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밭에서 놀고 있습니다.
밤 8시
밤 9시
달빛아래 흔들리는 두 그림자
대로변 차량들 눈길이 다소 민구시룹지만..
이내 어둠이 다 덮어버립니다.
년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 하루 전
그리하여 요런 밤의 모냥새가 나와버렸습니다.
계절은 여름의 언덕에 다 도달했지요.
단호박꽃
벌들의 도움으로 어제 첫 열매를 얻었습니다.
당근이 없어서 몇개만 일찍 뽑았구요. 7월 초가 수확기입니다.
잡초중에 제일 많은게 아마도 개망초 일듯. 담배나물이라고도 해요.
철없는 달래가 뒤늦게 꽃을 달았네요.
언덕에 군락을 이룬 야생 산딸기도 조금씩 익어갑니다.
원두막에 올라 잠시 간식타임.. 아침에 만들어 가지고 나온 스콘 한입
스콘이 과자같아서.. 빵도 챙겨왔어요.
양파와 치즈, 햄이 들어가서 속이 든든합니다.
양파와 치즈라는 삶의 무게로 허리가 휘었어요 ㅎ
무꽃
시금치도 대가 올라와 꽃이 피었구요.
오이는 맛보려면 아직 멀었어요.
질경이꽃을 보셨나요?
대추나무꽃이예요. 벌들이 아주 바뻐요.
지난겨울 씨가 떨어져 자란 갓꽃
그 기나긴 낮시간 동안 내가 한 일은 무엇인가?
콩씨좀 더 뿌리고.. 고랑에 풀좀 긁다가.. 꽃 사진 찍고.. 먹고.. 눕고..
여기 저기 휘적이다보니.. 저물었어요.
각종 풀벌레 소리와 맹꽁이 소리 가득한
밤의 밭은 또다른 끌림입니다.
.................................... 칼릴 지브란의 오래된 잠언 하나,
사랑은 떨리는 행복이다.
이별의 시간이 될때까지는
사랑은 그 깊이를 알지 못한다.
불현듯..
이별의 시간이 오기전에
지금 당장
그 사랑의 깊이를 알아봅시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