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만나는 것의 시기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지난 덕수궁 나들이에 들고 나가서 읽었던 탐독이란 책이 있습니다.
이정우님이 자신의 독서편력을 문학과 과학,그리고 철학으로 나누어서 소개한 책인데
첫째 파트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만 두 번째 파트는 머리에 쥐가 나는 느낌이라서
한글인데도 이해할 수 없는 글을 앞에 두고 참 곤혹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쉬어 가는 의미에서 시인의 자리를 찾아서를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가 영국에서 살면서 찾아다닌 시인의 자리를 소개하는 글이지요.
그러면서 서서히 영국시인들의 삶과 만나는 중에 마두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 고전,끝나지 않는 울림이었습니다.
저자가 정진홍님이란 것 하나로도 빼어서 뒤적이게 된 책인데요
그가 종교에 관해 쓴 글을 잘 읽고 있는 저로서는 그 방면의 책이라면 오케이이지만
문학에 관해서 쓴 글이라 일단 서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시작이 좋군요.
그래서 빌려와서 오늘 오후에 아무도 없는 집에서 소파에 누워
오랫동안 묵혀두고 듣지 못했던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곡들이라 ) 음반을 켜고
듣고 또 들으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지루하다고 묵혀둔 음반에서 흘러나온 소리가 저를 사로잡고
한 번 ,또 한 번 듣게 만드는 변화라니
그러면서 읽은 것이 삼국유사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읽는 삼국유사에 관한 정진홍님의 이야기가 새롭고 즐겁습니다.
그리고 눈을 확 열어주는 느낌이 드네요.
그가 선정한 여덟편의 책중에서 우선 4권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독후감의 수준을 넘어서는 고전에 관한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사람이 읽히는 경험을 한 날입니다.
삼국유사 이야기중에서 오늘 인상적인 대목은 달달박박과 노힐부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둘 다 수도하는 스님인데 20대의 여자가 수도하는 곳에 와서 묵어가길 원할 때
두 사람의 대처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도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한가롭고 기이한
시간이 훌쩍 흘러가버렸습니다.
어린 시절 고전이라고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읽은 책들이 지금은
어렴풋한 이야기만 기억나는 책들이 많지요.
문득 지금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하게 되는 책들의 이름이 떠오르는 저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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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글방-고전 ,끝나지 않는 울림
intotheself |
조회수 : 1,157 |
추천수 : 18
작성일 : 2006-05-05 19: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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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intotheself
'06.5.5 10:11 PM오늘 호수공원에 가보니 꽃을 많이 심어 놓았네요.
박람회장소가 바뀐 줄 모르고 이 곳에 오신 분들이
감탄하면서 그냥 여기서 보아도 충분하겠다고
옹기종기 모여서 감탄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2. 안나돌리
'06.5.5 10:23 PM아주 예쁘게 잘 담으셨네요&&
박수 짝! 짝! 짝!!!
아랫사진이 핀트가 잘 맞고
구도도 아주 좋으네요^^
흐뭇한 제 마음..님이 잘 아시죠!!! ㅎㅎㅎ3. albi
'06.5.6 12:37 AM저는 위에 있는 사진이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입체가 아닌 평면적으로 보인다고 해야 하나... 핀트가 안맞은게 묘한 효과를 주는 듯 합니다.
피사체가 보이는게 아니라 그림 안에 어떤 형상이 서로 어우러진 듯한 느낌인데...
그 분위기가 굉장히 맘에 듭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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