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부터 날씨가 많이 풀려 바람도 한 숨 자길래
미루어 두었던 일에 손을 댔다.
아직 산꼭대기에는 눈이 녹지않아 바람 닿는 손끝이 아리다.
잡곡류다보니 씻고 찌고 말리고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간다.
큰일은 촌장이 도와주지만 자잘한것은 내 손이 가야한다.
하루종일 하우스 안에서 들락날락..
말려둔 곡류를 한 번씩 저어 주어야한다.
아들녀석이 살며시 하우스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한참 검은깨를 젓고 있는 아낙 옆에
살짜기 전자사전을 두고 간다.
아낙이 좋아하는 노래들이 흘려 나온다.


하루종일 동동거리며 집안으로 들어오지않는
엄마가 신경 쓰였나보다.
전자사전 칩에 아낙이 좋아하는 노래만 저장하여
하고는 나간다.
산다는것은 힘든 일도 있지만 행복한
마음이 더 크게 와 닿으니 살아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