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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뉘른베르크의 명물-렙 쿠흔(Leb Kuchen)

| 조회수 : 2,387 | 추천수 : 7
작성일 : 2003-11-24 01:23:46
이제 늦은 오후가 되었어요.
전혜린씨가 뮌헨에서 인상깊게 느꼈던
가스등이 켜지는 그런 오후는 아니지만,
짙게 두른 안개가
언제 떠올랐는지 기억도 못 할 해와 함께
서풀이 질 때면
창문을 두르는 커텐을 치고
집안의 불을  하나 둘 씩 키며
거리의 짙은 회색을 몰아내지요.

이 짙은 회색의 겨울에 아주 어울리는
쿠흔(빵 혹은 과자)가 렙 쿠흔이랍니다.

뉘른베르크의 명물이지요.
작년에 MBC방송에서도 뉘른베르크의 유명제과점의
렙쿠흔이 소개가 되었다고 해서
저희도 친구에게 공수를 하기도 했답니다.

밀가루가 전혀 안 들어간
아주 영양가 많고
맛이 짙은 쿠흔이랍니다.

뉘른베르크는 그 유명한 바이에른 주에 속한
독일의 공업도시인데,
왜 바바리안 이라고 하는지 아시지요?
아주 고집세고 해 먹는 거라곤 도저히
봐줄 수 없는 무식한 놈들이라고
미국사람들이 부르는 아주 점잖지 못한
표현인 걸로 아는데
적어도 이 쿠흔 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명물은 그 지방에서 직접 맛보아야 한다는 말이
참으로 맛더군요.

북독일에서 살 때도 먹어봤었는데
역시 그 지방에서 직접 맛보는 렙 쿠흔은
입안을 살살 녹여요.

남편에게 퇴근 후 사다달라고 몇 번 애교섞은
목소리로 부탁을 했는데
길게 안 가더라구요.
이유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고
비싸다구(저거 4개 정도에 만원 돈합니다).

친구네랑 산보를 가는데
아이들에게 이걸 간식으로 주는 거예요.
놀라 물어봤지요.
'직접 만들었니?'
그랬더니 그 남편
'아뇨, 직접 샀지요... ... '
그래도 자기에게 아주 좋은 레시피 있다고
가르쳐 주길레 오늘 해 봤답니다.

계란에 잣, 땅콩, 호두, 오렌지 말린 것, 흑설탕을
넣어 잘 섞어 냉장고에 7시간 이상 두어야 합니다.
저 오늘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해두고
놀았습니다.
밀빵이라는 동그란 전병같은 것에
부어서 오븐에 구우면 된답니다.

혹, 독일에 오시거나,
한국에도 있다면
일찍 어스름해지는 이 겨울에
홍차와 함께 맛봐보세요.
저의 십년지기 머그잔에 gute Laune(기분 좋아지는 차)
한 잔 담아
사인회로 어깨아프신 샌님과 82cook 여러분께
올립니다!


기쁨이네 (bogsim114)

친구소개로 만났는데 참 반갑습니다. 좋은 정보많이 얻고갈께요. 감사합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솜사탕
    '03.11.24 2:19 AM

    레시피 궁금해요. 혹시 다른 사진 있으면 올려주시겠어요?
    밀빵이 얼마나 납작한지.. 어떻게 만드는건지.. 아니면 어디서 구하는건지..
    (제 생각에.. 그냥 납작한 거라면.. 또띠아를 활용해도 될까요? ^^)

    반으로 쪼개있는건 밑에 뭐가 안보이는데요, 다른것들은 동그란 무엇인가가 보이네요.
    그게.. 밀빵이라는 동그란 전병인가요?

    맛있을것 같아요. 크리스마스에 해 먹게.. 레시피 알려주시와요~

  • 2. 김혜경
    '03.11.24 8:16 AM

    기쁨이네님의 쿠키와 차 덕에 몸도 가뿐해지고 기분도 최곱니다. ^0^

  • 3. 카푸치노
    '03.11.24 8:29 AM

    켁..4개에 만원..게다가 오래기다려야한다니..
    역시 요리는 배워야해..
    넘 맛있겠네요..

  • 4. 치즈
    '03.11.24 8:43 AM

    밀빵도 궁금하네요.
    레시피 한번 정확하게 알려주셔요.
    밀빵위에 얹으면 흘려내리지는 않나요?
    궁금한데 당장 독일 갈 수도 없고....^^;

  • 5. Chris
    '03.11.24 9:34 AM

    옛날 배낭여행 댕길 적에 독일은 퍽 매력있는 나라였습니다. 도시마다 특색이 완연했거든요. 이름이 저것이었는지 기억이 선명하진 않지만 없는 돈에도 저런 건 꼭 챙겨먹어봤지요. 뉘른베르크에 가서도 시장에서 하나(비싸니까. -.-;) 사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릴적에 '뉘른베르크의 난로' 라는 동화를 읽은 덕분에 낯익은 이름이에요.

  • 6. 홍차새댁
    '03.11.24 10:07 AM

    저두 놀랬어요...4개에 만원, 그리고 기다림..그래도 그 동네 사람들은 불평불만없이 잘 기다리죠~
    전 예전에 독일갔을때...길거리에서 파는 엄청나게 큰 프랑크소세지가 든 핫도그랑 맛없는 빵...
    (*^^* 한국의 달짝지근한 빵만 맛보다가 유럽의 별별 희안한 맛을 가진 빵에 충격! 받았었죠)
    먹었던 기억이....^^납니다.
    함부르크에서는 생 돼지고기 갈아둔거랑 양파를 섞어서 바게트빵위에 얹은 거 먹어보라고
    독일 교수님이 권해서 얼마나 난처하던지..(생 돼지고기라니!!!! 상상도 못할일이었죠..)
    근데 죽는셈 치고 먹어보니...너무 맛있어서..3개나 더 먹었답니다.~
    정말 잊을수 없는 맛있는 맛이었죠^^ (독일빵 먹고싶어ㅠㅠ)

  • 7. 기쁨이네
    '03.11.24 4:36 PM

    시차 때문에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페이지가 넘어갔네요!
    솜사탕, 치즈님! 레시피 올립니다.
    밀빵은 캐톨릭 미사때 쓰는 영성체 빵이예요.
    요리컴에서 또띠아(과자, 스낵류)가 맞는 것 같은데 정확히 아시는 분 리플 달아주세요.
    30개 기준의 레시피 입니다.
    계란 5개, 400g 흑설탕(저는 이거 반 밖에 안 넣었는데도 다네요),
    250g 씩의 호두, 잣, 땅콩, 오렌지 말린 것(oreangeat), 2ts 계피가루를 잘 섞어
    냉장고에 7시간 이상 둡니다.
    그럼 밀빵위에 올릴 때 흘리지 않아요.
    끝에 0.5 mm 정도 남겨놓고 속을 올리고 쵸코렛 중탕한 것을(조금 되죽하게)
    가운데를 중심으로 부어주세요.
    175도에서 20-25분 구워주면 됩니다.
    쵸코대신 설탕파우더를 뿌려주어도 되어요.

    맛나게 드세요!

    새댁님! 여기 사람들 정말 돼지고기 좋아하지요?!
    아마도 생으로 먹는 사람들 정말 이사람들 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돼지고기 소비량이 무척 높다지요?!
    좋은 하루되세요!

  • 8. 치즈
    '03.11.24 5:25 PM

    당케!----아는 독일어 이거 밖에 없어유.

  • 9. 기쁨이네
    '03.11.24 5:30 PM

    호호! 비테!(bitte)----뭘요!

  • 10. 케이트
    '03.11.24 7:56 PM

    전에 독일과자 호떡 만하게 큰거 크리스마스 선물로 왔는데, 그 밀빵이 밑에 붙어 있더라구요. 제 생각에는 춘권피로 대체 하면 될 거 같거든요. 기름없이 구우면 하얗더라구요. 계란 흰자 발라주면 더 하얗게 되구요.

  • 11. 솜사탕
    '03.11.25 5:30 AM

    기쁨이네님..

    레시피 간단하네요.. 재료도 이미 다 있는것 같구요.. 대신, 오렌지 말린거라고 하면..
    어떤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오렌지 껍질 말린거? 아니면.. 정말 오렌지 말린거? ^^

    영성체 밀빵이라면.. 왜 뻥튀기처럼 가볍고 하얗던데.. 케이트 님 말씀대로 기름없이 밀전병을 구우면 그렇게 될까요? 아니면, 굽지 않고 그냥 밀전병 사용해도 되는건가요?

    밀전병이라 하면.. 구절판 먹을때 그 정도의 밀전병을 이용해도 될까요? 헤헤.. 궁금한게 많죠? 보질 않아서 상상이 안가서 그래요. 사진으로 좀더 줌인해서 단면이나 아래면을 보여주시면 감이 확 올텐데..

    대신.. 그 위에 반죽은 상상이 가네요.. 초콜릿 붓는것두.. 초콜릿 위에 올린건 땅콩인가요 잣인가요? 에고.. 제일 좋은건.. 거기가서 한번 맛보는 것일텐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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