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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강의 (2) -인상주의

| 조회수 : 1,535 | 추천수 : 25
작성일 : 2007-09-12 00:54:05


  성곡미술관 두 번째 강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하던 중

어제 저녁 도서관에서 동생이 제게 말을 걸더군요.

언니,승태 집에 와 있어.

아니 설마 하루만에 기숙사에서 퇴사당한 것은 아니겠지?

얼마나 놀랐는지 가슴이 떨리더군요.

이게 무슨 사연인가 하고요

알고보니 그것이 아니고

갑자기 눈이 빨개져서 선생님 허락맡고 병원에 갔더니

유행성 결막염이라고 학교에 4,5일 결석하라고 했다는군요.

그런데 진단서 대신 처방전으로 처리해도 된다고 한

의사의 말과는 달리 학교에서는 꼭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가능하면  학교근처의 내과가 아닌

제대로 된 안과에 가서 진단서를 발부받아야

결석처리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화요일 아침 수업에 참석해야 하는 저로서는 마음이

다급합니다.

병원이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추어 어제 승태가 진료받은

의사와 통화를 하니 자신이 발부하는 진단서로도

충분하다고 해서 덕분에 제가  한시름 놓고

집을 나서긴 했으나 공부하겠다고 큰 마음 먹고

기숙사에 들어간 아이에게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이상한 느낌이 드는 한편  아픈 아이를 놓고

공부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는 이상한 엄마라는 생각도

들어서 마음이 편한 상태가 아니었지요.

그래도 막상 강의가 시작되니 아들 생각은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두 시간동안 집중해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주최측의 실수로 잘 못  프린트된 강의 계획서때문에

이상하다,이상해 왜 두번째 강의에 세잔을 제일 첫머리에

놓았을꼬 하면서도 뭔가 심오한 뜻이 있나보다

이번에는 세잔을 제대로 이론적으로도 이해해보자 싶어서

한 주일 내내 세잔과 씨름했던 것이 허사가 되어버린 것이

일종의 해프닝이었습니다.

(수업이 끝나도록 강사는 세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끝나고 물어보니 미술관측에서 잘 못 쓴 기록이라고

하니 한편 허탈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 주 동안

좀 더 깊이 읽을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된 것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

한가지 인상적인 것은 지난 시간에 부탁했던 각 시간이

끝나면 읽을 만한 참고도서를 추천해달라는 것을 기억했다가

한 페이지 가득  읽을 거리를 적어서 프린트 해온 강사의

성의였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정말 마음먹고 현대미술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가 생기네요,

지난 수업에서 의문나는 것을 질문하라는 요청에

슬라이드에서 쿠르베의 그림 두 점을 지적하면서

그 그림과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 사이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무엇이 다른가를 물었습니다.

제겐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시간 전체중에서

가장 귀한 정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늘 이론서적을 읽다보면 답답한 지점이 바로

그림의 실기를 모르기 때문에 어떤 때는 뜬 구름잡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지요,.

분명 한글은 한글인데 이 말이 의미하는 속 뜻이 무엇인지

몰라서 답답한 심정이라고 할까요?

한마디로 하면 붓터치가 다르다라는 것이 답이었습니다.

어떻게 다른가하면

쿠르베의 경우 고전적인 방식대로 붓을 사용했다면

인상주의자의 경우 붓터치가 그대로 남아있는

어찌보면 그리다 만 그림처럼 보이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고요.

말만이 아니고 스크린 상의 그림에 대고 설명을 들으니

실감이 나더군요.







쿠르베가 나는 눈으로 본 것을 그리겠다,그런 점에서

천사를 그릴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고 하지요?

내용적인 각성에서 보면 사실주의자들도 자신이

살아가는 당대를 그린 점에서 비슷하지만

기법이 다르다는 것

다른 한가지는 당시 오스만 남작이 파리 시장이었을 때

나폴레옹 3세의 지시로 파리 재개발 사업을 시행하여

그 이전의 파리와 많이 달라진 점을 꼽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가스등이 있는 파리 시내로

쏟아져 나와서 도시의 삶을 즐기게 된 점

그것이 몽마르뜨르 언덕의 물랑루즈로 대표되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한주일 동안 일을 하고 일요일이면 멀리 교외로 나가서

가족들과 즐기는 시간을 보내게 된 것도 변화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경우 자주 찾은 곳중의 하나가 바로 이 곳이라고 하네요.

이 그림은 모네의 작품이지만 같은 곳을 르노와르도

그렸지요.



같은 장소를 서로 다른 화가가 어떻게 캔버스에 담는가를

자세히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란 것을

알겠더군요.




너무나 유명한 르노와르의 그림인데요

오늘 수업중에 이 그림에 대해서 설명을 듣자

그동안 그림속에서 잘 모르고 지나치던 부분에도

눈길이 갔습니다.

화가는 자신의 친구들을 모델로 해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이 그림의 앞쪽에 있는 사람들이 친구들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남자모델이 입고 있는 상의의 색을 자세히 보니

한가지 색이 아니라 햇살에 반사되어 얼룩덜룩한 느낌이

아하,인상주의자들이 표현하고 싶었던 것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인 모양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프레임안에 사람이 다 들어오지 않고 중간에 짤려나간 것도

당시 기성 화단에서 보면 기겁을 할 일이었다고 하네요.

이런 기법은 드가의 작품에서도 아주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진술의 발달이 그림에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했다고 하지요.

초상화를 주문하던 사람들이 사진의 똑같은 재현에 놀라서

아무래도 사진관으로 몰려가게 되니

그것이 회화의 위기이자 동시에 돌파구가 되었다는 점은

생각해볼 거리가 아닐까 싶네요.




당시에도 오페라 하우스에 가는 일이 상당한 문화적인

행사였고 그곳에 갈 때 여자들은 최고로 잘 차려입고

나들이를 했다고 하네요.

르노와르만이 아니고 다른 화가들도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장면을 그린 그림이 여러 점이던데요

누가 누굴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림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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