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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아버지의 퍼즐

| 조회수 : 1,466 | 추천수 : 26
작성일 : 2007-02-21 16:54:19
아버지...

2년여 병상에 계셨던 엄마곁에서 손과 발이 되어주셨던 아버지.
당뇨합병증인 망막증으로 빛을 잃어버리신 엄마에게
밥위에 고루 반찬을 얹어 먹여주시고 목욕은 물론
손톱과 발톱정리까지 말끔히 해주셨던 아버지.

아버지께서 잠시라도 곁을 비우시면 어린아이처럼 불안해 하시는 엄마와
한달에 한번씩 있는 모임에 가셨다가도 집에 두고 나온 갓난아이의 엄마인냥
허둥지둥 서둘러 귀가를 하셨던 아버지.

그러셨던 어버지께서 어느날 퍼즐을 사오셨습니다.
500조각짜리...

엄마가 누워계신 침대옆에 커다란 교자상을 놓으시고 그위에 한조각씩
퍼즐을  맞추어 넣으셨어요.

처음 500조각으로 시작하셨던 퍼즐이 차즘 1000조각 1500조각 2000조각
드디어는 3000조각까지 도전을 하시더군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엄마의 병세가 호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조각 한조각씩
퍼즐 맞추기를 하시는 것 같았어요.

...

엄마가 우리의 곁을 떠나신 후 얼마간의 여행을 다녀오신 아버지는 다시 퍼즐을
사오셨습니다.
엄마의 부재로 인한 허무와 절망과 아픔을  퍼즐을 메꾸면서 달래시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퍼즐작품이 무려 50점이 넘습니다.

우리 자식들은 아버지의 퍼즐이 완성될 때마다 표구상에 가져가 액자에 넣어왔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1500조각) 우리집 주방 식탁위에 걸려 있고
두번째 사진은 (2000조각) 거실 한쪽에 걸려있습니다.

전 저 액자들을 볼때마다 엄마를 향했던 아버지의 사랑과
어느날 삶의 한귀퉁이를 뭉텅 잃어버린 아버지의 나직하고 아픈 신음소리를 함께
느낍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나돌리
    '07.2.21 8:31 PM

    뜻깊은 액자를 갖고 계시네요^^
    가슴이 싸아하니~뭉클해 옵니다.

  • 2. 미류나무
    '07.2.22 8:35 AM

    이 아침..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친정아버지가 암투병 중이셨어요.
    멀리있던 저는 마음만 가득해서.. 근무중 틈틈이.. 마음이 불안하거나 아버지 생각에
    일이 손에 안잡히고 가슴아플때마다 종이학을 접었어요.
    접고 접고.. 또접고.. 몇개월동안 기도하듯 종이학을 접으며 아버지의 쾌유를 빌었죠..

    아버진 먼 곳으로 가셨고
    남겨진 종이학은 몇바구니가 되더군요..
    이사할때도 그걸 못버리고 가져와서는 여전히 보관하고 있어요...

    하늘에 닿지못한 기도같아 마음만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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