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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요리하기 싫어지면서 먹기 싫어질 때

| 조회수 : 4,971 | 추천수 : 4
작성일 : 2006-11-02 20:13:28
게으른 앙앙이입니다~
앙앙이는 혼자살고 있죠~ 그래서 귀차니즘때문에 음식해먹는 것보다 사먹기를 더 잘합니다.
아마 혼자 음식 차려 먹으면 소화도 안되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있게 느껴지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주로 사먹는 건 시리얼과 김밥.
가끔 이런 음식이 다 떨어지고 사오기도 귀찮을 땐 인스턴트 커피로 배를 채웁니다 -_ㅜ

하지만 저도 사람이기에 음식을 만들겠죠;
그래도 의외로...제가 만든 음식들을 먹은 사람들은 맛있다며 가끔 제가 해줬던 음식들이 또 먹고 싶단 생각이 난다고 하더군요.
귀찮아서 음식은 안하지만 음식솜씨가 나쁘진 않다는 거겠죠 ㅎㅎ... (그나마 이런걸로 위안을)

아마 1년 중 여름은 음식을 제일 안하는 계절인 거 같습니다.
이유는 날씨 때문에 해놓은 음식들의 빠른 부패로 인해 조금씩 자주 해먹어야 되는데, 그것이 귀찮아서죠.
게다가 부패된 음식들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 의미로 정말 속 뒤집히죠.

여름이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올 해.
가을로 접어들면서 여느때와 같이 저에게 가을은 9월 중순이후입니다.
그래도 올해는 많이 더웠기 때문에 10월부터 가을이라고 생각했죠.
가을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만드는 음식의 양과 해 놓고 먹는 기간이 늘어납니다.
음식하나 해놓고 짧게는 4일 길게는 일주일까지도 먹습니다.
그러기 가장 좋은 건 찌개나 국, 카레 종류죠.

요즘 땡기는 음식이 매운 음식인데다가 조금 날씨가 더워도 빨리 상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매운 낚지 볶음을 커다란 냄비에 해놓고 오전에 팔팔 끓이고 나갔다가 저녁때 팔팔 끓여 먹는 생활을
거의 20일정도 유지하고 있던 때.
10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날씨가 기가찰 정도로 더웠죠.
어느때보다도 맵게 만든 낚지 볶음. 음식을 만들 때 마스크하고 만들었던 낚지 볶음이었습니다.
열심히 눈물,콧물 짜내며 청량고추에 최고로 매운 고춧가루(부모님을 통해 얻었습니다....고춧가루 봉지만 손에 쥐어도 아린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매운 고춧가루였죠. ㅎㅎ), 그 맵다는 할리피뇨(고추 종류로 청량고추의 몇배정도 더 맵다고 합니다.)까지
송송 썰어 넣고 열심히 낚지 볶음을 만들었습니다.
만든 당일은 남아있던 낚지볶음을 처리해야되었기에 다음날 먹을 걸 만들었던 거죠.

다 만들고 다음날을 기약하며 잠들었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더위가 찾아왔습니다.
반팔입고 나가고 하루종일 땀닦으며 돌아다녔다면 할말 다했죠 -_-;
친구와의 약속이 잡혀 그 날은 만들어 놓은 낚지 볶음을 먹지 못했습니다.
늦게 들어갔기에 팔팔 끓이지도 못하고 잠들었습니다.

그 다음날도 약속이 생겨 낚지 볶음은 제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던 때죠.

그런식으로 집에서 식사를 하지 못한채로 4일정도가 지났습니다.
원래 가을날씨였다면 4일정도 신경을 끈다고 해도 낚지볶음은 절대 맛이 가지 않았습니다.
낚지볶음을 만든지 5일 째......드디어 집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냄비뚜껑을 열었습니다.
보기엔 멀쩡했죠. 기분좋게 팔팔 끓여 큰 접시에 밥을 담고 그 위에 따뜻하게 데운 낚지볶음을 올렸습니다.
쓰윽~ 쓰윽 비비기 시작했죠.
냄새도 매콤한게 코를 찌르고 좋았습니다.
밥수저 한 가득 푸~ 욱 떠서 입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매운 맛 때문에 코를 틀어막고 눈을 질끈감고 입에 넣고 씹기 시작했습니다.
얼얼하던 입안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자
시큼한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ㅜ_ㅜ
게다가 결정적으로 낚지가........으윽...생각만 해도... 낚지가 스믈스믈해졌다는 거죠.
낚지가 썩은 걸 씹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느낌을 모르실 겁니다...... 낚지가 낚지가 ㅜㅁㅜ;;;;
결국 휴지에 뱉어내고 밥과 큰 냄비 가득있던 낚지 볶음을 음식물쓰레기통으로 밀어넣었습니다.
기분이 나빠지자....다시는 낚지볶음을 보기도 싫었죠.

할 수 없이 다른 걸로 입가심을 하고 적당히 배를 채운 후 남아있던 카레와 몇가지 재료로
간단한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라면보다 만들기 쉬운게 카레가 아닐까 싶네요. ㅎㅎ
그렇게 다음날 먹을 카레를 만들어 놓고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저녁 카레와 밥을 먹기 위해 카레를 데펴서 큰 접시에 밥을 얹고 그 위에 따뜻한 카레를 얹어
다시 쓰윽~ 쓰윽 비볐습니다.
한 수저 가득.....잘 비벼진 카레를 푸~욱 떠서 입에 넣었습니다.
ㅡ_ㅡ!
넣자마자 푸웃~!!!! 하며 입밖으로 나온 카레 .....!!!!

케엑....하루만에 맛탱이가 가버리다닛!!!! ㅜ_ㅜ

상한 음식을 2일동안 맛본 저는.....
그 이후로 일주일 정도를 시리얼만 먹고 살았답니다 ㅜ_ㅜ
아.....더운 날씨 너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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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별먹은곰
    '06.11.2 8:47 PM

    ㅎ ㅏㅎ ㅏㅎ ㅏㅎ ㅏ... 이게 웃으면 안될꺼 같은데,,,글을 잼나게 쓰셔... 글쎄 그 상황이 눈에 보이는거 있지용~ 배탈안나신거보니 다행이네용~ 요리솜씨 좋으시니 이젠 날도 선선하구 맛난거 많이 해드세용 2년전 저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만만한 씨리얼... 우유사러가기도 시러 일주일에 두번 월,목으로 우유 배달 시켜 먹었드랬습니다. ㅋ

  • 2. 히까리
    '06.11.2 10:12 PM

    카레 한번 만들면 몇 끼니씩 먹어서 좋긴 좋은데 채소 써는거 넘 구찮어용.

  • 3. smileann
    '06.11.2 10:56 PM

    저같은 분이 여기도 계시네용~^^
    혼자 깔깔깔 웃었습니다.
    올 가을은 정말 별로인 것 같아요.
    내일은 갑자기 추워진다네요.
    그럼 다시 실행에 옮기셔도 되겠어요. ^^

  • 4. 잠뽀
    '06.11.2 11:54 PM

    ㅋㅋㅋ
    솔로일때가 그립습니다...ㅜ.ㅜ
    요놈의 아기땜시 하루게기는것두 힘듭니당~
    나야 뱉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요녀석들은 아니거덩요...

  • 5. 앙앙이
    '06.11.3 6:02 PM

    따뜻한 음식 보존 온장고가 있음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별먹은곰님>> ㅎㅎ 예전에 우유배달시켰다가 도둑든게 2번이나 있는 아픈 기억이 ㅜ_ㅜ
    히까리님>> 재료손질하기가 만만치 않죠. 정말 귀찮을 땐 카레+양파.....만으로도 -ㅁ-;;
    smileann님>> ㅋㅋ 일주일을 시리얼 먹었더니 다시 밥이 먹고 싶어져서 조금이따가 미역국 끓일랍니다.
    잠뽀님>> 크하~ 혼자 밥 먹는거 너무 싫어요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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