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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병원식

| 조회수 : 8,700 | 추천수 : 7
작성일 : 2023-08-24 12:01:31

아버지, 아니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셨어요.

복잡한 격정 가정사의 생존자인 나에게 아빠는 감사하면서도 밀어내고 싶은 대상입니다.

아빠는 힘든 가정 생활에서 유일하게 마음 둘 대상으로 나를 대하며 늘 눈으로 날 쫓는 분이었고

나의 모든걸 공유받고 싶어하셨죠.

저는 그것을 때로는 얍삽하게 이용했고

그 나머지는 그런 아빠의 관심을 성가신 걸로, 또는 목죄임으로 대하며 어깨 위 비듬 털듯이 떨궈내기 바쁜 깍쟁이 막내였습니다.

 

그런 아빠가 아프십니다.

평생 뭘 한번도 해드린 적이 없다는 생각에 병실은 가능한만큼 지키기로 했습니다.


첫 날입니다.
전원 과정의 피로로 힘드실까 하여 죽을 신청했어요.


보통 이렇게 유기의 느낌으로 뚜껑 덮어서 따끈하게 옵니다. 

밥은 잘 넘어가라 그러는지 살짝 질게 나오고요. 우리집 반찬보다 훨씬 균형적으로잘나오더라고요. 

식사량이 점차 줄고 있어서 누룽밥을 시켰어요.훌훌 떠드리게.

아빠는 이제  물 한모금도 혼자 못마시게 되셨어요.
이 날은 볶음 우동이 있었어요. 거의 못드셔서 제가 다 먹었어요.

전날 드시고 싶다하여 소갈비 포장해 왔는데 몇 점 제대로 드시지도 못한 것,

이 날 다시 데펴 올렸어요.


아빠가 좋아하시는 복숭아를 깍아드렸어요. 

입원실 창틈으로 햇살이 잠깐이지만 예뻐서 기분이 좋았어요. 

참 신기하죠. 호스피스에도 찰나이지만 희노애락이 다 있답니다. 
입원 초반엔 초밥,게장,갈비,곰탕,냉면 다 주문하셔서 사다 날랐는데

이젠 아무 요청이 없으십니다.

 


해외에서 형님보러 오신 작은아버지.

.  

집에 사람이 없는 시간이 길어진 아빠의 멍이가 여기저기 분변을 남긴다는 비극적 소식이 들려오네요. 더위 한 풀 꺽인 날 병원 정원에서 도킹했어요. 

환우와 가족을 위한 작은 음악회.

자꾸 환자와 사랑해 하트 날리라고 해서 저는 뒤쪽으로 숨었습니다.

기도하고 돌봐주시는 수녀님과 복지사님. 그 뒤로 보이는 소원나무에 달린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들.

아빠는 이제 다시 아기가 되어가십니다.
꽃무늬 잠옷을 입고 애착베개와 동무하고 주위의 도움으로 하루 하루 시간을 이어갑니다. 

아빠가 아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처음 이 땅에 올때와도 비슷하게. 

며칠 전엔 저를 빤히 보시다가 눈이 마주치자 멋쩍게,,

"누구지?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입원하시고 난 다음에야 저는 처음으로 아빠 손을 잡아보고

얼굴과 머리를 쓸어주고 미소띤 얼굴로 아빠를 대해봅니다. 

아빠가 나를 통제하려는 의지를 조금만 내비쳐도 손을 뿌리치기 일쑤였던 저에요.

 

어느 저녁, 꿈결인지... 아빠의 눈커풀 사이에 눈물이 맺혀있어요.

"아빠 왜요?"

"고마워서...미국 사람들한테 고마워."

"왜,,미국사람한테,,뭐가 그리도 고마워요?"

"모든 게 다.. 내가 거기서 큰 수술을 받았던 모양이야."

(여행으로 잠깐 가신게 다이지만...)

"알았어요. 내가 전해줄께. 뭐라고 전할까?"

"뭘 머라그래.  땡큐 베리 마치지."

 "알았어요. 땡큐 베리마치라고 전할게. 

(이참에 하지 않으면 못하는 말이라 지른다) 아빠 나도 고마워요.

 나한테 잘해주신거 알아요. 아빠 덕분에 내가 공부도 하고 잘 지냈어요."

섬망이 점점 심해지는 아빠, 무슨 뜻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 질끈 감은 눈커풀 사이로 눈물 방울이 주르륵 흐르기에

훔쳐드렸습니다.

처음엔 그동안 놓친 시간이 아쉽고 죄책감도 들어 불시에 눈물이 솟았지만

지금은 이 시간 자체가 마지막이 주는 선물인가도 싶습니다.

 

이제 아빠는 식사를 수액으로 대체했어요.

음식물이 조금씩 넘어가 기도를 자극해서 호흡이 곤란해져서요.

이제는 아빠의 쌕쌕 거리는 숨소리에 묻혀 아빠 입가에 귀를 갖다대도

한마디를 알아듣기 어려운 형편이에요. 

이런 상황에서도 저는 저를 버리지 못해 못보고 안하는것 투성입니다.

기저귀 가는것도 못보고, 가래썩션도 못보고, 옷갈아입히는 것도 전부 요양보호사님이 해주십니다. 

침상에서 양치를 시키고 나서 양칫물을 버릴때도 눈을 질끈 감고 겨우해요.

병원에 드라이아이스 처럼 낮게깔린 조용하지만 차가운 기류, 침구에 배어있는 환자의 노인 냄새, 

소변을 뚜루룩 따르고 통을 부시는 등 온갖 처지할 때 나는 소리, 쇠잔해져가는 옆 침상 환자의 상태가 문자 그대로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곤두선 내 감각을 자극합니다.

나는 끝까지 내가 제일 중하구나...

알고 보면 착하다는 허황된 자아를 이번 기회에 다 따라버립니다.

 

점점 적막해져가는 병실. 점점 더 잠에 많은 시간을 뺏기는 환자들.

꺼져가는 촛불의 촛농이 매일매일 똑똑 떨어지는걸 봐야만 하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지만,

아빠도 처음 가는 길이라 외롭고 두려우실 것 같아요.

내가 이번에 피한다면.... 그 다음의 나를 마주하긴 더 어려울 것이 뻔해, 시간 속에 몸을 맡깁니다.

 


병실에 걸린 십자가에요.

신은 우리에게 삶을 예습복습할 기회를 많이 주십니다.

애들 키우며 복습이구나 했는데,

이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위태롭게 걸쳐있는 아빠 곁에서 죽음을 미리 배우는 것 같아요. 

 

내가 잘살기만을 바라셨던 아빠,

이젠 아빠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마지막에 남은 것이 화와 원망이 아닌 연민과 감사라는게 기적입니다.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노래하는곰
    '23.8.24 1:11 PM

    제 아버지와 어머니가 떠오르고 글쓴님의 마음이 공감이 되어 눈물이 납니다. 저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엄마의 몸을 만지기가 두려웠어요. 죄책감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만큼 사랑을 표현하고 곁을 지키는 님을 응원하고 싶어요. 아버님과 님이 평안하시길 기도할게요.

  • 아큐
    '23.8.24 1:23 PM

    공감 감사합니다.
    남들은 애닳아하고 슬프다던데
    저는 어려운 숙제처럼 꾸역꾸역 자리를 지키는 느낌이 들때가 왕왕 있어요.
    그 날이 오는 것이 상상만으로도 두렵고 어색하면서도
    차라리 이 고통의 지연보다는 그것이 낫겠구나 싶기도 하면서
    스스로의 비인간성에 몸서리가 쳐지기도 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음이 황황한 가운데 이 계절이 갈듯....

  • 2. 별헤는밤
    '23.8.24 2:04 PM

    무심코 읽다가 엉엉 울고 있네요
    저도 막내딸
    나이가 나이니만큼 너무 공감이 되어서 말이에요
    애쓰고 아픈 시간들 가운데 평안을 기도합니다

  • 아큐
    '23.8.24 3:48 PM

    별헤는밤님 같이 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피어나
    '23.8.24 2:11 PM

    어제 어떤 자리에서 소원을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행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제 소원은 양가 부모님과 잘 이별하는 거였어요. 좋은 이별, 잘 하는 이별은 과연 어떤 걸까요. 저 스스로도 답을 내지ㅜ못한 가운데 아큐님도 아버님도 너무 힘드시지 않고 평화롭게 잘 헤어지시길 기도합니다.

  • 아큐
    '23.8.24 3:49 PM

    저도 이별에 서툴러서,,이번에는 그래도 갈 수 있는 만큼은 가보자...하고 작정하듯이 와 앉아있었어요.

  • 4. 지혜절제
    '23.8.24 2:19 PM

    작년에 아빠 보내드렸어요
    평생 본인이 제일 중해서 엄마랑 자식들이 고생 많이 해서
    참 밉기도 미웠는데... 애증의 그마음 뭔지 압니다
    그냥 시간이 지나기를... 하루하루 떨어진 일 해결하면서 보내다보면 끝이 옵니다
    너무 애닳아하지 마세요 누구나 가는 걸요...
    그냥 아버님과 원글님이 너무 힘들지않길 바래요

  • 아큐
    '23.8.24 3:48 PM

    저도요.
    전쟁터 같은 집에서 맨날 맛있는거 앞에 두고 혼자 열심히 드시는게 그렇게 미웠어요...
    이젠... 그게 살아있다는 증거였구나 싶어요.

  • 5. 미니네
    '23.8.24 2:21 PM

    작년에 돌아가신 저희 친정아버지가 오버랩 되네요. 점점 식사를 못하는 과정의 사진들.
    병원가시기전 돌아가면서 간병했지만 막내라는 이유로 언니들과 있을땐 언니들이 갈아드려 저는 기저귀 한번 안갈아 드렸네요. 눈물이 나는 걸 억지로 참아봅니다.

  • 아큐
    '23.8.24 3:46 PM

    미니네님도 그러셨군요.
    억지로 참지 마시고 울어보시길....

  • 6. 챌시
    '23.8.24 2:29 PM

    아큐님~~
    글에서 묻어나는 분위기가 너무 낯이 익다 싶었더니..제가 메리로 기억하는 분 맞군요.
    어쩜 이렇게 속속들이 깊이깊이 휘어젖는 글을 쓰시나요.
    첫글 문장부터, 그냥,,뭐라 말할수 없는 눈과 코와 목구멍이 갑자기 최루가스라도
    마신듯 해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아버님과의 이별을 잘 해내시길 바래요.
    너무 자책하고, 자신을 힘들게 하진 마세요.
    함께 할수 있는 시간을 알뜰하게 잘 쓰시길..
    추억을 따뜻한 색으로 곱게 물들이시길...
    기도합니다.

  • 아큐
    '23.8.24 3:44 PM

    글에 지문이....
    네 이별에 서툰 거 어떻게 아셨어요.
    저는 미안할 정도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기도 감사드려요

  • 7. franzisk
    '23.8.24 2:42 PM

    나의 신은 고통을 없애시려는 분이 아니라 고통을 함께 견뎌내 주시려 오는 분이라네요...

    병중 노부모와의 날들은 의도치 않은 내 날것을 스스로 들어내는 시기입니다.

    우리 모두의 부모를 위해 또한 우리를 위해 기도합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

    저에게 선종하는 은혜를 주시어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영원한 천상 행복을 생각하고

    주님을 그리워하며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아멘.

  • 아큐
    '23.8.24 3:43 PM

    감사합니다

  • 8. 초록
    '23.8.24 3:07 PM

    삶이 죽음으로 이어지는 짧은 생...
    힘내시라 응원 합니다.
    헌데..아빠 멍뭉이 그리 혼자 방치하시면 않됩니다.
    거두어 보살펴 주세요.
    못하시면 하루빨리 좋은 가정 찾아 주시고요.

  • 아큐
    '23.8.24 3:39 PM

    염려 감사해요 초록님.
    강아지가 전보다 혼자 시간이 길어진 것이고 내도록 혼자 지내는 건 아니에요.
    아빠의 동거 가족이 짬짬히 보살피고 있어요.

  • 9. ㅇㅇ
    '23.8.24 3:19 PM

    올해 계속 어머니 병원 생활 한 터라 눈물이.ㅠㅠ
    저 병원이 어디인지 여쭤도 될까요?
    시설도 식사도 너무 좋네요? 어머니도 옮기고 싶은...

  • 아큐
    '23.8.24 3:38 PM - 삭제된댓글

    ㅇㅇ님 어머님 때문에 마음이 많이 고달프시죠.
    여긴 연명치료 안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오는 호스피스 병원이에요.
    병원명을 가르쳐드리긴 그렇고 경기도 용인에 몇 개 안되는 호스피스가 있습니다.
    더 이상 치료가 무의미하다는 의사의 진단서를 가지고 심사 후, 대기하셔야 해요.
    어머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 아큐
    '23.8.24 3:41 PM - 삭제된댓글

    ㅇㅇ님 어머님 때문에 마음이 많이 고달프시죠.
    여긴 연명치료 안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오는 호스피스 병원이에요.
    병원명을 가르쳐드리긴 그렇고 경기도 용인에 몇 개 안되는 호스피스가 있으니
    검색해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을거에요. 가톨릭 재단입니다.
    여기 식사가 저 사진에 있는 것 보다 평소 더 잘나와요.
    의료진도 최선을 다하고요.
    호스피스는 더 이상 치료가 무의미하다는 의사의 진단서를 가지고 심사 후, 대기하셔야 해요.
    어머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 아큐
    '23.8.24 3:42 PM

    ㅇㅇ님 어머님 때문에 마음이 많이 고달프시죠.
    여긴 연명치료 안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오는 호스피스 병원이에요.
    병원명을 가르쳐드리긴 그렇고 경기도 용인에 몇 개 안되는 호스피스가 있으니
    검색해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을거에요. 가톨릭 재단입니다.
    여기 식사가 저 사진에 있는 것 보다 평소 더 잘나와요.
    의료진도 최선을 다하고요.
    호스피스는 더 이상 치료가 무의미하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가지고 심사 후, 대기하셔야 해요.
    어머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 10. 아큐
    '23.8.24 3:40 PM - 삭제된댓글

    ㅇㅇ님 어머님 때문에 마음이 많이 고달프시죠.
    여긴 연명치료 안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오는 호스피스 병원이에요.
    병원명을 가르쳐드리긴 그렇고 경기도 용인에 몇 개 안되는 호스피스가 있으니
    검색해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을거에요. 가톨릭 재단입니다.
    여기 식사가 저 사진에 있는 것 보다 평소 더 잘나와요.
    의료진도 최선을 다하고요.
    호스피스는 더 이상 치료가 무의미하다는 의사의 진단서를 가지고 심사 후, 대기하셔야 해요.
    어머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 11. 예쁜솔
    '23.8.24 4:47 PM

    작년 봄을 겪어낸 저와 우리 엄마의 모습이 하나도 다르지 않게 그대로 적혀있네요.
    저와 병원에서 지낸 보름 남짓한 시간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셨다고 고백하고 먼길로 영영 가신 울 엄마가 보고 싶어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댓글님들 말씀도 가슴에 절절히 박힙니다.
    감사와 회한이 얽히고 설키네요.
    아버님의 남은 시간들이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 12. 날개
    '23.8.24 6:36 PM

    아큐님, 참 현명하고 사랑이 많은 분 같아요.
    저도 읽어내려가며 벌써 오래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났어요. 아큐님 아버님은 정말 복이 많으십니다.
    두분의 평안을 빕니다.

  • 13. 투게더
    '23.8.24 7:23 PM

    저도 5년전 10월 돌아가신 아빠 생각나서 울고있네요.
    젊으셨을땐 손도 못 잡게하던 아빠였는데 돌아가시기 전
    제가 누워있던 침대에서 제 볼을 아무말없이 쓸어주시던 게 생각나네요.
    함께있는 시간 평안히 보내시길 빕니다.

  • 14. 헬로키티
    '23.8.24 7:24 PM

    겪어보니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육친과의 이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겪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걸 잘 알고
    마음의 준비를 오래 했어도
    막상 일이 닥치면 정말 모든게 무너져내리더군요.
    아큐님과 아버님 함께 하시는 시간에 행복하시고
    두 분 모두 평안한 이별하시기 기도합니다

  • 15. 엘비스
    '23.8.24 8:54 PM

    코로나 시국이라 얼굴 한번 못보고 떠나보낸 엄마 생각에 통곡이 나오네요.. 저는 더구나 외국에서 엄마 장례식 참석 못할까 애가타서 비행기표 구하던 생각도 납니다.. 마지막 가시는길 따뜻하게 손잡이 드릴수 있어서 얼마나 좋으실까요. 그낭 부럽습니다.

  • 16. 항상감사
    '23.8.24 11:15 PM

    친정부모님 두분 다 치매를 앓고 계셔요. 저도 제가 제일 중요해서, 마음이 자주 전쟁터입니다. 구구절절 공감 가는 글, 감사해요.

  • 17. 예쁜이슬
    '23.8.25 12:00 AM - 삭제된댓글

    두달전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나서
    한참을 울었어요ㅠㅠ
    요양병원에 들어가셔서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셨던
    아빠의 모습들이 넘 똑같으셔 더 눈물이 나네요
    하루 전날까지도 톡도 하시고 전화통화도 하셨었는데
    밤새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 빠지셔서
    기가막히게 저희곁을 떠나시게 되었지요

    아큐님...
    지금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고 계신것이니
    절대로 죄책감같은 마음은 갖지 마시고
    모쪼록 순간순간 기운내셨으면 좋겠어요
    담담한듯 써내려가신 글 속에서 깊은 슬픔이 느껴져요
    아버지께서도 아큐님에게
    내가 가는 마지막 길이 너로 인해 덜 외롭고 행복하구나
    늘 행복하렴 고맙다 내 딸아...
    분명 이런 마음이실거에요

    언젠가는 아버님과의 이별의 순간이 오겠지만
    너무 많이는 힘들어하시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이러는 저도 아직껏 현실감이 없어서
    갑자기 울컥할때가 넘 많아 아직도 힘이 듭니다ㅜㅜ
    아무쪼록 아버님의 고통이 잘 다스려지시고
    이 밤에도 아버님과 아큐님의 맘에 평안이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 18. 예쁜이슬
    '23.8.25 12:01 AM

    두달전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나서
    한참을 울었어요ㅠㅠ
    요양병원에 들어가셔서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셨던
    아빠의 모습들이 넘 똑같으셔서 더 눈물이 나네요
    하루 전날까지도 톡도 하시고 전화통화도 하셨었는데
    밤새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 빠지셔서
    기가막히게 저희곁을 떠나시게 되었지요

    아큐님...
    지금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고 계신것이니
    절대로 죄책감같은 마음은 갖지 마시고
    모쪼록 순간순간 기운내셨으면 좋겠어요
    담담한듯 써내려가신 글 속에서 깊은 슬픔이 느껴져요
    아버지께서도 아큐님에게
    내가 가는 마지막 길이 너로 인해 덜 외롭고 행복하구나
    늘 행복하렴 고맙다 내 딸아...
    분명 이런 마음이실거에요

    언젠가는 아버님과의 이별의 순간이 오겠지만
    너무 많이는 힘들어하시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이러는 저도 아직껏 현실감이 없어서
    갑자기 울컥할때가 넘 많아 아직도 힘이 듭니다ㅜㅜ
    아무쪼록 아버님의 고통이 잘 다스려지시고
    이 밤에도 아버님과 아큐님의 맘에 평안이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 19. 요리는밥이다
    '23.8.25 12:46 AM

    겪어 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감히 말을 아끼라 했으니..아큐님의 심정을 손톱만큼도 헤아리지 못하겠지마는..다만 아버님과 아큐님 두분 모두 고운 마음 서로 잘 전하실 수 있길, 그리고 끝까지 너무 힘드시지 않기를 바랍니다..언제든 뭐든 말하고 싶은 게 있으시면 또 글 올려주세요. 같이 나누어요!

  • 20. 과일꾼
    '23.8.27 2:53 PM

    친정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노환으로 투병 중이셔도 연락조차 자주 안하는 저인데, 조만간 찾아가 볼 용기를 얻었습니다. 깨우침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 21. ralwa
    '23.8.28 12:05 AM

    기도하겠습니다.

  • 22. 옐로우
    '23.8.28 12:45 PM

    아큐님 글을 한번에 읽어내지 못하고
    세번에 나눠 읽습니다

    매번 끝까지 읽으려고 할떄마다 눈물이 너무 나서요....

    담담하지만 아주 섬세하고 정확한 묘사에
    아빠가 몇개월 병상에 계셨었던 시간이 떠올랐어요.
    지금은 퇴원하셨지만
    병상에서의 시간이 준 기억은 세포에 새겨진 느낌이네요

    엄마도 아빠도 곧 제 곁을 떠나실텐데...하면서 울먹이며 읽었어요..

    많은 감상을 주는 글 고맙습니다..

  • 23. 내집은어디
    '23.9.17 9:11 AM

    아버님 계신 곳이 수원 동백의 호스피스같은데, 저의 경험으로 그곳은 가족들이 오롯이 환자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가 있는 곳이었어요. 지금도 그 호스피스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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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372 2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9,987 6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152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483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119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131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089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10,026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14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462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6,000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443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193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125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807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450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429 3
41060 요리조아 18 영도댁 2024.10.15 5,46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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