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근처에서 분독킹을 한후 다시 요세미티로 돌아가서 전체적으로 하루 더 둘러볼까 하다가 전날의 그 많은 관광 인파를 다시 마주할 자신이 없어 그냥 떠나기로 합니다 . 전날 요세미티 밸리는 수없이 많은 캠핑카와 일반 자동차, 사람들로 발디딜틈없이 붐볐습니다 .
요새미티를 떠나는길도 산길에 구불 구불하긴한데 네바다쪽으로 해서 들어왔던 길보다는 훨씬 덜 험하네요 .
가다가 경치 좋은곳 나오면 잠시 쉬면서 간식도 먹고 다리 운동도 해 줍니다 .
계속 달립니다 .
드디어 문명의 흔적이 보이네요 .
길가의 꽃나무들이 예쁩니다 . 더운 지방에 가면 이렇게 커다란 꽃나무들이 많은데 전 그게 그렇게 좋더라구요 .
이제 고속 도로로 들어 셨네요 .
길가에 풍차 ( 맞나요 ?) 가 엄청 많이 보이네요 . 나름 이국적인 풍경에 일조를 합니다 .
아이들은 뒤쪽의 넓은 공간 놔두고 앞좌석 뒤쪽에 바짝 붙어서 재잘재잘 떠들기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아빠와 함께 노래도 목청껏 부르면서 갑니다 . 전 음치인데다 영어 노래라 늘 입다물고 조용히 갑니다 .
좀 달리다보니 이런 톨게이트가 나오네요 . 제가 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고속도로가 무료라 ( 몇년전에 생긴 유료 고속도로가 한개가 있긴 합니다만 톨케이트는 없고 자동으로 번호판이 사진에 찍히고 빌이 날라오는 시스템이거든요 ) 이런 톨게이트가 미국올때마다 낮설게 느껴집니다 .
계속 달립니다 .
호수의 물이 아름답네요 .
시골길도 지나 계속 달립니다 .
음화화화 ! 드디어 캘리포니아 바다가 보입니다 .
전 여행중에 이렇게 의자밑에 신발 세켤례를 놓아 둡니다 . 하나는 하이킹할때 쓰는 운동화 , 다른하나는 차가 잠깐 멈출때 잽싸게 신고 나갈수있는 슬리퍼 , 마지막 하나는 캠핑카 안에서 신는 실내화 이렇게요 .
슬리퍼를 후다닥신고 뛰쳐나가 언제 서로 으러렁 거렸나싶게 다정하게 사진을 찍어 봅니다 .
아이들과 남편은 아래로 내려가서 물장구를 치고 전 위에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
토론토에서 출발해서 대륙을 횡단해서 서부의 이 먼 캘리포니아 바닷가에 서고 보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 이게 뭐라고 진작 해볼걸 … 20 년이나 지나서 중년 아줌마가 되서야 대륙횡단의 꿈을 이루었네요 .
해안선을 끼고 계속 달려갑니다 .
안개가 안끼었다면 너무 멋졌을텐데 안개가 끼어 있어 안타깝습니다 . 가끔 도로가 이렇게 해안선을 벗어 날때도 있네요 .
다시 해안선이 나옵니다 .
또다시 해안선 이탈 … 길가의 나무들이 멋지네요 .
잠사 쉬어 가기로 합니다.
아이들과 남편이 스무디를 만든다고 좁은 식탁에서 난리 부르스입니다 . 저 설거지를 어쩌라고 저라는건지 … 한마디 하고싶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입다물어야 합니다 .
스무디를 먹은후 이번에는 화투를 치자고 합니다 . 대낮부터 화투를 열심히 칩니다 . 아들아이는 아직도 잠못바람이네요 .
계속 안개낀 해안선을 따라 운전을 합니다 .
가끔내려서 바닷가에서 날잡아봐라도 해보고 산책도 하다보니 벌써 어두워 지네요 .
분독킹 스팟을 찾아야되는데 마땅한곳이 없네요 .
계속 달리다가 길옆에 넓은 파킹장이 있어 주차를 하고 거기서 묵기로 합니다 . 다른 캠핑카들도 있는것 을보니 밤샘주차 금지구역은 아닌가봅니다 .
저녁은 또 이름모를 시판 라이스와 낮에 바베큐 해두었던 닭코치를 곁들여서 먹습니다 . 석양이 멋집니다 . 분독킹하면서 이런 멋진 석양을 참 원없이 봅니다 .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보니 분독킹 스팟이 이렇게 생겼네요 .
바닷가 옆이라 각종 키큰 식물들을 해치고 100 미터쯤 가면 바다가 있습니다 . 망원경을 들고 바다로 갑니다 .
망원경으로 보니 수십마리의 물개들이 바위에 드러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게 보입니다 .
바닷가를 구경한후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합니다 .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데 밴쿠버에 사는 시동생한테서 문자가 들어옵니다 . 차를 주차하고 시동생과 폭풍문자를 주고 받고 쏼라쏼라 통화도 하고 그러더니만 남편이 또다시 급 루트를 변경하겠답니다 . Area51 에 이은 두번째네요 .
원래는 해안선을 따라 운전을 하다 시애틀쪽으로가서 밴구버로 넘어갈려고 했었습니다 .
사연인즉슨 … 캘리포니아의 Redding 이라는 소도시에 자기의 엉클이 살고 계시다네요 .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나이차이가 아주 많이 나는 막내 동생인데 뵌지 25 년정도 됐답니다 . 아니 지금 장난하나 … 25 년만에 나타나면 그 엉클이 남편을 알아나 볼까 싶습니다 . 알아본다해도 25 년만에 나타난 조카가 반가울까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듭니다 .
밴쿠버 시동생도 주소만 가지고 있지 전화 번호도 몰라서 미리 연락해볼수도 없는데 무작정 주소하나들고 찾아 가본답니다 . 지금 만나니 못하면 우리가 언제 캘리포니아에 올지 모르니 다시는 기회가 없다며 꼭 가야한다고 합니다 .
남편의 사추기 증상중의 하나가 자기쪽 핏줄에 대한 집착이 엄청 강해졌습니다 . 전에는 생사만 확인하던 사람이 사추기가 시작된후 사돈의 팔촌까지 관심을 가지고 돌아가신 외할머님과 친하게 지내지 못한것을 한탄한다든가 멀리 사시는 시어머님과 일주일에 너댓번씩 한번에 한시간씩 통화를 하고 밴쿠버에 사는 50 넘은 시동생에 대해서도 자식처럼 너무나 애틋해합니다 .
25 년만에 만나는 미국 엉클이라니 .. 생각만해도 뻘쭘합니다 . 괜히 사추기 남편 자극해서 역효과 날까봐 우회적으로 말려보고 아이들도 그건 너무 실례일것 같다고 말려도 남편은 완강합니다 .
해안선을 떠나 이제 내륙으로 Redding 이라는곳을 향해 달립니다 .
가는길에 이렇게 커다란 나무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이 많네요 .
이런 맑은 강물도 있어 온가족이 샤워겸 수영도 합니다 .
운좋게 가는길에 덤프 스테이션이 있어 오수통도 비우고 물도 채워줍니다 .
시냇물을 따라 달리다가 잠시 쉬면서 점심도 먹습니다 .
인도 바스마티 라이스에 소시지하고 샐러드를 곁들여 간단히 먹습니다 .
계속 산길이네요 .
드디어 Redding 과 아주 가까운곳에 도착했습니다 . 25 년만에 만난다는 엉클과의 만남전에 잠시 내려서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 세상에 날씨가 이렇게 더울수도 있네요 . 차문을 열고 밖에 나오니 무슨 오븐속으로 들어온듯 타는듯이 덥습니다 . 유타주보다 더 덥네요 . 나중에 들어보니 항상 그런건 아니고 다른날보다 이날이 특히 더 더웠다고 합니다 .
가는길에 꽃이라도 사가지고 가자 하니 남편이 엉클이 아직 거기 살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니 일단 그냥 가잡니다 .
Redding 에 도착해서 엉클의 집으로 보이는 노리끼리한 색의 이층집 발견 … 캠핑카는 저어쪽에 세워두고 남편만 혼자서 가서 문을 똑똑 두드립니다 . 창문으로 빼꼼히 내다보니 , 잠시후 어떤 미국 할아버지 등장 … 두어마디 토킹을 하는듯 하더니 서로 부둥켜 안습니다 . 엉클이 남편을 알아는 보셨나봅니다 .
잠시후 온가족 소환 … 엉클에게 저희를 소개하고 안에 들어가서 담소를 나눕니다 . 저와 아이들은 꿔다논 보리자루 , 남편과 엉클은 수십년전 얘기로 꽃을 피우고 … 잠시후 운동실에서 운동하시던 숙모님 소환되시고 뜬금없는 다 늙은 조카의 등장에 충격 받으시고 계속 “Oh my gosh, oh my gosh” 을 외치시면서도 반가워 해주시고 차로 근처 관광도 시켜주시고 로컬 맛집에도 데려가 주셨습니다 . 2-3 년안에 은퇴하시고 본인들도 가지고 계신 트레일러를 끌고 대륙횡단을 해서 토론토까지 오신다고 하셨는데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성사 될지는 모르겠네요 .
이날 이분들의 집앞에 캠핑카를 세우고 차고의 전기를 연결해서 에어콘을 틀고 아주 편히 잤습니다 . 집으로 들아와 자라고 하셨는데 괜히 번거롭게 하기싫어 차안에서 잤는데 서로 부담도 않되고 좋았습니다 .
다음날 아침 엉클과 차고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