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제 구한 라흐마니노프
3번을 누워서 제대로 한 번 끝까지 들었습니다.
연주회에서 눈으로 보면서 들었던 가락들이 생각나면서
아침의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시간을 보냈지요.
몸이 완전히 깨자 인터넷에서 2번을 검색해서 들어보느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중이라 자연히
어제 보다 만 그림들에 손이 가는군요.

책에서 도판을 본 순간 앗 소리가 절로 난 그림입니다.
누굴까? 도대체 이 화가는
이름이 생소한 크리스토퍼 파우디스라,궁금하여
약력을 찾아보니 그는 렘브란트의 제자라고요
빛의 처리가 역시나 싶어서 한참을 마음뛰면서 바라보던
기억이 납니다.
그가 정물화에 늘어놓은 대상자체보다는 빛이
주인공이라고 느껴지는 그림이라서 아주 인상적이었답니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첫 작품을 정물화를 보고 나니
자연히 손이 그쪽으로 가는군요.
헤다의 정물화입니다.물론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이고요

이 그림들을 미술 전공하는 아이와 함께 보면서 이야기하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빛을 이렇게 잡아낼 수 있다니 너무 놀랍다면서 보고
또 보던 아이의 표정도요.

바로크 시대의 정물화가로는 최고라고 생각하는 화가
클라에스입니다.
처음 그의 그림을 접하고 정물화의 매력에 빠졌던 기억이
새롭네요.
언젠가 덕수궁 현대미술관에 전시회를 보러 갔을 때
기대했던 렘브란트는 두 점인가 선보였지만
그래도 네덜란드 정물화와 만나게 된 첫 계기여서
마음을 달래고 왔던 오래 전의 일이 떠오르는군요.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라도 새롭게 눈뜬 것으로 족하자고
그렇게 마음을 달래고 왔고 그 이후로 정물화를 일부러
찾아서 보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족한 것이겠지요?

일명 바니타스 정물화이지요.
우리가 지금 먹고 마시면서 놀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렇게 소멸할 존재라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 원래
정물화를 그리는 의도였다고 하네요.



클라에스의 그림에 반하던 시간,그리고 지금 다시 바라보는
그의 그림들,수요일 아침의 그림보기는 이것으로
충분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