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e Lake 를 떠나 또다시 달립니다 .
Duke Lake 에서 모기에 엄청나게 물려서 팔이며 목이 성한곳이 없을 지경입니다 . 천정에 있는 방충망이 부착된 창문들 세개를 모두열어 놓고 잤는데 자세히 보니 거기에 모기가 들어올만한 구멍이 크게 있었습니다 . 캠핑카 구입이래 모기에서 해방되서 너무 좋았는데 어찌 이런일이 … 캠핑카 천정의 창문은 이제 닫고 자야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배웠네요 .
또다시 늪지대 등장 .
길가의 바위들이 예쁘네요 .
계속 달립니다 .
이제 드디어 Timmins 에 도착합니다 .
잠시 바람쏘이러 내릴려고 하다가 horse fly 의 공격에 깜놀하고 얼른 다시 차에 탔습니다 . 세상에 수십마리가 떼거지로 공격 … 여기서는 얼굴에 방충용 그물이라도 쓰고 다녀할 판입니다 . 크기는 또 어찌나 큰지 한번 물렸다가는 살점이 뜯겨 나갈듯 하네요 .
조금 더 가서 차에 기름도 넣고 월마트에 들러 신선한 야채와 과일등 식료품을 보충한후 다시 달립니다 .
드디어 Rene Brunelle Provincial Park 에 도착합니다 .
작은 캠핑장이라 오피스도 작고 소박하네요 . 잠깐 들러 등록을 하고 우리 사이트로 갑니다 .
오 ! 나쁘지 않습니다 . 가족들이 물가 자리라고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예약한 제가 부담 스러웠는데 만족스러워 합니다 .
차를 파킹하고 전기를 연결하고 캠핑용 의자들 꺼내놓고 텐트도 치고 ( 남편과 딸아이는 컨테이너 박스같은 캠핑카가 싫다고 텐트에서 잔다고 합니다 . ) 대충 셋업을 끝내고 나니덥고 땀이 비오듯합니다 .
호수로 내려가서 아이들과 남편은 물로 뛰어들어서 한참을 놉니다 . 북쪽이라 물이 무척 차갑습니다 . 전 차가운물은 질색이라 물장구나 치고 구경만 합니다 .
남편이 어느새 수박을 차가운 호수물에 이렇게 담궈 놓았네요 . 어린시절 시골에서 살때 냉장고가 없어서 차가운 우물물에 과일을 담가놓았던 추억을 이야기 해주었더니 득달같이 이렇게 해놓았습니다 .
물놀이를 끝내고 대충 타코를 만들어서 이른 저녁을 먹고 이제 뱃놀이에 나섭니다 .
전 제 50 살 기념으로 작년에 장만한 일인용 카약을 타고 호수로 나갑니다 . 가족들이랑 다같이 카누를 타고 다닐때는 노를 잘 젓느니 못젓느니 하면서 구박을 받다가 이렇게 홀로 카약을 타고 다니니 세상 편합니다 . 노 젓고싶으면 젓고 아니면 그냥 가만히 고요하게 물위에 떠서 물과 하늘과 주위의 풍경들을 바라보며 쉽니다 . 나이가 드니 조용하고 고요하고 평화롭고 뭐 이런게 좋아졌습니다 . 저멀리 우리 캠프사이트가 보이네요 .
이제 멀리 보이는 작은 섬을 향해서 노를 저어 갑니다 .
이렇게 카약을 타고가서 가서 조그만 섬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가보니 남편과 딸아이는 벌써 도착해서 카누를 정박하고 있네요 .
전 모기때문에 내리지 않고 그냥 천천히 쉬엄쉬엄 노를 저어 캠프 사이트로 돌아갑니다 . 노를 저을때 들리는 조용하면서도 청량한 잔잔한 물소리가 이국의 대도시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이 중년 아줌마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뱃놀이가 끝나고 잠시후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 캠프 사이트가 서쪽을 마주하고 있어 석양이 멋집니다 .
전날밤 모기때문에 잘 못자서 다를 피곤해서 오늘은 캠프파이는 건너뛰고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흐미 ! 방충망에 모기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네요 . 모기에 물리면 유난히 부풀어 오르고 가려운 저같은 사람은 모기가 너무 무섭습니다 .
밖을 내다보니 비가 제법 내립니다 .
이런날은 수제비를 해야 합니다 . 잘 익은 배추김치와 , 고추참치 , 약간의 시판 순두부 스프를 넣어 김치 수제비를 끓여봅니다 .
집에서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둔 반죽이 아주 잘 숙성이 되어서 기가 막힙니다 . 너무너무 쫄깃하고 부드럽고 매운탕 수제비같이 얼큰하고 ‘ 바로 이맛이야 ’ 하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
저혼자 먹을 요량으로 작은 남비에 끓였는데 아이들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거의 다 팔려 버린 수제비 … 예의상 남편에게도 한그릇 권하니 , 영양가는 별로 없는 밀가루 덩어리라고 수제비를 폄하하던 사람이 날씨가 쌀쌀한데다 비까지 와서 그런지 덥썩 받아드네요 .
여기서 멈췄어야 했으나 , 한달반동안 곡기를 끊고 곤약밥만 먹다가 맛본 수제비라 브레이크가 안걸립니다 . 한 냄비 더 끓여서 빗소리를 들으며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 저에게 수제비는 옛날 시골에서의 수십가지 추억을 끌어내주는 , 단순한 음식 이상인 그 무엇입니다 .
수제비를 먹고 이번에는 한국 식품점에서 사온 옥수수 빵을 꺼내서 나의 사랑 믹스 커피한잔과 비가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면서먹습니다 . 믹스커피와 , 달콤한 옥수수빵 , 내리는 비 , 아늑한 캠핑카가 어우러져 이순간 다이어트 따위는 생각이 안납니다 .
먹고 나니 비가 그칩니다 . 캠핑장 산책을 나가봅니다 . 이곳에는 어째 텐트 캠핑하는 사람들이 않보입니다 . 다들 대형 트레일러를 끌고 왔네요 .
빈 캠프 사이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이분들은 트레일러 앞에 매트를 깔아서 현관도 만들고 꽃 화분도 가져다 놓았네요 .
산책을 끝내고 우리 사이트로 돌아와 보니 40 년 경력 기타 장인 웬수 남편이 호수를 바라보며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네요 . 비틀즈의 Let it be… 중 2 병 걸려서 요즘 제 원망을 한몸에 받고는 있지만 노래는 제법 부릅니다 . 제가 음치에 박치인데 이렇게 호수앞 캠핑장에서 본토 발음으로 Let it be 를 라이브로 들으니 참 좋으네요 .
저녁은 돼지 갈비를 준비했습니다 . 애벌구이가 된거라 그릴에 올려놓으니 순식간에 구워져서 샐러드와 같이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
오늘도 역시나 석양이 멋지네요 .
이날밤 날씨가 어찌나 춥고 ( 섭씨 6 도 ) 밤에 비바람이 심하게 치던지 캠핑카의 차양막을 새벽 3 시에 걷고 ( 세찬 바람에 찟길까봐서요 ), 자전거는 타프로 덮어주고 텐트에서 잠자던 남편과 딸아아도 캠핑카안으로 철수하는등 오밤중에 아주 야단 법썩 난리 부르스가 있었습니다 .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여전히 날씨가 흐립니다 .
그래도 다시 카누타고 낚시도 가고 자전거타고 캠핑장도 한바퀴 돌고 했습니다 . 남편이 하루 일찍 이곳을 떠나서 Killbear 라는 캠핑장으로 가고 싶다고 해서 파크 오피스에가서 예약 변경하고 리펀드도 받기도 하구요 .
늦은 점심으로 엘에 갈비와 옥수수를 구울려고 모닥불을 피워 봅니다 .
근데 갑자기 비가 오네요 . 남편과 딸아이가 모닥불 사수에 나섭니다 . 한 20 분 저렇게 벌을 서고 나니 비가 그치네요 .
무사히 모닥불을 살려내서 옥수수와 갈비를 구웠습니다 .
식사후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 활동적인 남편과 딸아이가 밖에 나가지를 못하니 최근 시작한 아빠표 기타 레슨을 시작합니다 . 저렇게 미니 기타를 사주고 가끔가다 이렇게 레슨을 합니다 . 16 살때부터 취미로 꾸준히 기타를 쳐온남편은 캠핑카 안에서 보관이 참 성가신데도 여행갈때 반드시 기타를 챙겨갑니다 .
기타 레슨을 하다보니 어느새 비가 그쳤네요 . 나가서 모닥불을 피우고 이번에는 마시멜로를 구워서 크래커 사이에 끼워먹는 스모어를 만들어 먹습니다 . 전 간식으로, 가져간 에어프라이어에 군만두와 감자 튀김을 합니다 . 전기가 공급되는 사이트라 코드꼽고 버튼만 누르면 되니 너무 편하네요 .
먹고나서 소화 시킬겸 다시 뱃놀이를 나가봅니다.
저녁은 고추장 찌게를 끓입니다 . 돼지고기 , 감자 , 양파를 넣어 볶다가 고추가루 조금과 고추장 투척 , 조금 더 볶아준후 멸치 육수를 부어서 끓이다가 큼직하게썬 호박을 넣고 끓여줍니다 . 마지막으로 고추장과 까나리 액젓 조금을 넣어서 간을 맞추고 매운고추와 파를썰어 넣고 호박이 푹 익을때까지 더끓여 주었습니다 . 사진이 정말 맛없게 나왔는데 얼큰함과 호박의 단맛이 어우려져서 맛이 좋았습니다 .
다음날 다시 짐을 챙겨서 떠날 준비를 합니다 . 카누를 지붕에 다시 올리고 자전거와 카약도 뒤에 매달고 캠핑카안의 모든 물건들도 운전중에 날라다니니 않게 잘 고정 시켜줍니다 .
떠나기전 아들아이와 기념촬영을 해봅니다. 이제 Rene Brunelle 을 떠나 Killbear Provincial Park 으로 갑니다 .
Bonus: 왠수 남편과 찍은 생애 첫 유투브 비디오. 손발 오그라듬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