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호수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엠파스 블로그에 정리하려고
들어갔더니 바로 이 구절이 눈에 띕니다.
그래? 그렇다면 무슨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까?
갑자기 마음이 동합니다.
마침 열두시가 되어 틀어놓은 FM에서 모짜르트 특집을 하네요.
그런데 시그널 뮤직에 이어서 나오는 곡이
바로 제가 오랫동안 연습한 곡이라서 어라,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신선하고 노인처럼 현명한 음악이라고
하는 표현이 마음에 남습니다.
그의 음악이 쉬운 것 같지만 사실은 음악의 정수에 다다르지
못한 사람에겐 한없이 어려운 음악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마무리 못한 음악도 그 자체로도 좋다고 하면서
(아마 이 방송은 독일방송 프로그램을 저작권을 주고 사와서
번역해서 내놓는 방송인 모양이더군요) 열려있는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네요.
그렇다면 하고 갑자기 EVERYMONTH의 쥬세피나님께 선물받은 드로잉북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보람이에게 물어보았지요.
보람아,혹시 색연필있니?
그랬더니 아주 색깔이 많은 색연필 케이스를 하나 내놓습니다.
모짜르트를 들으면서 새로 뜯은 (오래 된 선물인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그동안
그냥 책상위에 두고서 바라만 보고 있었지요) 드로잉북에
색연필로 놀이를 했습니다.
해보고 싶은 것은 클레의 느낌이 나는
어찌 보면 조선 보자기 같은 색감을 내는 그런 색의
향연을 벌여보고 싶은 것인데
어려워,못하겠어
그런 부정적인 말을 버리고 그냥 해보고 싶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서너장 그리고 나니
클레의 그림을 보고 싶네요.


비슷한 색을 쓰면서 변형하는 힘을 눈여겨 보게 되네요.
볼 때는 근사하지만 막상 해보려면 참 어렵구나
그래서 창조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
이렇게 생각하다가 다시 걸림돌을 치우고 생각을 바꿉니다.
첫술에 배부르랴
시도하는 자체가 바로 한 걸음 나간 것 아니야?
대견하군 하면서요.

앞으로는 그렇게 해보고 싶은 작품을 만나면
더욱 오래 관심을 갖고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우선 모방의 단계를 밟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날
한가위의 밤은 깊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