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maker님
그동안 글도 리플도 전혀 없어서
음악을 못 올리게 된 이후에 이 곳에는 들러보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마 가끔씩 글을 읽는 줄 알았더라면
소리 내어 불러서 이야기를 나눌 거리가 참 많았는데요.
음악을 그것도 제가 잘 모르는 세계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계기를 준 사람이라
저 혼자서는 마음속에 깊이 담아놓고 있었고
새롭고 제 마음을 깊이 흔들어놓는 음반을 듣고 있으면
이런 음반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저도 새로운 음반이나 음악을 소개받을 수 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음악이 꼭 소리로 들려주는 것만이 아니라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 아시지요?
얼마전에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공동으로 쓴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이 하루를 시작하면서 늘 비창을 듣더군요.
두 권의 소설을 읽고나서는
저도 비창을 걸어놓고 여러 날 마음을 기울여 듣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반가운 목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전주에서 돌아온 뮤직박스에 좋은 곡을 담아서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지금은 먼 길을 떠나기 바로 전 날 밤이라 마음만 있으니
제게 쪽지로 주소를 보내 주실래요?
먼 길 떠나기 전 날 밤
그래도 내일 새벽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즐거움때문에
(내일은 아이들이 학교를 쉬는 토요일이라 )
가방을 꾸리고 나서 음반을 걸어놓고
님에게 보낼 그림을 고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겨울 이맘때면 어김없이 보게 되는 화가중의 한 명이 제겐 샤갈입니다.
오늘 샤갈 그림을 찾아서 보다가
처음으로 만난 시카고에 있는 한 건물에 샤갈이 모자이크로 장식한
4계란 벽화입니다.
처음에는 멀리서 보아서 모자이크인줄 몰랐는데요
디테일을 찾아서 보니 참 매력적인 색의 모자이크라
눈길이 자꾸 가네요.
제가 그림 좋아하는 것을 아는 아이들이 물어봅니다.
선생님,그림이 더 좋아요?
책이 더 좋아요?
음악이 더 좋아요?
다 좋지만 그래도 꼭 한 가지를 골라야 한다면
그래도 음악이 제일 좋지,
그래요? 책을 제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제겐 명상에 가장 가까운 마음이 바로 연주의 흐름에 마음을 맡기고
몰입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아마 음악을 그렇게 가깝게 느끼고 있는 그런 마음이
peacemaker님의 음악 선곡에 가 닿았고
그것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좋은 인연에 감사하는 마음이
오랫동안 님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샤갈의 그림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