당히 긴 인터뷰 기사였는데 뇌졸증의 여파로 노래를 못하게 되었던 일,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뿐만이
아니라,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야구선수가 된 사연,야구를 너무 열심히 하다가
팔이 빠지는 바람에 깁스를 하고 병원에 입원해있던 중 우연히 라디오속에서 들린 클래식 음악에 반해서
음악선생님을 무작정 찾아가서 만난 사연,그러나 피아노에서 도자리도 몰랐던 그에게 작곡은 무리라고
노래는 어떤가 추천해주신 선생님,집안이 어려워서 렛슨을 생각지도 못하던 처지에 교회에 다니면서
노래 연습하던 사연등 한 사람의 인생이 축약된 이야기에 갑자기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검색해서 노래를 들으려고 해보니 주로 가곡만 올라와 있네요.
그래도 오랫만에 주옥같은 가곡을 여러 곡 들으면서 금요일 아침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은 멀리 강남에서 역사모임이 있는 날이라 조금 마음이 바쁜 날인데도
그의 노래소리가 청아하게 울려펴져서 *처음 그의 노래를 들었던 때가 기억납니다.체구와 목소리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니 하고 놀랐던 기억이 새롭군요.* 한 번만 더 하고 눌러앉아있게 되는군요.
아침 일찍 인터폰이 울립니다.경비실인데 택배를 찾아가라는 연락입니다.
너무 오래된 에어컨,작년에 바꾸려고 하다가 비싸기도 하고 여름도 많이 지나고 해서
그냥 있는 것으로 견디기로 했었지요.
그런데 3월에 미리 예약하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대화역에 있는 대리점에 가서 계약을 했지요.
행사의 일환으로 선물을 준다고 해서 받아온 것이 파카 글라스였는데 택시를 타고 온 짧은 거리인데
무엇이 잘못인지 물컵이 금이 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원래 에어컨 상담한 사람이 아니고 다른 여직원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연을 이야기하니 가져오면 바꾸어 주겠다고 하네요.
오고 가고 하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져서 그냥 글라스만 쓰면 되겠노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조금있다가 원래 계약을 담당했던 사람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일부러 나오지 않아도 잘 포장해서 택배로 다시 보내주겠다는 겁니다,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고사를
했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틀림없이 깨지지 않게 물건이 도착할 거라고 했는데 내려가서 들고와
안을 열어보니 정말 정성스럽게 포장한 컵이 들어있네요.
아침을 먹으면서 그 이야기를 보람이랑 나누었습니다.
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자세와 그것이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서요.
이 작지만 큰 마음가짐으로 인해 저는 아무래도 가전제품이 필요하면 다시 그 곳에 가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아침이네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일로 감동을 받기고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러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일이 내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일이 있지요.
오늘 전혀 예상치 않게 신문기사로 인해 노래를 찾아듣고,택배로 인해 즐거워하고
그렇게 하루를 여는 것
마음의 즐거움을 모아서 고른 르노와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