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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목요일,힘들지만 즐거운

| 조회수 : 1,193 | 추천수 : 9
작성일 : 2008-01-18 00:23:45


  목요일 오전,제겐 참 귀하면서도 힘든 시간입니다.

더구나 방학중에 일본어 모임을 오전 아홉시로 잡아 놓은 탓에

새벽에야 잠드는 제겐 참 고역인 시간이지요.

그래도 막상 앉아서 그 날 진도를 시작하면 언제 한 시간이

가는가 싶게 후딱 지나는 것이 목요일 오전의 일본어수업이기도

합니다.

방학이라 사정상 못 오는 사람들을 빼고서 4명이서 만나는

시간,새로 진도나가는 한 과,그리고 지난 책의 전부를 다시

함께 읽는 중인데 참 재미있는 것은 한 과를 새로 나가도

조금 늘어난 진도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 권,그리고 새로 나가는

책의 진도전까지 읽어도 시간이 모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이지요.

암기가 어려운 나이가 되어서 새롭게 개발한 방법인데

꾸준히 반복해서 소리내어 읽다보니 어느새 입에 딱

달라붙는 표현들이 생기는 것이 신기하네요.

일교시가 그렇게 끝나고 언젠가 오래 전 영국에 갔을 때

구해온 영어책,로마와 로마와 접했던 나라들에 관한

청소년용 역사책 한 권이 드디어 오늘 끝났습니다.

마지막 단원은 아프리카의 악숨 왕국과 ,페트라에 관한

글이었는데,이 곳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우선 생각하면 언젠가 길이 열릴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지요.

다음에 새로 읽게 될 것은 작은 한 걸음이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취지로 (one small step can change

our life) 한 정신과 의사가 임상사례를 모으면서 쓴 글인데요

교보문고에서 구한 후 단숨에 읽었던 책입니다.

여럿이서 꼼꼼하게 읽으면서 새롭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그 다음에 논어 한 구절 읽은 다음,동아시아 역사를 다룬

책을 읽기 시작했지요.

그동안 한국사,중국사,일본사 따로 따로 읽던 것이

하나로 실이 꿰어지는 기분이 드는 책이지만 세 나라를

한꺼번에 다루자니 깊이가 조금 모자란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 보완하면서 읽으면 좋을까 고민해보게 되네요.

그래도 오랜 시간 이렇게 역사책을 함께 읽을 수 있는

멤버들이 있다는 것이 고맙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물론 중간에 시간이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맛있는 점심과 더불어 한동안 수다를 떨기도 하고요.



오늘 낮시간 이후로는 정말 바빠서 글을 읽을 시간적인

여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
조금 답답한 기분이 들어서 그림을 찾아서 보고 있는 중인데요

원래 소피아 미술관의 못 다 본 그림들을 보고 싶었지만

보람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이주헌의 러시아 미술관

기행기를 거의 다 읽고나니 러시아 출신 화가 레핀의

그림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어서 찾아보게 됩니다.



A leader among Russian realist painters known as the Peredvizhniki (Wanderers), Repin devoted his art to exploring the ethical, moral, and political questions that engaged the major figures of progressive Russian culture. Many of his pictures, like Arrest of a Propagandist, begun in 1878 (Tretiakov Gallery, Moscow), treat revolutionary themes. His portraits often depict contemporary intellectuals, such as Leo Tolstoy (1828–1910), the composer Modest Petrovich Mussorgsky (1839–1881), and the writer Garshin. Before his suicide in 1888, Garshin authored twenty short stories with populist themes. Repin wrote that he had wanted to paint the writer when he met him for the first time in Saint Petersburg, about 1878. Garshin later modeled for the figure of the tsarevich in Ivan the Terrible and His Slain Son (Tretiakov Gallery).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을 때만 해도 러시아 미술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있을 것이란 상상도 못 했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현장감이 떨어지는 도판으로 그림을

보고 반납을 했지요.그리곤 잊고 있다가

한가람미술관 (예술의 전당)에서 칸딘스키와 러시아 미술

전시가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전시장에 갔었지요.

물론 칸딘스키는 불과 넉 점 전시되었어도

변화하는 러시아 미술을 한 자리에서 둘러본 것만으로도

제겐 좋은 기억이었습니다.

보람이에게도 이 전시를 보여주고 싶어서

일부러 맛있는 식사비까지 마련해주고 친구랑 둘이서

보고 오라고 보냈지요.

그리곤 엄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러시아 미술 책을

사오라고 지정해주었더니 구해왔더라고요.

새해 들어서 틈틈이 읽기 시작했는데 거의 막바지라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라 읽는 속도를 조절하면서

그림을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러시아 하면 제겐 역시 에르미타쥬 미술관이 있는 곳이란

생각이 떠오릅니다,언젠가 그 곳에 가서 마티스의 그림을

보는 날이 있을까 공상만 하던 까마득한 곳인데

이상하게 이번 책을 다시 읽으면서는 그 곳에서 만나게 될

그림들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상상을 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보는 그림과

그저 막연하게 보는 그림과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만약 언젠가 그 곳에 가면 위에서 보는 그림속의 인물

트레티야코프가 수집한 귀중한 그림들이 있는 그 사람의

이름을 딴 미술관에도 가게 되겠지요?

한 사람의 관심이 다양한 콜렉션을 가능하게 했고

그것을 나라에 기증하여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생각만 해도 놀라운 일이로군요.

그냥 그림속의 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볼 때와 그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한 사람인지 알고 그림속의 그를 바라보는 것은

참 다른 경험이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장에서 만난 그림중의 한 점이지요.

제가 기억하는 같은 제목의 다른 그림과는 별도로

이 그림이 왔더군요.

혁명기에 한 가정의 안온함을 깨는 존재의 일순위가

혁명에 투신한 가족중의 누군가겠지요?

그래서 이 집안에서는 이미 집을 떠난 그가 돌아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지 않은 순간에 나타난 불청객? 같은 존재

그를 잡아낸 화가의 눈,

안온함이 전부가 아닌 시기를 살았던 이 곳의 사람들

오래 전의 러시아의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




러시아의 역사에서 이반 뇌제라고 불리던 이반 4세와

그의 아들을 그린 그림인데요 아들은 아버지에게 죽음을

당한다고요.죽음후의 아들을 안고 있는 아버지

역사는 한 개인에게 부성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 경우에도 그런 상황이 몰고온 인간적인

고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다 보니 벌써 날짜가 바뀌는 시간이 되었네요.

오늘은 이것으로 러시아 미술의 맛보기가 족하다,

이미 마음속으로 러시아 미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날,러시아 문학,러시아 음악,그리고 러시아 역사와의 접점을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하나,생각이 갈래를 뻗기 시작했습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8.1.18 2:59 AM

    작년 여름 상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쥬 미술관에서
    감동받았던 기분이 생각납니다.
    유명한 그림들의 원본이 있던 곳이더라구요.
    문외한인 제게도 가슴 설레던 느낌을 주었던 것처럼
    intotheself님께는 더 큰 느낌으로 다가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2. 짱아
    '08.1.22 2:43 PM

    님의 글 항상 눈여겨 봅니다.
    중2와 초등 5학년 올라가는 아이데리고 가면 칸딘스키전과
    고흐전중 어느것이 좋을까요 지방에서 올라가는거라 둘다보기는
    어려울거 같아서 님의 고견 부탁드립니다.^^

  • 3. intotheself
    '08.1.23 1:57 AM

    짱아님

    일부러 지방에서 올라오는 전시회 나들이,묵을 곳이 마땅하다면 두 곳 다 가보시라고

    권하겠지만 숙박이 가능하지 않다면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에게 익숙한 고흐가 좋겠지요?

    아쉽네요.그래도

    러시아 미술전에서는 미술이 한 사회에서 어떻게 변하는가를 추적하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서요.

    그런데 시립미술관은 조금 늦은 시간까지 하는 것 같으니

    만약 터미널로 오시는 것이라면 예술의 전당 들렀다가

    지하철로 시청으로 이동,그리고 전시회 보시고 내려가시는 방법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쪼록 좋은 관람이 되시길,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귀한 추억이 되길

  • 4. 짱아
    '08.1.23 10:04 AM

    소중한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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