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마중
어둠이 살포시 내려앉은 저녁에
은행나무 초록 길을 오롯이 걸어가니
네 가슴의 외로움만 내 곁에 머물고
갑작스레 찾아든 너의 침묵이
가을 햇살처럼 빈들을 가득 채우니
아무도 모르게 훔치는 눈물은
내 가슴에선 흐르는 강물처럼 하염이 없다
온 들에 넘실대는 너의 향기는,
거부할 수 없는 우리만의 찬란한 가을 축제...
짙어가는 검푸른 대숲마저도
너의 알싸하고 향긋한 내음처럼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어우러져
힘겹게 돌아선 내 발길을 붙잡는다
가을의 황톳빛 누런 그림자로
길게 물들여진 깊은 골짜기는
차가워진 내 몸뚱이를 말없이 품어주는데...
어디선가 튼실한 알밤 하나 툭 떨어져
사랑이 사랑을 처음 만나던 날
두 가슴이 함께 울리던 천둥처럼
저무는 가을 숲의 정적을 깨뜨린다
가을 마중한다고 무심하게 길을 떠난
나를 부르는 네 목소리는
푸른 달빛처럼 슬프기만 하다
<펌글입니다>
* 모두들 추석명절 치루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평안한 밤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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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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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0-06 20: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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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천하
'06.10.6 8:55 PM추석은 잘보내셨는지요?
공휴일이 많아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바쁘네요^^
멋진 사진과 좋은글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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