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버섯농장 할머님의 말씀입니다.
아들 며느리가 하는 버섯농장에서 일을 도와 주시면서, 우리 어머님처럼 날마다 바쁘게 사시는 분이지요.
어제는 상추 밭을 갈아 엎는다고 와서 필요한 만큼 따가라는 전화를 받고 일하다 말고 잠시 다녀왔답니다.
금방 나갔다가 들어올 사람이 뭐 때빼고 광내고 나가나요? 입은 옷 그대로 입고 봉다리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들고 쓰레기 창고나 다름 없는 손가방 (뭐가 그리 복잡한지..에효~ 다른 분들도 그래요?) 들고 뛰어 나간답니다.
그렇게 왔다갔다 정신없이 사는 모습이 예전에 당신 모습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아이들 공부 다~~가르켰어~그러시면서... (아마 대학까지 다 보냈다는 이야기 일 겁니다.)
잘 말려지고 있는 고구마줄기입니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청국장도 두 덩이 들고 갔는데...
먹고는 잡은데 할 시간도 없고, 귀찮기도 하고 그렇다고 돈주고는 안사지고..
어르신들은 다 그러신가 봅니다. 제 얼굴을 보자마자~반가이 맞으시면서
"어여~ 가서 뽑아가~" 하시며 등을 떠미시네요.
일하다 말고 어디가서 뭐 가져오는 거 때론 참 번거롭습니다.
허나 일부러 생각하고 전화까지 주신 분 마음이 너무 고마워 "다음에요~ "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랬다간 다음에 절대 주지도 않지요. 그러니 여러분도 누가 뭐? 주마~ 가져가라~ 그러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다녀 오십시요.^^
가져오면 다 맛있게 먹을 먹거리이니 아까워서도 가만히 놔둘 수도 없으니 뭐라도 해 먹을 수 있으니 좋잖아요.
우리집 텃밭의 배추입니다. 어르신들 말씀마따나 참 풍신납니다. (속도 안차고 못났다는 뜻인가요?)
그 옆으로 홍갓은 왜 그리 이쁘게 크고 있는지...어머님이 내년에는 차라리 갓을 심자~ 그러시더만요.
상추 밭에 (하우스) 가서 상추도 조금 따고 얘네들 머리꼭지도 조금 따서 가져왔다지요.
상추 꽁다리 윗 부분인데 참 연하디 연하답니다.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쳐 먹어도 맛나고
들기름 간장 통깨 마늘 고춧가루 넣고 조물 조물 무쳐도 맛나지요.
참..된장국 끓여도 맛나요. 엥? 뭔 맛이냐구요? 내년에는 꼬옥 맛보시기 바랍니다.
잘 보이시나요? 우리가 모르고 게을러서 그렇지 버릴것이 없는게 참 많은 것 같아요.
겉절이 해 먹어도 맛나겠죠? 먹을 만큼 따서 나오려 하는데 버섯 포장하시면서
허드레로 나온 자잘한 버섯을 한 보따리 싸 주시네요. 넘 많아요~ 파세요~ 했더니만
" 버리지나 말고 먹어~ " 하시더라구요. "당연하죠? 이게 얼마나 좋은 건데요? " 했지요.
집에서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 찍어 먹었더니 아주 쫄깃상큼 맛있게 먹었답니다.
사실 어젯밤에 꿈을 꿨는데요?
우리집 반 정도가 불이 났어요. 불이라면 넌덜머리 나건만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
불처럼 활활 타오르고 잘 되려고 그런가요?
꿈보다 해몽인가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