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아이들이 이렇게 부르더군요.
놀토 아침에는 피아노 레슨이 있는 날인데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제대로 레슨을 못 받다가 오늘 아침에야
연습한 곡중에서 박자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과연 흐름을 제대로 탄 것인지 몰라서 궁금한 곡들을
체크받았습니다.
아무래도 토요일 아침에는 레슨전까지 연습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오전내내 피아노치다가 시간이 다 가는
느낌이군요.
그래도 그런 노력이 있어서 조금씩 악보보는 힘이 느는 것을
느끼고 있어서 즐겁습니다.
도서관에 수업하러 나가기 전 잠깐 시간을 내어
브람스를 틀어놓고 어제 다 못 본 휘슬러의 그림을
보러 들어왔습니다.

미국출신이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 여행을
많이 다닌 화가,인상주의 화가들과도 어울려서
자신의 작업에 영향을 받은 화가 휘슬러가 본 베니스입니다.
베니스,공간은 그대로라도 그 곳을 보러간 화가들의
눈에 비친 베니스는 각각 다르게 표현이 되었으니
그렇게 다르게 비친 베니스를 보는 일,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가 없는 세계,다른 것으로 우리에게 눈을 뜨게 하는
세계,그것이 예술이 주는 간접경험의 확장이겠지요?

어제 남경태의 역사를 읽다가 하필 그 시기에 르네상스가
이탈리아에서 음악의 융성이 독일에서 이루어진 한 가지
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절대주의 국가라면 중앙에서 많은 힘을 행사하므로
패트론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이 된 반면
독일의 경우 아직 수많은 영방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태라
각 영방의 군주,교회에서 음악의 수요가 많았다는 점
그래서 프랑스나 영국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음악이 발달했다는 설명에 눈길이 갔습니다.
르네상스기의 이탈리아 역시 북부는 도시국가가
중부는 교황령이 남부는 비잔틴제국의 세력이
그렇게 나뉘어져 있는 상태에서 그림에 관한 수요가
많았다고요.

19세기에 이르면 그런 제도에서 이제는 달라진 환경을
반영하는 다른 시스템이 나오는데 특정 패트론이 아니라
시장을 통해 그림을 팔아야 하는 시기가 오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었을 때 화가는 표현의 자유를 얻는 대신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인데,그 때
생존과 그리고 싶은 욕구사이에서 방황했을 화가들의
삶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4부로 되어 있는 역사책에서 제게 가장 자극이 된 것은
차이를 다룬 4부였습니다.
처음 포문을 여는 것은 IMF시기의 은행들의 반응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이거 역사책 맞아?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
주제를 먼저 던진 다음 금융에서의 신용이 동서양에서
어떻게 다르게 발전했는가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그 다음 벤처 기업이란 것이 최근의 현상만이 아니라
대항대 시대 배를 타고 먼 곳으로 간 사람들이야말로
벤처란 개념에 꼭 맞는 사람들이란 이야기로 넘어가더군요.

오늘이면 한 번 다 읽게 될 책,그래도 오랫동안 옆에 두고
시기마다 참고서로 쓰게 될 책이었습니다.
역사를 알고 싶지만 무슨 책으로 접근할 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역사를
추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