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낭만은 가고 술주정만^^

| 조회수 : 8,566 | 추천수 : 5
작성일 : 2019-06-21 01:43:21



저 꼬막을 먹기 위해?





매일 밤 이 포장마차를 골목을 지나치면서

참아야 하느니라~~

흔들리는 맘을 부여잡고 지났습니다.

다른 길도 있는데 부러 저 길을 지나는 이 마조히즘적인~~^^


차를 버리고 가기로 작정을 하고

어여와, 와 봐, 김삿갓부터 똑순이네까지

발길 닿는대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혼자^^


딱히 술이 땡겨서보다는 저 난장에 앉아있고 싶었습니다.

하노이? 호치민인지 구분도 안가는 골목 기억도 나고


3~40대 초반까지 저의 여행은 한 도시에 4일 이상 머물면서

골목 술집에 앉아 낮술을 종일 홀짝홀짝 마시면서 멍때리는 겁니다.

책보다 사람들 구경하다 졸다

심심하면 실실~ 돌아다니고

뮌헨에서 5일 동안 아침부터 잘 때까지 온 동네 맥주 마시고

공원에서 낮잠 자고

(거기는 노숙자 모드가 아니고 현지 주민들도 잔디밭에서 잡디다^^)


이제부터 술의 위대한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포장마차 단골 에피타이저 입니다.

어느 테이블에서 남긴 거 모아 재활용한 오이와 섞여 있습니다.


맨 정신으로는 손도 못 댑니다.

한 잔 쭈욱~~ 빈 속의 오르가즘~~^^

저 오이 중에 그래도 수분이 남아있는 걸로





메인 요리 꼬막이 나오기 전 미들 안주 입니다.

이건 소주 한 병 가까이 마셔야 젓가락을 댈 수 있습니다.

이미 한 병을 날려주시고서야~


꼬막 한 접시 나올 때는 이미 두 병째 소주가 나왔고

서비스로 넘의 테이블에서 남은 중국산 은행 몇 알도 먹고

술의 힘이 아니면 도저히 ㅎㅎㅎ


술이 주는 장점은 경계를 없애주는 겁니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한다, 안한다, 못한다 뭐 이런 경계도 스르르 사라지는

저기 올라온 거 대략 다 먹고도 담날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사람 몸은 그리 마음과 달리 역사적인(?) 면역이 있어 그런지

까딱 없습니다.^^


그러나 두 번은 못 가겠습디다.

포장마차는 걍 추억으로 남겨야겠어요.


제가 본 최고의 포장마차는

해운대 백사장 길 위에 있었던 80년대 시절입니다.

빨간 천막 사이로 보이는 밤바다, 파도소리

그 남자들의 표정

뭐 쏘맥처럼 섞여 기억이 가물합니다.





직전에 제가 먹은 겁니다.

챙겨먹는다고 다짐한 게 ㅎㅎㅎ


어제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은 날입니다.

결혼은 아무래도 미친 짓입니다.

관계를 방치하고 나를 잊고 너에게 원망과 의심하는

아주 고약한 제도 입니다.


그래서

역시 혼자 만세입니다.


이상 밤이슬 먹고 떠들며 하루 접습니다.

술주정도 우아하게~~^^

오늘 밤은 이 노래가 어울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bhCPt6PZIU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상상훈련16
    '19.6.21 5:45 AM

    가까이 있다면 포장마차에서 고고님과 술 한잔하고싶네요
    제가 한턱낼게요
    한잔해요

  • 고고
    '19.6.21 11:48 PM

    그려요~
    오늘 님께서 한 잔 사신 걸로~~^^

  • 2. 사시나무
    '19.6.21 5:52 AM - 삭제된댓글

    저는 요번에
    부산가까이 가다가 못가게된?
    아쉬움만 남고ᆢ
    언젠가 고고님과 한잔 하고싶네요
    낮술 기대

  • 고고
    '19.6.21 11:50 PM

    낮술, 매력 있습니다.
    부산에 안주거리도 많아요.
    함 오셔요.

  • 3. spoon
    '19.6.21 7:34 AM

    80년대 해운대 포장마차 길...
    지리산 종주 마치고 바다 구경하자고 딱 한번 지나가 보았지만 아직도 선명합니다.

    레드 제플린...ㅠ 추억은 방울 방울 입니다...

  • 고고
    '19.6.21 11:51 PM

    써비스로 주신 홍합탕, 캬~~~^^
    낭만은 달나라로 갔나봐요.

  • 4. 은빛
    '19.6.21 8:59 AM

    멋 있으십니다.
    결혼전엔 소주 두병까지 가능했는데
    결혼후엔 현실에 너무 책임감 있게 살다보니
    알콜 냄새만 맡아도 취하는 사람으로 변했네요.
    뒤 생각없이 자유롭게 취하는 그런 삶이 그리운지
    젊은 날의 삶이 그리운지 ...

  • 고고
    '19.6.21 11:53 PM

    현재라는 토막 위의 삶인데 지금이 좋아야지요.

    제가 술냄새만 맡고 취했으면 빌딩을 지었을 겁니다. ㅎㅎㅎ

  • 5. 고즈넉
    '19.6.21 9:26 AM

    저번 BB King 부터... 술 땡기네요. 도서관에서 욕심껏 책을 빌려는 놓지만 노안이 와서 긴 글을 읽기도 어렵고 집중도 안되서 산만하게 지내는 중이지만 '관계를 방치하고 나를 잊고 너에게 원망과 의심하는~' 오늘 하루치 독서량을 채울 수 있을거 같네요^^

  • 고고
    '19.6.21 11:54 PM

    눈만 가지 않는다면 저의 노후는 걱정 안합니다.

    꼰대가 되지 않는 길은 책이라고 주장합네다!!!^^

  • 6. 테디베어
    '19.6.21 9:35 AM

    쵝오예요 고고님~~
    저 꼬막은 괜찮겠지요 ㅋ 오이부터 은행까지 ㅠㅠ
    남편과 연애시절 포장마차 가끔 가봤어요.
    주로 고갈비 먹으러 ㅎ
    얘들이랑 나이트에서 놀다가 국수 먹으러 가고
    옛날 추억이 떠오르네요^^

  • 고고
    '19.6.21 11:56 PM

    고갈비 짱이지요.

    나이트에서 땀뻬고 먹는 포차 국수는 아흐흐~~^^

  • 7. toosweet
    '19.6.21 10:04 AM

    고고님~

    언제 같이 소주 한잔 하고 싶습니다. 결혼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가슴에 팍 와닿습니다..,

  • 고고
    '19.6.21 11:57 PM

    키톡에서 술판을 함 벌여야겠습니다.

    각자 안주 하나씩 들고 ㅎㅎㅎ

    결혼, 이고지고 머릴 싸매도 참 답 안나니 일단 결혼 한 사람은
    잘 살아야지요.

  • 8. 해피코코
    '19.6.21 8:08 PM

    고고님과 낮술 한잔? 하고 싶네요.
    추억의 레드제플린 음악 좋아요~
    제가 한때 밴드에서 보컬이었다는...ㅎㅎ

  • 고고
    '19.6.21 11:59 PM

    오호라~~

    그 끼가 지금 요리로?

    저는 노래방 가면,
    모든 노래를 민중가요화 시키는 묘한 재주가 있습니다.ㅎㅎㅎ

    저 운동권 아니여요^^

  • 9. 수니모
    '19.6.22 1:50 AM

    직장시절 술 좀 한다하는 미스김이었는디..
    늙으막에 술냄새도 못 맡는 남편 만나
    인생 후반이 드럽게 드라이 하다오.
    이제 뭐 주량은 반에반에 반반토막으로 줄었지만
    아~ 가끔은 한번쯤 루~스하게 쫌 취해보고 싶다.
    고고님 제 술 한잔 받으시고 나도 한잔 따라주오.

  • 고고
    '19.6.23 2:07 PM

    어젯밤에 건내주신 잔으로 건배~~ 했습니다.

    저처럼 20대 초반부터 오십대 후반까지 줄창 마시는 뇬은 제 주변에도
    없습니다. 저의 타고난 주력이옵니다.^^

  • 10. 다시만나자
    '19.6.22 7:38 PM

    왠지 마음이 위로되는 글과 사진이네요.
    고고님과 한잔 한 기분?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짠~!

  • 고고
    '19.6.23 2:08 PM

    쨍!

    다 싫고 자유만 얻고 싶습니다아아~~^^

  • 11. 고고
    '19.6.23 2:07 PM - 삭제된댓글

    쨍!

    다 싫고 자유만 얻고 싶습니다아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0023 런던살이 거의 일년, 오래간만에 또 왔어요 !! ^^ 21 헝글강냉 2019.07.02 10,002 6
40022 모든 솥밥 냄비밥 맛있게 밥짓는 법 25 프리스카 2019.07.02 13,587 4
40021 치킨도리아: 방학동안 노는 아이들 밥 해주기 36 소년공원 2019.07.01 9,554 4
40020 매실주 담그다 말고 생각하는 인생 34 개굴굴 2019.06.30 13,590 4
40019 혼자 알기엔 아까운 물김치 레시피 53 프리스카 2019.06.30 15,408 4
40018 노각과 오이지의 계절 25 프리스카 2019.06.29 8,320 4
40017 오랜만에 이야기 보따리 한 자락 :-) 24 소년공원 2019.06.29 8,798 6
40016 여름저녁! 23 홍선희 2019.06.26 13,709 5
40015 오이지 오이지 ㅎㅎ 37 레미엄마 2019.06.25 11,768 4
40014 작심 1일을 반복하다보면 언젠간 이루어 지겠죠? 22 윤양 2019.06.25 8,391 4
40013 돼지국밥 좋아하세요? 21 고고 2019.06.25 7,465 4
40012 글 올리는 법 좀 알려주세요. 17 연못댁 2019.06.24 4,434 4
40011 달이 뜨고서도 24 수니모 2019.06.22 8,734 4
40010 낭만은 가고 술주정만^^ 19 고고 2019.06.21 8,566 5
40009 여름반찬 호박볶음 17 홍선희 2019.06.19 13,097 4
40008 아들들 먹여살리기~ 24 miri~★ 2019.06.19 12,079 4
40007 비싼 명이를 사야만 했던 귀한 소금 이야기 23 개굴굴 2019.06.16 8,041 5
40006 야매 일상과 궁한 밥상 17 고고 2019.06.16 8,997 6
40005 나는야 키토커! 29 윤양 2019.06.14 8,720 3
40004 일관성0에 도전합니다(술안주다수포함주의,,,) 34 조아요 2019.06.14 8,311 5
40003 내편이 차려준 밥상 (3)-통돌이 오븐 사용후기 11 수수 2019.06.13 10,625 4
40002 고1 밥상 주말밥상 26 테디베어 2019.06.12 13,050 3
40001 밑반찬 고민 중이에요! ㅎ 26 EuniceYS 2019.06.12 11,314 3
40000 관리자님, 내용 삭제 경위 썼으니 봐 주세요~! 사진 수정하다가.. 31 윤양 2019.06.11 9,134 8
39999 두 아들 먹이기 37 나비언니 2019.06.11 10,712 5
39998 검색어입력 www: 비타민과 박목월 33 쑥과마눌 2019.06.09 8,526 9
39997 먹고 살기~~ 26 miri~★ 2019.06.08 8,414 6
39996 112차 봉사후기) 2019년 5월 요리고수의 탕수육과 짜장밥 .. 18 행복나눔미소 2019.06.07 4,847 7