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어젯일 같습니다. 벌써 25년이나 전 일인데 말이죠.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그때....
'광주항쟁으로 시끄러웠던 그시절'
저희 아버지는 지방간 진단을 받았답니다.
의사는 한마디를 했다고 합니다.
"조금만 늦었으면 돌아가셨읍니다"
젊은 나이... ....부인과 3명의 자녀들...
아빠는 침통해 하고 있을수만은 없었답니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다해 보시고
회복될수 있다는것은 다 먹어보았답니다.
환자란 아플때 삶에 대한 의욕이 더 절실해지나 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건강하지 못한 아버지 때문에
어린 우리들은 정말 엽기적인 것을 많이도 먹었읍니다.
그때 엄마가 아버지와 우리 가족을 위해 했던 최고의 음식은
두유와 오리탕 ..........
밤마다 콩을 담궈놓고 새벽에 일어나 그 콩을 삶아서
블렌더에 갈아 가족 모두에게 나눠 주셨읍니다.
곤히 자고 있던 어린 우리는 새벽마다 일어나 마셔야 했던
그 두유를 거의 끔찍하게 생각했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셔대던 그두유... ....
그리고 밥을 또 먹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더 끔찍하게 생각 했나봅니다.
엄마는 이에 멈추지 않았읍니다.
오리를 사서 된장에 푹 삶아 오리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고
토란대와 미나리를 넣고 들깨가루로 맛을 내서 식탁에 올리기 시작했읍니다.
이것도 거의 매 끼니 먹던 주 음식이 되었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엄마의 정성에 하늘도 감복했던 모양입니다.
아버지는 몇년간을 더 고생을 하시다 완치를 했읍니다.
그 시절 엄마의 얼굴은 항상 까만 기미와 마른 체구로 기억됩니다.
그래도 엄마는 항상 활기에 찼있었답니다.
엄마의 젊은 30대는 그렇게 그렇게 힘겹게 지나갔읍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두유와 오리탕과의 인연... ....
그 시절은 너무도 지겨운 음식이여서 내가 자라면 난 해먹지 않으리라
가슴 깊이 다짐을 했었답니다.
그러나 내가 어른이 되고 지금의 나는 엄마가 했던것처럼
새벽에 일어나 두유를 갈고 일주일이면 한번씩 오리탕을 해먹고 있읍니다.
서울분들은 오리탕을 많이 해먹지 않더군요.
그래서인지 오리를 구하기가 쉽지않아 고향, 광주에 계시는 엄마에게
오리를 공수받고 있지만 25년이나 이어진 두 음식의 고마움.. ... ^^
엄마의 이 정성에 우리 가족은 지금까지 아무 탈없이 지낼수 있지 않았을까요?
엄마는 지금도 아버지를 위해 새벽이면 어김없이 두유를 만들고 계십니다.
이제는 연로하신 엄마와 아버지가 지금처럼만 건강하셨으면 감사하겠읍니다.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에 응모하네요] 아버지를 살린 오리탕
최진화 |
조회수 : 2,557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6-10-22 21:05:49

- [키친토크] [이벤트에 응모하네요].. 3 2006-10-2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뿌요
'06.10.22 9:25 PM광주분이시네요. 반갑네요. 광주 오리탕이 맛있죠.
저도 가끔씩 집에서 오리탕을 끓여먹어요.
마트에 가면 있는 오리는 왠지 손이가질 않아 재래시장에서 직접 잡아옵니다.2. 최진화
'06.10.23 8:10 AM저두 반갑습니다.
광주의 오리탕을 이곳분들은 잘모르더군요
저희 올케도 서울이 고향인데 유황오리구이는
잘알던데 첨엔 못먹더닌 이젠 그맛에 흠뻑 빠졌는지
이제는 아주 잘 먹더군요....^^3. 나무아래
'06.10.24 12:54 AM그야말로 약이되는 음식이었군요.
광주 오리탕은 어떻게 만드는지 자세히 올려주시면 더 좋겠네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음식인데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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