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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하다
intotheself |
조회수 : 1,765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5-12-26 03:55:53
이 글은 민박집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서
everymonth에 쓴 글입니다.
저녁을 먹고 이 글을 쓴 다음 나갈 계획이라
자세하게 쓰는 일은 어렵네요.
그래도 천주교 신자가 아닌 제게도 너무 생생한 경험인 미사에 참석하고 나니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하고 싶었습니다.
어제 출발부터 늦어져서 어째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혹시 못 트랜스퍼 시간에 못 들어가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예감이 맞았지요.
그런데 그래서 불행했느냐고요?
그동안 마음 수련이 조금 되었는지 이미 늦어진 것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자 싶어서
비행기 안에서 인생이 그림같다를 읽었는데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다 읽었습니다.
새로 알게 된 화가의 그림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새롭게 보게 된 그림들
손철주님의 설명이 조금 과하다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새롭게 눈뜬 부분도 많아서 좋았습니다.
늘 잘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최순우님에 대한 소개글도 인상적이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암스테르담까지 비행시간이 11시간
책 한 권을 다 읽고도 엄청 남은 시간
그래서 브라보 시리즈란 제목으로 출간된 그리스 사람들을 읽으면서
비행기안에서 제공하는 바이올린 소리에 반해서 한참을 즐겁게 보냈지요.
자꾸 제공되는 먹을 것에 가만히 앉아서 먹다보니 몸이 찌뿌듯한 기분이 들어서
다행히 어제 옆자리에 사람이 없는 덕분에 (뒷자리에도 )
그동안 갈고 닦은 스트레칭 솜씨를 발휘하여 몸의 피로를 풀었지요.
그리곤 영화 한 작품을 감상했는데
처음 시작할 때 못 보았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 다음 피곤한 눈을 쉬다 쓰다 하다보니
벌써 공항입니다.
글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일상생활의 적응도가 별로 좋지 못한 제게
이미 놓친 비행기를 처리하는 어려운 문제가 생겼으니 고민이지만
그래도 공항직원들이 친절하여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호텔에서 하루 밤 묵었습니다.
물론 바티칸의 미사를 놓친 것은 아쉬웠지만
이미 지난 일
마음속에서 늘 소망하는 렘브란트의 나라에 왔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지요.
밤에 인터넷 카페에 들어갔으나 글을 읽을 수는 있으나
쓰는 일은 한글로 지원이 되지 않더군요.
CNN을 한참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그동안 저는 집에서 신문만 보고 뉴스를 보지 못하는 관계로 추나미,이라크 사태,카불 문제
이런 것들이 다 제 기억속에서는 글로 읽은 것의 강도로 남아있었는데
추나미의 경우 일년 지난 사건에 대해서 다각도로 인터뷰도 하고
지나간 화면도 보여주는 바람에
뒤늦게 구문(OLD NEWS)로 추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새벽에는 바티칸과 예루살렘에서의 성탄미사와 예배를 보여주는 덕분에
그래도 위로가 되었지요.
새벽에 공항가는 길에서 본 암스테르담,공항에서 비행기가 느리게 이륙하는 덕분에 자세히 바라본 풍경
하늘위에서 조감도로 본 네덜란드
제겐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었어요.
아,이래서 전화위복이란 말이 있는 것이로구나
비행기에 타니 승무원이 가디언이란 신문을 가져다 주더군요.
그런데 첫 페이지 가장 큰 기사가 바로 CLONE FRAUD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얼굴이 붉어지면서 기사를 다 읽었지요.
마음이 너무나 착잡했습니다.
마음을 달래려고 그리스에 관한 책을 읽다가 공항에 내리니
이제 어제 먼저 도착한 짐을 찾는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항공회사의 사무실을 찾아가서 사정을 설명하니 짐이 온 기록이 없다는 겁니다.
순간 아찔하면서 어찌 일주일을 보내나 고민을 했는데
좀 더 여러 곳을 쑤시면서 다니다 보니
어딘가 눈에 익은 가방이 보이네요.
반가워서 뛰어가보니
미리 로마로 보냈다는 제 가방이 그제서야 나오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한꺼번에 피로가 몰려오면서
그 자리에 쓰러져서 자고 싶었지만
그래도 힘을 내어서 테르미니 역으로 오는 기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고비 한 가지
전화를 거는 일에 수업료를 지불하고 드디어 민박집 아주머니를 만나서
짐을 풀고 나서 (비가 추적추적 오고 있네요)
무작정 길거리로 나갔습니다.
그냥 시내와 인사하려고 한 것인데 비가 오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고
일요일이라고 버스도 다니지 않더군요.
그래서 발길 닿는대로 간판을 읽어가면서 걸어가다 보니
성당이 하나 나옵니다.
알고 보니 바로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이네요.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서 일단 성당 안을 구경하고 나서
뮤지움에 갔습니다.
성당의 유물을 전시한 곳인데 유로 전시이긴 하지만 의외로 유물이 많아서 즐거운 관람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제공하는 로마에 관한 디브이디를 하나 구경하고 나오니
마침 소성당에서 미사를 하고 있습니다.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마치 신과 함께 가라라는 영화에서 본 것처럼
신부님들의 목소리로 듣는 성가와
미사 책자에서 따라하는 노래를 통해
이상할 정도로 마음속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난 번 파리에 갔을 때 노트르담 성당에서 미사드리는 장면을 잠시 구경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마음을 집중하여 참석해서인지 느낌이 상당히 다르더군요.
그 미사가 끝난 후 대성당에서의 미사가 있길래 한 번 더 있다가
강론이 길어져서 무슨 말인지 도저히 알아듣지 못해서 그냥 일어서서 나왔습니다.
민박집에서 저녁시간이라고 정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들어왔으나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이미 모여서 저녁을 먹고 있네요.
하루 종일을 이곳에서 보내려고 했던 때보다 본 것은 훨씬 적었지만
짧은 시간 너무나 생생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느낌입니다.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크리스마스 미사에 참석할 수 있다면 참 색다른 맛이겠구나
저 혼자 공연히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다바르님
미사중에 살바토레라는 말이 자주 나오던데 그 말이 무슨 뜻일까요?
그리고 지오바니라는 말도 미사중에 여러차례 나오더군요.
그래도 몇 개월 언어에 정성을 기울였다가 알아듣는 말이 생겼다는 것
그리고 읽다보면 이런 뜻이 아닐까 유추하는 재미가 생긴 것도
상당히 즐거운 경험이네요.
무엇보다도 여행중에 우려할 만한 상황을 만나서 잘 해결하고
목적지까지 온 것,다른 사람들에겐 별 일 아니겠지만
제겐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있는 기분좋은 마무리가 되었고
다음 여행에 대해서도 자신있게 한 발 내딛을 수 있는 자산이 되었다고
스스로 흐뭇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곳 민박집에는 컴퓨터가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에 있어서
더 자세하게 그림까지 올리면서 글을 쓰는 일은
무리일 것 같네요.
그래도 자리가 난 김에 앉아서 상당히 긴 호흡의 글을 주저리 주저리 쓰고 있으니
정말 여행을 왔구나 실감이 납니다.
옆에서 전화를 붙들고 중국어로 이야기하고 있는 처녀가 있으니
중국말이 글쓰는데 양념역할을 하고 있는 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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