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끝무렵 춘천에 처음 갔었습니다.
거기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만남이 있었고
그 날부터 저는 일본여행을 꿈꾸었지요.
그래서 가을에서 겨울까지 일본이 제게로 와서
일본역사와 그림을 동무삼아 보냈습니다.
겨울 여행을 마치고 새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로
다시 여름 여행을 꿈꾸고 있는 중에
일본여행의 after로 춘천에서 강선생님을 만나려고
일산에서 용인에서 서울에서 이렇게 각자 다른 방향에서
춘천으로 모였습니다.
화정터미널에서 출발한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한 관계로
터미널안에 비치된 지도로 춘천주변에 무엇이 있나
둘러 볼 수 있었지요.
김유정시비랑 김유정 문학관이 춘천에 있었네
왜 나는 그를 남도 사람이라 생각했을꼬 그런 생각도 하고
위로 올라가니 신숭겸동상이 있어서
어라,그는 팔공산 전투에서 죽었으니 그 곳에 기념비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이 곳 출신인가 싶기도 하고
의병대장 유인석도 이 고장 출신인 모양이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역사의 흔적을 만납니다.
오늘 모임에서 이런 곳을 가자고 할 수 있을까?
역사기행도 아니니 가능하면 보고 못 보아도 할 수 없지
그렇게 마음속으로 생각을 했었지요.
차차 일행이 다 모여서
차로 출발을 해서 제일 먼저 스쳐 지난 곳이
김유정 시비가 있는 곳이었는데 내려서 사진을 찍기엔
조금 곤란한 바로 찻길이어서 그냥 눈으로만 바라보았습니다.

처음 내린 곳이 바로 이 인어상이 있는 곳인데요
이 상에 얽힌 일화가 있다고 하더군요.
재능이 뛰어난 인간에 대한 질투와 그로 인한
살인이란 무섭고도 인간성의 한 면을 보여주는 그런 이야기
마침 대합실에서 본 눈의 여왕 스페셜이 생각나네요.
살인은 아니어도 주인공과 친구사이의 수학적 재능을 앞에둔
갈등이.


의왕댐앞에서 바라본 경치를 담고
그 다음에 가게 된 곳이 강으로 향하는 문이란 조금 긴
이름의 카페앞인데요 잘 모르는 상태에서도
이 곳 주인이 민속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인 것을 알겠더군요.
강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역시 일종의 민속박물관식으로
꾸민 공간이라고 합니다.




이 곳 바깥 공간에 배치한 여러 가지 민속적인 유물들이
뭐라고 해야 하나,조금 어수선한 배열을 보여서
아쉽더군요.
그러다가 갑자기 아차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삶이 먼저이고 사진은 사실 삶에 대한 기록인데
사진기를 들이대기에 어수선하다고 느끼고 짜증을 내는
이런 심사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렇게 카메라에 비친 모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전도된 가치관으로 넘어가기 쉬운 유혹이 아닌가
복잡한 마음으로 반성을 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 가 본 곳이 바로 신숭겸 동상이 서 있는 곳이었는데요
동상을 제대로 찍는 것은 역부족이어서 주변 풍경만
담았습니다.

견훤이 신라의 수도를 침공했을 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달려간 팔공산 전투에서
왕건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있을 때 왕건의 옷으로 갈아입고
적군을 유인해서 자신이 대신 죽고
그 곳에서 왕건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통일의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는 그 유명한 전투의
일등공신이 바로 신숭겸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왕건은 그가 마련한 자신의 무덤 자리를 신숭겸에게 양보했다고 기록에는 적혀 있더군요.
그 곳 동상뒤로는 그를 기리는 사당이 있고
사당 관리사무소,그 이외에도 조금 더 올라가니
나무가 잘 조성된 무덤이 있었습니다.
무덤에는 묘가 여러개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아마 도굴을 두려워한 문중에서 여러 개 만들어 놓았다고
하네요.
신숭겸이 무슨 신씨인지 기억에는 어렴풋하지만
신씨의 시조가 되었고 이 곳에서 제사를 지낼 때에는
온 문중이 모이는 상당히 큰 행사가 벌어진다는
보충 설명도 들었습니다.
이 주변에 고구려 고분군도 있다고 문화유적지 표지판이
있지만 차마 그 곳까지는 가보자고 말할 수 없어서
마음에만 담고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