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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들 밥/반찬 잘 믹이는 방법(지 생각임니당~ ^^)

| 조회수 : 3,133 | 추천수 : 4
작성일 : 2004-10-28 22:06:08
지가 어릴때 편식을 쫌 했는데 친정 엄마가 기발한 방법으로 확~
고칫삤습니다. (참고로, 7삭동이로 태어나 아가 마이 부실 했던거
같심니다. 근데, 지금은 부실한기 다 뭡니까? 너무 실해 탈입니다. ^^)

와 엄마들 아가 밥 안묵으면 따라 댕기면서 숯가락으로 안 떠 믹입니까.
그란데, 엄마는 그래 안하고 온 동내 아들 다 불러가 같이 믹있다 캅니다.
여름이면 큰 물통에(바둑색 고무물통) 펌프질 열심히 하시가 찬물에
아들 다 집어 넣고 수영시키고(거의 씻기는 수준 이었겠지예) 또 다
따끼가 큰 밥상에 둘러 안차가 밥을 믹이면 그래 밥을 잘억었다 카네예.
겨울이면 구둘목(아랫목)에 담뇨 깔고 그안에 아들 발 다 집어 넣게 하고
옛날 얘기 해주시면서 또 같이 밥을 믹이 셨으니, 군중심리라꼬 누가 밥을
잘 안 먹겠심니까? 거기다가 "누가 더 잘먹는지 좀 보자~~!" 이 한마디
슬쩍 던지시면, 옆집 순자보다도 뒷집 갱칠이보다 더 빨리 마이 묵을라꼬
안했겠심니까. 그이후로 가속이 부터가 7삭동이 불명예를 확~ 씻어뿌고
아주 잘 먹었다 캅니다. 지금 까지예~~ *^^*
지금 생각하니까네 아마도 엄마가 참 지혜로우셨던 것 같심니다.

그래 속을 썩이던 지도 아 낳고 그 아가 편식을 시작 할때 쯤 도대체 무슨 좋은
방법으로 매일 잘 먹일까 고민이 아닐수 없었심니다.
물론, 엄마가 건강히 살아계시니까네 여쭤 볼수도 있었지만, 지도 한 아이의
어엿한 엄만데 혼자 그방법을 찾고 싶더라꼬예.
그래서 생각 끝에 나름대로 묘안이라고 찾긴 찾았심니다.
그방법은 지금 급식을 하면서 젤 얼라부터(4살) 큰 아까지 그 상황에 따라 연령에
따라 잘 써먹고 있긴 합니다.  해서, 님들께 쫌 도움이 될까해 글 올리오니 님들이
발췌해서(아따 어려븐 말 한번 써봤네용~!) 쓰실분 쓰시이소.

아는 압니다.
아보고 와 말안듣노, 와 말귀를 못알아듣노,... 등등 어른들에게 맞는 내용으로
아를 다그치면 절대 안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른들도 먹기싫고 또 안먹는
음식이 안있심니까? (발뺌 하지 마이소~~리빙노트에 님들 글 다 일어 봤심니다.)
그래서 안먹는 아 한테는 저절로 신나게 먹도록 상황을 엄마가 만들어 주는기
최곱니다.  예를 함 들어 보겠심니다.
지는 아캉 아빠캉 시장 놀이를 가끔 함니다. 물론, 울 엄마처럼 때론 동내 아들 다
불러 모아가 하기도 합니다. 아주 최악의 재료(아가 싫어 하는 채소)를 믹이고
싶을 때 이방법을 씀니다.  
우리아는 양파, 파, 당근을 싫어 했었심니다.(공통으로 다 싫어하는것 같심니다만)
그래서 떡볶이/오뎅 장사를 많이 하곤 했심니다. 진짜로 떢볶이 장사나 오뎅
장사처럼(님들이 올려주신 사진처럼 이쁜 그릇에 절대 담아 내놓으면 안됩니다.)
좌판 비스그리하게 펼칩니다. 그래서 큰 후라이팬에는 떡볶이를 또 큰 냄비에는
대꼬쟁이에 오뎅을 쭉 끼워가 정말 장사처럼 팝니다.
"오뎅이나 떡볶이 사 묵의소~~" 하고 제가 아줌마처럼 외칩니다.
그라면 아캉 아빠캉 때론 아들이 사묵으러 오는것 처럼 합니다.
"이거 얼마예요 아줌마?" 그라면 "싸게 드릴께예. 아주 맛있심니다. 얼마너치
드실 랍니까예?......" 뭐 이래 이바구를 하면서 별별 얘길 다 합니다.
이때 오뎅 국물도 작은 국자같은데(예전에 오뎅국물 떠 먹었던 빨간 프라스틱)
직접 떠먹게 함니다. 그라면 아주 신나서(이때는 아들이 많으면 더 좋심니다.)
마구 먹심니다. 이기 오뎅인지 판지, 무운지 그라고 떡볶이에 같이 쓸려 입에
드가는기 양판지 판지 당근인지 모르고 말이지예.
그렇게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서 몇번 하다보면 그동안 싫어서 정말 안 먹었던
야채에 저절로 거부감이 없어 지더라꼬예.

요즘 여기 급식을 하면서 이 비슷한 방법을 잘 써 먹심니다.
4-5살짜리 아들이 참 밥 맥이기 힘들다는거 세삼 알았심니다.
유치원 선생님들이 점심때 마다 곤욕을 치루시는걸 옆에서 보고 지가 팔을 안
걷어 부쳤겠심니까. "아도 안나본 처이가 뭘 알겠노.... " 중얼거리면서 말이지예.
유치부가 한 15명 되는데 우선 1회용 나무 젖가락을 늘 가져 갑니다.
그래서 하나씩 주고 그 젖가락에 반찬을 끼우라고 합니다. 햄이면 햄, 오뎅,
돈까스 그라고 사이사이 안묵고 애 맥이는 야채나 김치도 끼워서는 누가 더
많이 잘 끼웠나 시합을 시킵니다. 그라면 서로 안질라꼬 마이 끼워가 제가 잘
볼수 있도록 머리위로 듭니다. 그때 잽싸게 이랍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누가
더 맛있게 잘 먹는지 보고 나중에 밥아줌마가 100점 스티카  줄건데..."
그라면 게임 끝입니다.  만약 젖가락에 끼울만한 반찬이 안되는 날엔 요리박사
를 뽑심니다. 반찬을 밥위로 한대 모으게 해서 비빕니다.  그래서 누가누가 더
맛있게 요리를 잘 했는지 본다고 하면, 모두들 잽싸게 비빕니다.
이때 많은 아들에게 이런 말 한마디씩 던집니다. "요리 색이 별로 안 이쁘네.
저기 이쁜 당근이랑 파란 파 그리고 시금치 좀 더 넣으면 정말 멋진 요리가
왼성 될텐데..." 그라면 서로 더달라고 난립니다.
그리고는 요리사가 스스로 맛있게 먹고 자기 요리가 최고라고 서로 자랑을
하게 됨니다.  이것도 게임 끝입니다.

5-6학년들은 지가 벌써 처이티 낸다고 밥을 적게 먹을라케서 탈입니다.
그라면 지의 가장 치부를 드러내 먹게끔 합니다.
지가 키가 쪼매 작심니다.(160 쪼매 안됩니다,.)
그래서 지가 어릴때 밥도 안묵고 편식을 이래 했디만 키가 요것밖 안됐니,
그라고 다른 치부를 또 드러내가 또 얼굴이 이상해 졌느니 하면서 다른 선생
님들에게 얘기 하는척 하면서 슬쩍 아들에게 흘립니다. 이때 바로 대놓고 하면
아들이 일부러 맥일라꼬 그란다 눈치채고 약발이 안 묵심니다.
그래서 나의 치부를 괜히 고민하는 척 선생님들 붙잡고 하소연 하는걸 듣게
하고는 잘 먹도록 유도를 하는검니다. "아~ 나도 편식하고 안 묵었다가는
커서 저 아지매처럼 망가지겠구나........" 스스로 느끼도록 말입니다.
참으로 방법이 치사하고 자학적이긴 하지만도 우짜겠심니까.
엄마의 힘이 그래서  위대한거 아니겠심니까?  흐뭇~~^^

다들 도움이 좀 되실란가 모리겠는데, 저는 이방법이 잘 통하고 있고예,
또 효과도 많이 봤심니다. 그래서 우리학교 45명 모두가 야채 별로 안가리고
다 잘묵는다 아님니까.

한번 써 묵어 보시이소~~  감싸합니데이~~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깽굴
    '04.10.28 10:32 PM

    쭈욱 아이들 메뉴 주실거죠?? ^^

    님이 챙겨주시는 아이들은 좋겠네요
    맘도 밥도 따뜻하니 아이들이 잘 크겠어요

    아주 잘 보고 있습니다
    밥 잘 안먹는 딸래미한테 이것저것 해줘야겠네요 님이 올리신 레시피대로요~~`

  • 2. 강쉐이
    '04.10.28 10:35 PM

    증말 느무느무 훌륭한 어맴미더. 존경함니데이~

  • 3. 광년이
    '04.10.28 11:01 PM

    방법도 기발하고, 말솜씨도 무지 좋으세요. ^^ 나중에 결혼해서 아기가 생기고 그 아기가 편식하면 꼭 이런 방법을 써 봐야겠어요. 어떤 광고에 케찹 맞고 쓰러지는 엄마를 보면서 "저런 엄마가 어딨어?!" 했는데...어쩌면 김혜진님이 그런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후다닥 드네요. ㅋㅋㅋ

  • 4. 김혜진
    '04.10.28 11:08 PM

    맞심니다. 이폐인 잘라다 말고 한마디 더 드리고 잘라꼬 그캅니다.
    (아 아빠가 요즘 미쳐간다고 옆에서 난리도 아님니다. ㅠㅠ)
    케챱하니까 또 하나 얘기가 있는데,
    아캉 밥을 먹을때 입에 와 무치노, 옷에는 와또 무치노.....
    이래하지 마시고예, 같이 무치십시오.
    입이고 옷이고(특히 소매단) 좀 무치면 어떻심니까?
    그래서 아가 엄마캉 동료의식을 좀 갖고 엄마가 잘 묵는
    음식을 잘 묵어보자 맘만 묵어 준다면야 케챱 그거 뒤집어
    써도 안 괴안캤심니까. 우리는 자장면 먹을때 식구가
    다같이 입이며 소매며(소매로 입을 쓱~ 같이 닦심니다.)
    시커멓게 무치가며 깔깔대고 묵심니다.
    그라면 아는 신나서 잘 묵고 우리들은 아시절 추억 땜에 더
    신나고 그래 됩니다.
    엄마들!! 함 망가지시는 것도 괴안심니다.
    그럼 편히들 주무시이소~~ 지는 드감니다.

  • 5. 김혜경
    '04.10.28 11:33 PM

    ㅋㅋㅋ...김혜진님..너무 재밌심더...

  • 6. 빨간자전거
    '04.10.29 12:36 AM

    아하하~ 너무 재미있어요.^^

    자장면 먹는 장면을 읽고 있노라니 저도 얼마 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 나는데요.
    옆방에 세 들어온 신혼 부부가 수박을 먹다가 갑자기 신랑 얼굴에 '퉤' 하고 수박씨를
    뱉더래요. 그런데 얼굴에 까만 씨가 다닥다닥 붙은 신랑이 아주아주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는 새색시를 바라보며 웃더랍니다. 그걸 보고서 이 아이가 즈 엄마랑 같이 수박을 먹다가
    '퉤'하고 씨를 뱉고는 아주아주 귀엽고 깜찍한 얼굴로 엄마를 쳐다보고 있었겠지요?

    .......................................................................... 신발짝으로 뒈지게 맞았다는~^^

    참. 어제 냉채는 잘 만드셨는교.

  • 7. 아임오케이
    '04.10.29 1:23 AM

    82에 또하나의 스타가 탄생하는 순간이네요.

  • 8.
    '04.10.29 6:25 AM

    느무느무 아름다븐 광경임더.

  • 9. candy
    '04.10.29 8:22 AM

    ㅎㅎㅎ

  • 10. 동규맘
    '04.10.29 8:30 AM

    혜진님...넘 재미있으셔요..근데 제 아들놈은 그 방법들도 다 소용없다는거 아님니까...
    휴....저는 사실 솔깃해서 들어왔는데 역쉬...하고 나갑니다..
    다른 건 다 경쟁을 하면서 먹는거 만큼은 절얼대루 경쟁을 하지 않는 핏줄을 타고 났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튼실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남은 거 처치하느라...

  • 11. 시드니댁
    '04.10.29 8:36 AM

    어제부터 글 읽었는데 너무 재밌으세요 ㅋㅋㅋ 저 왕팬될래요. 자주 글남겨주세요~

  • 12. 풀내음
    '04.10.29 9:54 AM

    시장놀이해서 먹이는거 한번 써먹어볼까 생각중입니다. 근데 아직 세살이라서...
    저도 밥상머리에 앉혀놓고 먹이고 싶은데 그냥 그림책 보면서 먹여서...

  • 13. iamchris
    '04.10.29 10:55 AM

    오홋~ 그카면 되능교...? 알겠심더. 명심할께예.

  • 14. 사과처녀
    '04.10.29 11:06 AM

    아동교육을 전공한 제가 박수를 보냄니더~~
    아줌마, 진짜루 쥑입니다~~~~ ^-^ //
    찐~~~~짜로 멋있네요~!!

  • 15. 선화공주
    '04.10.29 11:10 AM

    하하하....역시...어머님은 위대한 선생님이 맞습니덩!!
    친정어머님께 박수를....짝.짝..짝...!!
    예전엔 배우시지 않아도 그리 지혜롭게 사셨는데..요즘은 많이 배우면서 그리 못하고 사는지
    다시한번 반성하게 되네요...^^

  • 16. 샘이
    '04.10.29 11:57 AM

    정말 대단하세요.. 방법은 다른게 아니네요.. 진짜 지혜로우세요..
    저두 배워갑니다..

  • 17. 웃음보따리
    '04.10.29 12:04 PM

    곤명에 사신다 하셨죠? 왠지 낯설지 않는 느낌..
    이번에 남친이 회사를 옮기면서 혹... 곤명에 주재원으로 나갈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결혼해서 곤명으로 가느냐 마느냐 많이 고민했구요
    그러나 곤명에는 다른 직원이 가고 남친은 한국에서 일하게 됐답니다.
    (제가 처녀로 좀더 있어도 된다는 말이지요.. 휴~)
    만약.. 예상했던 대로 일이 흘러갔다면 ... 아마 제가 김혜진님 만나러 갔을 겁니다^^
    올리신 글 다 읽었는데 참 멋지신 분인것 같습니다^^

  • 18. 쫀드기
    '04.10.29 2:35 PM

    혜진님 어머님의 노력에 대한 대가가 아이 한테 그대로 가는 군여~

    넘 잘 보고 감당 ^^

  • 19. 안개꽃
    '04.10.29 3:27 PM

    저 나중에 애 낳으면 꼭 이런 방법으로 해 볼께예.
    감사합니더~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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