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시아버지와 김치.........
저녁메뉴를 김치찜으로 정했어요....
뭐 ....장 안보고도 만들 수 있는 건 김치찜 밖에 없더군요...
다섯시.......
저녁먹을 준비 완료.....
오늘따라 남편도 무지 일찍 들어오네요...
다섯시 쬐금 넘으니 딩동 하네요...
바로 그때 전화벨 .....울립니다....
번호 보니 울 시아버지......
회사가 저희집 근처인데도 저녁때 식사하시러 절대 안들르십니다...
며느리 신경쓰고 번거로울까 봐서요....
""저녁이나 먹자.......밖에서.....너좋아하는 돼지갈비 사주고 싶어서.....""
그러시네요......(와~~~~일단 ...감격)
""아버님...저녁준비 다 됐는데...걍 저희집에서 저녁드시죠......."" 했어요...
애들이 둘이고 오늘따라 집도 깨끗하고....
나갔다 들어올게 더 번거롭게 느껴지더라구요...
아버님..집앞에 오셔서 다시 전화하셨어요...
그럼 시장이라도 봐줄테니 내려오라 하셔서....
삼겹살이며....고기 이것 저것...버섯...한박스....
귤 한상자....
오늘따라 아버님이 이것저것 사주셨어요....
평소와 좀 다르시더라구요....
집에와 저녁 상을 보는데 아무 생각없이 늘 하던대로 김치 썰어 놓고 여섯살 아들이 차려논거
하나씩 들어 상에다 놓았어요...
상차림이 거의 끝나갈 때쯤....
아버님......
" 섞박지.....채로 좀 썰어서 갖구와 봐라...나두 섞박지 먹고싶다...."
눈물이 핑 돌데요...
저희 아버님....너무나 부지런 하시고 자기관리도 엄청 잘하시는데....
새벽 여섯시 기상..삼시세끼 제때에.....늦어도 열시엔 주무시고....
그러나 맘대로 안되는게 이빨이라고하시며....제 이빨 안좋은것도 늘 안타까워 하셨어요...
이가 안좋으셔서 우리들 먹는대로 섞박지에 젓가락 푹 꽃아 드시는게....맘대로 안되시는거죠..
한집에 살땐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눈에 보이니 챙겨 드렸던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세세하게 신경 못써 드렸어요...
결혼전.....
시댁에들어가 살아야한다고 엄마한테 말씀드렸더니...
젊은 니들이 모시고 사는거 아니다....
많이 배우고 잘 섬겨라...하시며...
어른한테 잘하는거 별거아니다....
새우깡이라도 한봉지 사오면 둘이서 손잡고 먹지말고 한접시 담아 어머님..아버님...드셔보세요...
하는거...그게 효도다.하신 말씀....
가위라도 갖다가 고기도 잘라드리고 김치도 잘라드리고......
한입에 들어가게 정성껏 음식해서 드실만하게 만들어다 드려라...
니들 좋아하는 것만 해먹지 말고......
그러셨어요....
새삼 어른들 말씀 다 맞구나...하는 생각들고...
벌써 이렇게 세월이 흘러 깐깐하시던 시아버지.....이리 마음약해지고....힘 없어 지셨나싶고...
걍 마음이 울적하네요...
멀리 계서 자주 들여다 보지 못하는 친정 부모님도 생각나고....
아~~~
아직도 노총각 울 오빠 .....좋은 여자 만나서 울 엄마...아빠...기뻐하시는 것도 봐야되고....
애고 ....저도 나이드나봅니다....
섞박지 채썰다....눈물 찔끔거린 박하맘 이었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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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asmine
'05.1.27 11:48 PM정말 이쁜 마음을 가지셨어요.
저희 시아버님도 그런 분이세요. 잘 해드려야 하는데, 맘처럼 잘 안되요....ㅠㅠ2. 이영희
'05.1.27 11:51 PM예쁜 박하맘님 이네요...^^
3. 강금희
'05.1.28 12:02 AM샤부지 참 부럽네요.
4. 그린
'05.1.28 12:09 AM그렇군요.....
연세 드시면 무우김치 한 쪽도 씹기 힘드신 거로군요....ㅜ.ㅜ
박하맘님의 고운 마음보면서 또 한 수 배우고 갑니다.
82 아니면 어디서 이런 걸 배우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5. 헤르미온느
'05.1.28 12:11 AM친정엄마 말씀이, 정말 가슴에 와 앉네요...
생각깊은 친정엄마 닮아 박하맘님이 그리도 곱고 참한것 같아요...^^6. 몽쥬
'05.1.28 12:11 AM섞바지곱게 체썰어놓으신것보니 마음이 짠하네요.
울 시아버지도 이가안좋으셔서 총각무우먹는 울아들보며 부럽다 하셨는데..
그때 전 왜 박하맘님처럼 곱게체썰어드릴생각은 못했는지.
이제 아버님저희집 오시면 꼭 따라하겠습니다.
박하맘님 친정어머니도 마음이 따뜻하고 박하맘님도 따뜻하고 시아버님도 그렇고
제마음까지 따뜻하게 뎁혀지네요^^7. 겨니
'05.1.28 12:15 AM정말 눈물나네요...
시어른, 아들, 며느리...한집에서 오손도손 정붙이며 살기가 왜 이리 힘든걸까요....
행복이란게 별것도 아닌데...시부모님, 친정 부모님 나이 들어가시는걸 보며 점점 가슴이 아픕니다.8. 애살덩이
'05.1.28 12:26 AM에구구...저 반성하고있습니다...
예쁜 맘을 가지신 박하맘님...시아버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실만하네요
친정어머니께서도 너무 훌륭하시고...
가족의 사랑이 듬뿍 느껴집니다....9. 박하맘
'05.1.28 1:03 AM엊그제 오프라윈프리숀가요....
케이블에서 하길래 그걸보는데....
갖 스물 넘은 젊은 아가씨가 노인 분장을 하고는 노인들 틈에서 생활하는 내용을 봤어요...
노인이 되어 노인들 틈에서 살아보니...
외롭다며....울더군요....
일차 충격먹었구요....
오늘 아버님 뵈면서 마음 저림을 느꼈어요....
살다보면 스팀 팍팍 올라오게 할때도 있지만.....
다 잊구 .......
이리 가슴 아리게 하는게 가족인가봅니다...
저희 아버님...뒤돌아서서 서운하다 안하시고 제앞에서 채썰어달라 말씀하시는....
쿨한 아버님이십니다...
제게 진심은 어디서든 통한다는걸 피부로 느끼게 해주신 분이기도 하구요...
해드리는거 하나 없이 늘 받기만 하는데도 늘 제게 니가 건강하고 밝게 살아줘서
항상 고맙다고...하시는 ....
세월이 가면 ...바로 우리들이 모습인거 같아요...10. 지성조아
'05.1.28 1:36 AM마음이 짠~~해져요.ㅡ.ㅜ
시부모님도 내 부모님인데..전 언제 그렇게 속 깊게 생각해 보았나 반성했답니다.
박하맘님 마음도 너무 이쁘고, 정 깊으신 시아버님도 멋지십니다.^^11. 미스티
'05.1.28 5:24 AM돌아가신 제 시아버님 생각이나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시아버님들 며느리 사랑 각별하신분들이 많으시죠.
박하맘님 고운 맘이 더 보기 좋아요.
살아 계실때 더 잘해드리세요.
돌아가시고 나니까 생전에 다 못해드렸던게 항상 걸리드라구요.12. 선화공주
'05.1.28 10:21 AM정말..뒤에서 서운타 안하시고....앞에서 먹고싶구나 채썰어다오..라고 말씀하시는 아버님!!
넘 멋진 분이시군요...저두...남한테 상처안주면서..원하는걸 그렇게 부드럽고 솔직하게 전달할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은데....매번 잊어버리고 놓치게 됩니다...
오늘 박하맘님 글 덕분에 한번더 생각하게 되는군요..^.^*....
아마도 박하맘님의 고운마음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렇게 만드는것 같아요..13. 수산나
'05.1.28 10:25 AM예쁘고 고운맘을 지니신 박하맘님
양가부모님 멋지세요
따뜻한 사랑을 나누며 사는 가족모습이 그려집니다14. 달개비
'05.1.28 10:32 AM몸도 예쁘고 마음도 예쁜 박하맘님.
그 마음 씀씀이 배우고 갑니당.15. 커피러버
'05.1.28 11:58 AM저 별로 (거의) 착한 며느리 아니거던요.
근데 박하맘님 글 읽으니 울 엄마 아빠 생각나면서 시아버지 시어머니 생각도 나네요.
아들만 둘인 집안이라 가끔 시아버지께 딸처럼 할때고 있는데 왠지 기분이 좋더라구요.
박하맘님의 예쁜 맘을 얻어가지고 갑니다.16. 미스테리
'05.1.28 12:41 PM갑자기 늙어 보이시는 울아빠 생각나요...^^;;;
박하맘님 친정어머님 말씀이 가슴에 잔잔히 남아 도네요^^17. 비니드림
'05.1.28 3:26 PM박하맘님 참 맘이 이쁘세요. 전 시아버님이 안계시죠..좋은 시아버님 두시분들 참 부러워요.
18. 민트
'05.1.28 3:59 PM아... 저도 시어른들이랑 같이 사는데
박하맘님 글 읽으니 제가 너무 못하고 사는구나... 생각드네요.
어른들한테 잘하는 거 진짜 별거 아닌데...
그 별거 아닌게 왜이렇게 안되는지...
맘은 아닌데, 어렵다는 생각에 행동이 더 안되더라구요.
반성하고 갑니다^^19. 마음만요리사
'05.1.28 5:05 PM하~~~ 그냥 한숨이 나네요...
저 무지 못된 며느리거든요. 잘 찾아뵙지도 않구 전화도 잘 안드리구....
박하맘님덕에 반성하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이 시할아버지 제사라 식구들 다같이 모이는데
어머님 아버님께 잘해드리고 와야겠네요....
사실 쫌전까지 가서 일할 생각에 내내 퉁퉁거리고 있었거든요...20. 김혜경
'05.1.28 10:57 PM박하맘님 친정어머니 훌륭한 분이십니다. 역시 그런 어머니 밑에서 박하맘님같은 딸이 자라나봐요...
21. champlain
'05.1.29 5:00 AM님글 읽고 눈물 찔금 거리는 champlain이었음다..^^;;;
22. 팀마니아
'05.1.29 1:58 PM저두 눈물찔끔하구... 반성의 물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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