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엄마 생신상 - 굴소스 넣은 궁중떡볶이

| 조회수 : 4,162 | 추천수 : 4
작성일 : 2003-11-19 20:02:42

이름 한번 거창하다 궁중떡볶이. 방금 배불리 먹고 보고를 하기 위해 타닥타닥 거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 어머니의 생신날... 사실 처음에는 고추잡채를 하려고 했건만... 제가 피망하고 원수진 관계로 부추잡채로 바꾸려다가 또다시 궁중떡볶이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따지고보면 뭐... 떡잡채라고 해도 말 되지 않겠습니까? 여하튼간 어저께 시장보고 오늘 학교 갔다 오자마자 약 3시간 동안 준비를 했습니다.

무슨 떡볶이에 3시간이나 준비시간이 걸리는지.....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재료라고야 떡볶이 떡, 굴소스와 갖은 양념, 당근, 양파, 느타리버섯, 잡채용 돼지고기가 전부였는데 돼지고기 살짝 양념해서 재우고 느타리버섯도 그렇게 하고 당근 양파 채 썰고 떡볶이 떡 데쳐서 역시 무치고 양념장 만들고 고기, 버섯, 당근, 양파 볶고 끝으로 주스까지 사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되고 만 것입니다.

혜경이모님을 비롯한 여러 이모님들께서는 채 써는것도 다다닥 끝내시고 휙휙 하실것을..
그리고 양파가 그렇게 매운 줄도 처음 알았습니다.

하여간 회심의 양념장에는 굴소스랑 간장이랑 설탕, 소금, 깨소금, 다진마늘이 들어가고 핫소스도 약간 들어갔습니다. 하다보니 느끼한 것만 들어가는 거 같아서.... 그리고 원래 간장만 넣는 것을 4큰술의 간장 분량 대신 2숟갈 하고도 절반의 굴소스와 간장 한숟가락을 넣고 좀 젓다가 나머지 절반 숟갈로 간장을 쬐깐 더 넣었습니다. 그리고 다 함께 볶을 때는 기름 좀 두르고 떡, 버섯 고기, 양파 당근 순으로 넣고 물을 2/3컵 정도 넣었구 그 담에 이 양념장을 넣었죠...

우여곡절끝에 만들어진 궁중떡볶이가 팬에 가득해서 들기도 힘들더니 꽤나 맛이 괜찮습니다. 고기만 볶아 놨을 때는 쫌 짠거 같았는데 그것도 섞어서 볶아서 그런지 맛있구요..... 냄새는 뭐랄까... 왠지 불고기 비스무리한 냄새에다가 꽤 오묘한 향이 섞이던데... 걸어서 5분이면 가는 외할아버지 가져다 드리려고 락앤락에다 한접시 싸두고 맛있다고 하시는 엄마에게 물었죠...

"엄마. 내가 한게 장금이가 한거보다 더 맛있지?"

그러엄... 당연하지 라는 대답을 기대한 저와는 달리.....

"장금이가 한 건 안 먹어봐서 모르겠다..."

뒤로 꽈당 한 뒤 여러번 졸라서 겨우겨우

"장금이가 한 거 보다 맛있다. 장금이는 날 위해서 음식 안해주잖아 임금 위해서 해주지.."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앞으로 고추장 떡볶이 해 먹지 말고 이거만 해먹자!!"

그래서 또 뒤로 꽈당 했습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치즈
    '03.11.19 8:08 PM

    흐미...이쁜것...(반 말아니고 혼자 말입니다)

    딸 없는 사람..... 마음만 또 헐렁하게 하네요.
    좋으시겠어요...소라양 엄마는.*^^*

  • 2. 김혜경
    '03.11.19 8:10 PM

    하하하...엄마 대답도 맞네요. 장금이 한 건 못드셔보셨을테니까...
    소라님, 그 떡볶이 절 좀 주셨으면 이렇게 대답했을 거에요..."장금이가 뭐야, 한상궁 최상궁 다 합친 솜씨보다 낫다!!"

    소라님 어머니는 참 행복한 분입니다.

  • 3. 꽃게
    '03.11.19 8:58 PM

    세상에...
    소라양 어머니는 튕기시네요. 소라양한테~~~
    우리같으면 걍 껌뻑 돌아가셨을텐데...

  • 4. 나나
    '03.11.19 9:43 PM

    엄마 대답이 정답이신듯,,,
    아,,나도 궁중 떡볶이가 땡기네요,..
    요새 왜 이리 땡기는게 많은지,,,엥겔지수의 상승과 살들의 상승 비율이 상향곡선이라는...

  • 5. 꾸득꾸득
    '03.11.19 10:27 PM

    이쁜딸이네용!
    난 언제 우리딸 한테...우리딸은 요즘 돈 벌면 신호등 사주겠다고 늘 큰소립니다.
    왠 신호등?
    신호등은 우리집에 없다나요?

  • 6. 똘비악
    '03.11.20 9:14 AM

    어제 저도 귀빠진 날이었는데..
    어쩜 양쪽 집이 이렇게 다를수가 있을까요.ㅎㅡㄱ
    예쁜 딸 하나 더 낳고 싶네요.

  • 7. honrymom
    '03.11.20 10:49 AM

    소라양도 올리는데..
    이몸은 언제 키친토크에 글 올려보나~~

  • 8. cherokey
    '03.11.20 5:37 PM

    아~~~요리는 고사하고 커피타줄 딸이 없어 서럽습니다.
    울아들 가끔 장남감을 통속에 가득 넣고 엄마 맛있는거 만들어 줄께 요러는데
    나중에 진짜로 아들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올까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95 냉이와 시금치무침 3 이호례 2025.01.04 2,341 1
41094 동지 팥죽 드셨는지요? 9 babymonte 2024.12.21 12,406 7
41093 집 모임.. 시작도 전에 포기하고 싶어진 이야기 22 고독한매식가 2024.12.17 18,386 4
41092 178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1월 돈가스와 골뱅이소.. 21 행복나눔미소 2024.12.17 9,623 3
41091 아직 가얄길은 멀지만 힘내세요 6 나니요 2024.12.16 6,385 2
41090 오랜만입니다. 머핀아줌마입니다 ^^ 18 머핀아줌마 2024.12.16 7,841 7
41089 (경축) 탄핵 가결기념 헌정 보쌈 올려드립니다 21 제이비 2024.12.14 7,233 7
41088 평범하고 안전한 일상을 위한 외침 13 발상의 전환 2024.12.14 5,858 10
41087 나의 깃발 25 백만순이 2024.12.13 6,199 11
41086 티비보다 태워먹은 어묵볶음 7 너와나ㅡ 2024.12.12 6,530 5
41085 부지런히 살았던 지난 날들(feat. 겉절이 레시피) 13 제이비 2024.12.10 8,981 7
41084 벌써 12월 10일. 26 고독한매식가 2024.12.10 7,344 4
41083 절박한 모닝 커피 (오늘 국회에서 커피 타임!) 11 발상의 전환 2024.12.07 11,459 8
41082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17 제이비 2024.12.04 12,166 4
41081 파이야! 15 고독은 나의 힘 2024.11.30 11,490 4
41080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25 코코몽 2024.11.22 13,690 3
41079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57 ··· 2024.11.18 20,055 7
41078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44 Alison 2024.11.12 19,538 6
41077 가을 반찬 22 이호례 2024.11.11 12,687 5
41076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3 필로소피아 2024.11.11 10,512 6
41075 이토록 사소한 행복 43 백만순이 2024.11.10 11,306 5
41074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3 행복나눔미소 2024.11.08 4,456 6
41073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7,160 5
41072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10,700 5
41071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9,987 8
41070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8,688 4
41069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11,009 8
41068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923 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