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의 글을 쓰고 나서
마지막으로 모네 그림을 찾아서 올리던 중
글이 다 날라가버리고 말았네요.
어라,최근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마음이 상했지만
다시 쓰기엔 긴 글이라 그냥 생략을 하고 맙니다.
어제 밤 열시에 장학생 발표가 나서
보람이가 이화여대 경영대학에 4년 장학생으로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기쁘다고 동생은 일부러 복사를 해서 들고 나왔더군요.
어제 수업하느라 그 시간 저는 도서관에 있었는데
밤에 축하한다고 만난 자리에서 그 종이를 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실감이 납니다.
소식듣고 찾아온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새벽 네시가 다
되도록 잘 못하는 술을 마셨더니
오늘 아침 승태를 깨우기만 하고
제대로 아침밥상도 못 차려주고 그냥 잠들고 말았습니다.
아침에 늦었네 하고 눈을 떠보니 벌써 열시가 다 되어갑니다.
아이는 아무 것도 못 먹고 그냥 학교에 갔는데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아마 엄마를 이해하겠지
그렇게 마음먹고 편하게 앉아 있습니다.
어제 도서관으로 전화를 건 승태가 엄마 기념으로
나한테 맛있는 과자랑 마실 것 좀 사다줄래? 하고
물어서 역시 승태답다고 웃었습니다.
그리곤 물었지요.
누나에게 충분히 축하한다는 말을 했니?
물론 했지,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학교에 붙었을 때보다
훨씬 크게 축하하는 분위기라고 하네요.
그렇지,고등학교랑 대학교는 조금 성격이 다르니까
이제 네가 고등학교 3년 잘 보내고 대학갈 때쯤엔
더 축하할 일이 생기면 좋겠다
부탁해 승태야
알았어 하고 대답하는 목소리에 별로 짜증이 묻어나지
않아서 공연히 마음이 설레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보람이에게 일년동안 정말 수고했고
고맙다고 ,엄마가 바빠서 제대로 못 돌보면서 살았는데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일년동안 이런 저런 보람이 이야기를 참 많이 썼지요.
그동안 함께 기뻐해주시고 혹은 함께 안타까워 하면서
일년을 보낸 여러분 감사드려요.
새출발하는 아이에게 이 소식이 힘이 되어
조금 더 큰 세상에서 나에서 우리로 향하는 다양한 길을
만들어가길 기도하는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