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내린 비로 맘을 졸였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듯 비 그친 하늘과 시원한 바람은
더할 나위없이 꽃구경 나들이엔 최고였습니다.
작년엔 못왔으나 해마다 찾아가는 강화도의 고려산...
적석사 앞에 주차를 하고 왼편으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오른편의 끄트머리가 오늘의 목적지.
금세 낙조봉에 올라 서쪽 바다를 내려다봅니다~
바다를 메운 작은 섬들과 간간히 보이는 진달래의 무리가 오늘을 예고합니다.
주 능선에서 약간 벗어나 왼편의 소나무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재작년만해도 아주 작은 오솔길이었는데 이렇게 큰 길로 변해버렸군요...
사람의 발길이 닿기 시작하면 왜 모두가 황폐해지는걸까요?
고려산중에 유일한 바위덩어리라고 해도 괜찮을 잘 생긴 바위 하나를 끼고 나아갑니다~
소나무 숲길에 군데 군데 무리지어 피어난 진달래를 보니 아직은 덜 피었나봅니다^^
얼마를 더 나아가면 고인돌 무리가 나타나지요^^
강화 고천리 고인돌 군입니다,
많이 훼손되었지만 이런 고인돌 군이 두개가 있습니다.
얼마를 더 가면 양옆으로 키 작은 참나무 군락지가 나타나는데 지금까지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이윽고 진달래 군락지에 왔습니다^^*
오른쪽이 전망대가 있는 고려산의 정상이지만 꽃밭은 그 아래인 여기입니다~
저런...
아직 30퍼센트 정도 만개하지 않았네요^^*
이번 주말엔 완전히 만개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달래능선에서 내려다보니 장관의 연출입니다.
2미터가 넘는 큰 키의 진달래나무 사이로 이렇게 예쁘고 작은 길이 나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보다는 아래에서 올려다 봐야 더욱 멋있는 것을...
서너 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온 많은 상춘객들의 모습에 온통 산이 시끌벅쩍합니다^^*
해마다 열리는 강화 고려산 진달래축제가 올 해는 열리지 않는답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
만조시간인지 바닷물이 올라오던 때와는 달리 충렁거리는듯 보이네요.
아직은 차가운 바닷바람에 잎이 피기 전, 적석사의 느티나무가 석양을 받아 실루엣을 이루었습니다~
4월의 피바람도 지나간
수난의 도심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있구나.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갈라진 가슴팍엔
살고싶은 무기도 빼앗겨버렸구나.
아아 저녁이되면
자살을 못하기 때문에
술집이 가득 넘치는 도심.
약보다도
이 고달픈 이야기들을 들으라
멍들어가는 얼굴들을 보라.
어린 4월의 피바람에
모두들 위대한
훈장을 달고
혁명을 모독하는 구나.
이젠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가야할 곳은
여기도,
저기도, 병실.
모든 자살의 집단 멍든 기를 올려라.
나의 병든 데모는 이렇게도
슬프구나.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 박봉우 -
** Praha - In my dreamy infa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