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베를린 필하모니가 예술의 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하는 날입니다.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고 바로 연락을 했으나
이미 표가 다 매진이 되어서 정말 일생에 한 번은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소리를 들어보고 싶었던 계획이
좌절되어서 아쉬워 하던 바로 그 연주회가 열리는 시간
저도 집에서 연주실황을 녹음한 음악들을 듣게 되네요.
베토벤과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 나서
마지막으로 고른 곡이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인데요
남경태의 역사가 드디어 파시즘과 사회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서 피곤한 머리를 쉬려고
그림을 찾으러 들어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하루는 정말 집밖을 한 번도 나가지
않은 아주 특이한 하루가 되어버렸군요.그래도
정말 장시간을 가로질러서 움직이는 역사속에서 살아서
그런지 굉장히 길고도 충만한 하루를 보낸 기분입니다.

오늘 저녁에 골라서 보게 된 화가는 휘슬러인데요
마침 everymonth의 클레어님이 미국의 미술관에서
휘슬러 그림을 보고 올려놓은 글이 마음에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휘슬러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주고받음이 요즘 카페에 들어가는 즐거움이 되고
있네요,
휘슬러를 소개하는 글에 tonalist라고 표현을 한 것에
시선이 갑니다.어떤 유파로 한정한 것이 아니라
색조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린 화가란 뜻인데
정말 그의 그림에서는 대상자체보다도 대상을 이루는
색의 조화가 더 중요하다고 화가는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역사를 읽던 중 시민사회의 경험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제국주의의 향방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설명하는 대목을
만났습니다.
일본의 제국주의가 군국주의를 향한 것
독일의 제국주의가 파시즘이 된 것,그리고 러시아가
혁명을 겪는 것,
그렇다면 시민사회의 경험이 없는 우리의 자본주의화는
지금 어떤 길로 가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네요.


이 그림을 보고 있자니 요즘 빌려서 치고 있는 피아노곡이
생각납니다.
제가 피아노 렛슨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한 여학생이
자기가 다 배운 책이라고 제게 재즈곡집을 하나 빌려주었는데
그 안에 다양한 곡이 들어있어서 연습중인데요
그 중에 겨울연가의 여주인공인 유진의 테마란 곡이
있더군요.
언젠가 그 드라마를 디브이디로 빌려서 본 적이 있어서
멜로디가 기억이 나서 연습하는데 도움이 되더군요.
다른 한 곡은 노르웨이의 민요라고 하는데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란 제목의 곡이 있어요.그 곡을 듣던 보람이가
엄마,그 곡이 멜로디는 맞는 것같은데 자꾸 느려졌다
빨라졌다 한다고 간섭을 하더군요.
아마 이미 그 곡을 들어서 알고 있는 모양이라서 신기했습니다.

새로운 책을 연습하면서 느낀 것은 피아노 친다는 것을
알려서 새로운 곡을 소개받는 일이 일종의 신선한
공기를 주입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느낀 것이지요.
그런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