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남편에게 뭘 부탁하면서,
"요거 해주면 당신이 좋아하는 동치미랑 게장이랑 담궈줄께욤~" (으으으..닭살..-.-)
남편이 분명히 뭔가 도와줬는데..그건 절대 생각 안 나고 (ㅋㅋ) 여하튼, 내도 약속은 지킨다!
우선, 한국마켓에 가서 무우부터 사고, 싱싱한 게(crab) 사겠다고 일부러 farm market 의 해산물 코너까지 두번 걸음해서 갔는데, 왠걸~ 게가 없단다. 날씨가 너무 추워 게가 다 얼어버려 아예 도매상에서부터 안 갖고 왔단다.
우쒸..일부러 찾아갔는데 게는 없고...(그러면서도 씨익~ ^___^ 앗싸~ 게장 안 담궈도 된다.)
남편한테는 "글쎄, 날이 추워서 게가 없다네.."무척이나 안타까워하는 척하면셔셔셔..
그럼, 동치미만 담궈야쥐~ ^^/V
(동치미 만드는 거는 지난 여름에 냉면 해 먹으면서 올렸던, 다음 레서피와 같다.)
http://mm.dreamwiz.com/media/folderListSlide.asp?uid=joannist&folder=1&list_id=3500542&page=3)
장선용님의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을 보고 만들어 먹고 있는데, 다른 요리책과 달리 미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청각이니 갓이니...그런 거 안 들어가면서 간단하고도 맛있어서 나같은 사람한테는 딱! 이다.
동치미 무우가 따로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중간 크기 무우 2개면 김치병 큰 거(1 갤런) 만하게 나온다.
재료: 무우 3Kg (중간 크기 2개), 파 6뿌리, 마늘 6개, 생강 엄지 손가락 굵기(5cm?), 풋고추 7개,
꽃소금 6T (Kosher 소금도 OK), 설탕 6T
1. 총각무로 할 때는 잎을 그대로 쓰고, 무우는 무우청을 잘라 낸 후 껍질을 감자 깎는 칼로
얇게 벗긴다.
2. 무우를 세로로 반을 가르고, 다시 가로 5cm 정도로 자른다.
3. 양재기에 무우를 하나씩 놓고 꽃소금 3T, 설탕 3T 섞은 것을 조금씩 뿌려가며 무우를 굴린다.
4. 마늘과 생강은 저미고, 고추는 반 갈라 씨를 털고, 파는 5cm 정도로 썰어서 무우 위에 얹어
24시간 놔 둔다.
하얀 파뿌리를 깨끗이 씻어 같이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다.
이 때, 처음부터 마늘과 생강을 베보자기에 따로 넣어 두면, 나중에 다 익은 후
둥둥 뜨지 않아서 좋다. 뭐..그래도 구찮으면 베보자기는 생략하면 되고..^.^
5. (팔팔 끓여 좀 식힌) 따뜻한 물 8~10컵에 소금 3T, 설탕 3T 를 넣고 녹인 물을
24시간 절여 놓은 3번의 무우 위에 붓는다.
처음부터 시판 생수를 쓸 거면...
멀쩡한 생수를 주전자에 넣고 다시 끓이는 게 찜찜 + 구차나서, 1컵 정도만
전자 레인지에 뜨뜻하게 데워 소금, 설탕 녹이고 나머지는 그냥 생수를 더해서 쓴다.
6. 벌써 끄으으으읕~
이렇게 물만 다시 붓고, 하루 정도 실온에 뒀다가 냉장고에 넣어 두고 2~3주일 정도면
맛이 든다.
이번에는 무우 한 개만 썰어 담궜다.
3번의 설명대로 설탕, 소금에 무우를 굴려 넣고, 24시간 놔두면 일단 물이 조금 생긴다.
이후에 생수를 부으면 오른쪽 사진처럼 되는데, 무우 한 개갖고만 했을 때의 사진이다.
동치미는 이렇게해서 하룻밤 실온에 뒀다가, 냉장고에서는 3주 정도지나야 맛이 제대로
드는 것 같다..
동치미는 담궈놨고..시간이 흘러흘러, 어느덧 동생이 두번째로 방문하게 되었다.
새해 아침으로 먹었던 스파이시 튜나.
참치 횟감 사러 Farm market에 갔는데, 오마낫, 그날은 또 왠일로 게(Blue crab)을 파는거닷!
요걸 사...말어...
아흑, 안 사자니 맘이 찔리고..저걸 사서 잡을 생각을 하니 기졸기졸..
아주 일을 사서해요사서해!
그 일도 많고 사건도 많았던 지난해 마지막날 & 새해첫날, 그 와중에 게를 사고야 말았으니..-.-ㆀ
게장 만드는 방법은 ☞ http://mm.dreamwiz.com/media/folderListSlide.asp?uid=joannist&folder=1&list_id=3711671&page=2
그나마 이번에는 여섯마리만 사서 간장 게장만 담궜다.
게 손질 할 때, 스테인레스 집게로 잡으면 막 미끄러지고, 자칫하다간 맨손에 찔리곤 해서,
아예 헝겁으로 된 오븐 장갑 끼고 손질해 왔는데, 비린내도 배기 때문에 오븐 장갑이
다 헐어 빠져 버릴 때 쯤...맞춰 게장 담그곤 했다.
그런데, Costco 에 갔다가, 좋은 걸 발견했다.
TV 선전이나, 일반 부엌용품 가게에서 파는 걸 보긴 했다.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엄청 비쌌는데, Costco 에서 이렇게 실리콘 장갑 2개 + Pot holder 겸
뜨거운 거 내려놓는 받침 2개 해서 토탈 $24.99 에 파는 거다.
오븐 안의 음식 꺼낼 때 등, 헝겁으로 된 두꺼운 장갑에 음식이 묻으면 매번 빨기도 그렇고..
또 자칫 잘못하다 장갑까지 살짝 태워 먹은 적도 있는데, 무엇보다 이렇게 손쉽게 씻어 깨끗이 쓸 수 있어서 좋다.
실리콘 장갑 끼고 오븐에서 그릇 꺼낼 때, 약간 미끄럽기도 하지만, 쓰다보니 익숙해지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실리콘 장갑으로 게를 잡으니 이거이거 딱 이다!
한 손에는 실리콘 장갑, 다른 손에는 가위 들고 게를 손질하니 앗싸~

간장 게장도 완성~
동생이 지난 추수감사절에 왔을 때, 게장을 못 해 먹여서 아쉬웠는데
연말에 두번째로 왔을 때는 동생도 게장 맛 볼 수 있어서 조금은 덜 미안..헤헤~
그나저나, 일주일 머무는 동안 제 혼자서라도 맨하탄 구경 나간다고 맬맬 나가니, 게장을 먹을 새가 있어야지.. 그러다보니, 아침에라도 먹겠단다. 하하~
맨밥에 게장만 있으면 된다고, 이틀 아침을 내리 게장하고만 밥 먹었던 내 동생.
자주(?) 와서 그런지, 이번에 떠나 보낼 때는 별로 아니 서운하더라~ ㅎㅎ
그래도 연말연초 바쁜 거 다~ 지나고, 4일날 동생까지 떠나고 나니 그제서야 긴장이 풀려서인지 공항에 데려다 주고 오니, 몸이 으슬으슬...목도 뜨끔뜨끔한 것이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그래도 저녁은 해야지 어떡해..;;;
그래도 게가 네마리나(!!!!) 남았다.
뚜껑은 안 먹는 남편은 이번에도 손에 하나 안 묻히고, 젓가락으로 다리 살만 잡고 냠냠~
한 끼에 세마리 다~ 먹고 나더니, "내일 또 해죠~"
꽈당.. (>_<)
어디 게만 잡아줘 보라지. 구람, 나도 맨날 만들어준다!
게장만 있으면 된다는 사람한테..
부침개까지 해 줬네~ (ㅎㅎ 사실, 이건 내가 먹고파서..)
없는재료로나마 두가지 모듬전.
팽이버섯 한가지하고, 야채 드르륵 갈아서 야채전 한가지 더 했다.
거기에다,
동치미도 알맞게 익었길래 꺼내고,
남편이 게장은 꼭 흰밥이랑 먹어야 된다고 간곡히 부탁.
그 정도 소원이야~ ㅎㅎ
게장만 있으면 된다는 사람한테, 반찬이 느~무 많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